살면서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끊기거나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정형외과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작년 12월부터 지금 2월까지 3가지 원인으로 정형 외과를 방문했다. 재택 근무 1주년이 다가오면서 생기는 부작용, 헬스장에 정기적으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일 수도 있고 혹은 노화의 결과일 수도 있고 또는 그저 우연일 수도 있다.
좀 조심해야 하는 게 손 관절은 지나친 키보드 질, 발가락 관절은 우연한 사고와 빠른 발걸음이 겹쳐진 결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결국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을 순 없으니 살살 두드리고, 발걸음은 느리고 조심스럽게가 답이다.
아무튼 정형외과라는 데는 어딘가 수상하게 느껴지는 점이 상당히 많은 곳이었다. 예컨대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 신경이 끊어지거나 하면 아주 큰 일이므로 뼈를 붙이고 근육을 잇고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애매하게 아픈 경우엔 치료 역시 애매하게 흘러가게 된다. 뭔가 대체하기엔 상황에 비해 일이 너무 커지고, 그렇다고 뭘 하자니 딱히 할 게 없기 때문이다.
치료라고 하는 것도 빨간 불이 깜빡 거린다든가, 한 손에 철 막대 같은 걸 잡고 다른 손에 금속성 물체 위에 약을 바른 후 관절에 칠한다든가, 파라핀 용액에 손을 담갔다 뺐다 하는 것들이었다. 이게 뭐하는 걸까... 그냥 약을 바르는 것과 뭐가 다를까? 손에 그냥 열을 쏘이는 것과 뭐가 다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든다. 물론 건강 보험을 관리하는 데가 꽤 엄격한 걸로 알고 있는 데 하나마나한 거창하고 복잡해 보이는 것들에 보험 지원을 해주진 않겠지.
하지만 결국은 관절, 근육을 따뜻하게 하고 일이 더 커지지 않기를 기도하거나, 더 커지면 그때 보자 이런 식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 모든 경과들을 보면 온천이나 동네 목욕탕 같은 데서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가 있으면 꽤 많은 부분이 해결될 거 같은 생각이 드는 데 코로나 때문에 사우나, 목욕탕은 좀 곤란한 상황이다. 결국 문제는 여기로 흐른다.
2. 어제 예보대로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이 정도로 변화가 심하면 마음 속에서 시간의 연속성이 사라지고 어제 뭘 먹었는지도 잘 생각이 나지 않게 된다.
3. 1번의 원인으로 운동을 쉬었더니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되고 살도 찌는 거 같다. 선택지가 왜 다 이 모양이야. 그래도 오늘은 오래간 만에 헬스장에 다녀 왔다. 트레드 밀에서 음악만 들으니까 좀 지겨워서 요새는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오늘은 시네마운틴 첨밀밀 편을 들었음.
4. 넷플릭스에서 엘 차포를 봤다. 시리즈가 상당히 길다... 넷플릭스는 컬럼비아와 멕시코 마약상들에게 떡이라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이 시리즈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스마엘이라는 사람이 꽤 대단한 거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잡혀 갔고 심지어 아들도 잡혀 가는 동안 요란하지도 않고 많은 이들의 믿음을 받으며 저 험난한 곳의 최고 자리의 인간 중 하나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찾아보니까 1980년대부터 마약상을 했는데 잡힌 적도 없다고 한다. 요정 같은 건가... 그러고보면 이스마엘은 모비딕에 나오는데... Call me Ishmael... 이 사람은 Ishmael이고 멕시코 마약상은 Ismael이군. 엘 마요라고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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