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3

동네 탐방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몇 개의 낯선 마을 이름이 붙은 정류장을 만나게 된다. 신내능 마을은 이해가 쉽다. 신내에 있는 능 근처 마을이다. 동구릉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 이름이 붙었을 거다. 새우개 마을이라는 것도 있다.


여기서 중심은 신내라고 적혀 있는 IC에서 보이는 동그라미 두개 중 왼쪽이다. 육군 사관학교 아래. 거기 동네 이름이 새고개 마을이다. 마을 뒷산의 모습이 새가 날개를 펴는 모습 같다고 해서 새고개 마을이 되었다. 여기서 마을 뒷산이라는 건 오른쪽에 보이는 구릉산이다. 나도 가끔 올라가는 산인데 낮은 높이에 비해 상당히 가파른 산이라 꽤 힘들다.

새고개 마을에서 위 지도의 위쪽 갈매동까지는 고개가 있다. 그게 새우개다. 새우등처럼 휘어 있는 모습이라서 새우개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찾아보면 전국 사방에 새우개라는 이름이 붙은 동네가 있다. 거기도 아마 이런 고개가 있어서 붙은 이름이 아닐까 싶다.

이게 한자로 바뀌면서 신현이 되었다. 신은 새롭다, 현은 구불구불. 즉 새고개, 새우개의 새를 new인걸로 착각해 이름이 그렇게 붙은 거다.

그리고 위 지도에는 잘 안보이는데 아래 서울의료원 아래 쪽 마을이 예전에는 내곡이었다. 골짜기 안쪽이라는 뜻인데 무슨 골짜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변에 산이 꽤 많기 때문에 뭔가 있었겠지. 아무튼 신현과 내곡이 합쳐져 신내동이 되었다. 쉬림프를 뉴로 착각한 게 결국 이겼다.

또 위 지도에서 오른쪽 구릉산 이름이 적힌 곳 바로 왼쪽, 북부간선도로라고 적힌 이름 근처는 동네 이름이 능말이다. 역시 동구릉과 관계된 이름이다. 이 마을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400년?) 경주 임씨 집성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경주 임씨 무슨 파 기념 건물 같은 게 하나 있다.

좀 찾아보니까 경주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조선 시대 연산군 때 태어난 분이 시조다. 그 분이 경주 판관을 지내면서 본관을 만들었다. 특이한 게 시조묘는 왜인지 부여에 있다고 한다. 아무튼 그러다가 임진왜란 때 경주에 모여 살던 후손들이 능말에 정착했다고 한다.

맨 처음 말했던 새고개 마을로 돌아가면 왼쪽 동그라미 바로 옆이 한때 항아리 생산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도 항아리를 만들었는데 근처에서 점토가 많이 나온 덕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점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동네 하나가 이름이 참 많군...

역시 찾아보니까 80년대 쯤 그 근처에 살던 사람들은 항아리 굽던 가마들도 있고 그랬다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봉화산 아래 쪽에 몇 년 전에 옹기 테마 공원이라는 게 생겼다. 위 지도에서 맨 왼쪽 홈플러스 있는 곳이 6호선 봉화산역이고 그 아래 쪽에 봉화산이 있다. 물론 봉화가 있어서 봉화산이다.

약간 재미있는 게 지금 옹기 테마 공원이 있는 자리는 1971년에 화약류 도매업체가 화약고를 만든 자리라고 한다. 여기에 10톤의 화약이 저장되어 있어서 이전 요구가 끊이질 않았는데 행정 소송까지 거쳐 2014년에야 이전을 했다. 근처에 1990년대 초까지 옹기 굽는 가마가 8개 남아 가동되고 있었는데 그걸 기념하고자 화약고 이전터에 옹기 테마 공원이 들어서게 되었다.

신내동 화약고는 삼성화약이라는 업체 소유였다. 그 자리가 예전에는 과수원이었는데 1971년 부지를 사들여 창고로 개조했다고 한다. 서울에 남아있던 마지막 화약고였다고 하는데 이게 상당히 복잡한 소송 등을 거쳤나보다. 보상 비용을 줘도 어디서도 화약고 같은 게 들어오는 걸 환영하지 않을테니까...

결국 2014년에 자진 폐업으로 하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다. 안에 있던 10톤의 화약이 어디로 갔는지(살 곳은 꽤 있을 거 같은데), 삼성화약은 이전 보상금 등을 받았을테니까 다른 걸 하고 있을텐데 뭘 하는지 이런 건 잘 모르겠다. 비슷한 이름이 워낙 많아서 찾을 수가 없는데 삼성화약 제조로 불꽃놀이 용품 같은 걸 판매하고 있는 걸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동네 탐방은 일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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