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5

날씨, 구리스, 선풍기

1. 요즘 낮은 덥고 밤에는 바람이 부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 아직은 꽤 상쾌한 편이다. 하지만 습도가 조금씩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건 분명히 느껴진다. 장마는 6월 말에 예정되어 있다. 7월, 8월, 9월 중순 정도까지가 넘어야 할 벽이 될 거다. 부디 잘 넘길 수 있길.

2. 선풍기가 잘 안 돌아서 매번 손으로 몇 번씩 돌려야 했고(예전에 영화 같은 데 보면 비행기 프로펠러를 손으로 몇 번 돌려 예열을 시키는 장면이 매번 떠오른다) 게다가 끼긱 끼긱하는 상당히 기분 나쁜 소리 + 가까이 가면 나는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 등으로 고민하다가 다이소에서 구리스를 사다 발랐다. 사실 자전거에 사용했던 건식 베어링 구리스가 있었는데 그건 맞지 않는다.

선풍기를 뜯는 과정은 매우 귀찮았지만 다 해놓고 나니 작동을 하나 싶을 정도로 조용해 졌다. 지금은 잘 돌아간다. 요령을 알았으니(먼지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또 문제가 생기면 발라야지.

예전 선풍기는 기름 넣는 구멍이 있어서 거기에 재봉틀 기름을 흘려 넣으면 됐었는데... 하는 일은 똑같은 데 그런 간편한 기능성이 사라진 건 아쉽다.

3. 그러고 보니 조막만한 방에 선풍기가 3개나 있다. USB에 연결하는 미니가 두 개 있음.

4. 아이즈원의 일본 활동은 꽤 재밌다. 웃긴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약간의 충돌이 있다. 예를 들어 팬들이 원하는 곡은(가장 반응이 좋은) 루머, 하이라이트, 아야야야, 타겟 같은 곡이다. 타겟은 좀 이상한 데가 있긴 한데 아무튼 그런 느낌. 그리고 이 그룹은 암쏘큐리어스나 에어플레인, 해바라기 같은 곡을 소화할 수 있긴 하다. 연령대와 목소리 톤, 생긴 모습 등이 이만큼이나 흩어져 있다. 연하 보이프렌드도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대충 이런 느낌의 곡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그룹의 국내 활동곡은 라비앙로즈와 비올레타, 일본 활동곡은 스키토 어쩌구와 부에노스 아이레스다. 국내 활동곡은 좀 지나치게 웅장하고 일본 활동곡은 좀 지나치게 아키P 타입의 걸그룹 아이돌이다.

일본에서 루머, 아야야야 같은 곡을 내놓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있다. 한국 팬들은 좋아할 거고 일본의 어떤 케이팝 팬들도 좋아할 거 같다. 하지만 이건 불투명하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해야 하는 기획사로서는 모험을 하기 좀 그렇다.

사실 흥한 케이팝 그룹이 뭐가 있나 생각해 보면 일단 트와이스인데 이 그룹은 워낙 밝고 씩씩해서 가는 길이 좀 많이 다르다. 아이즈원 입장에서도 이미 있는데 비슷한 걸 할 순 없다. 또 따져보면 멋지고 폼나는 걸로 승부해서 일본에서 먹힌 케이스가 많지 않다. 게다가 이 그룹은 초반 홍보를 할 때 한일 통합 오디션 그리고 14살 센터를 강조했다. 이 상황에서 루머 같은 걸 내면 캐릭터가 꼬인다. 평균 나이를 감안하면 한국에서 저런 곡으로 활동하는 것도 곤란한 면이 있다. 뭐 그렇기 때문에 스키토와 부에노스를 내놓는 게 이해는 간다.

부에노스라는 곡은 매우 재미있어서, 신기한 곡이다, 며칠 전에 음원 사이트에 올라온 이후 자주 듣고 있다. 아키P가 생각하는 "서양 음악"이라는 데 그게 대체 뭔지 감도 잡히지 않지만 이 비슷한 무언가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다. 서양 음악과 합창, 떼랩은 무슨 관계일까. 스키토는 아키P가 생각하는 케이팝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약간 아쉬운 점은 한국 활동에서도 일본 활동에서도 나코와 히토미 활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야 언어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 쳐도 일본에서도 그러는 건 역시 문제가 있다. 사쿠라야 워낙에 특수한 캐릭터라 어디다 던져놔도 자기 롤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 저 둘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히토미 캐릭터가 언어 실력의 향상과 함께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거 같은데 과연 그 결과가 무엇일지, 어떤 식으로 드러날 지 궁금하다.

5. 요새 이상하게 지독하게 간지러울 때가 있다. 상처난 부분이 있다면 특히 그렇다. 대체 뭔지 모르겠다.

6. 아저씨 색소폰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게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자전거 타고 한강 달리다 보면 가끔 보게 되는 다리 아래 색소포니스트들, 소리 정말 우렁참.

그리고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 이 분은 어렸을 때부터 색소폰과 클라리넷을 했고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줄리어드에서 클라리넷을 공부했다. 아무튼 공연도 뛰었나 본데 거기서 스탄 겟츠랑도 잘 지내고 그랬다고 한다. 스탄 겟츠 같은 사람을 뛰어 넘을 순 없겠다 생각했을 수도 있고 원래 숫자를 좋아하기도 해서 그런건지 경제학을 공부하기로 방향을 전환 뉴욕 대학에서 학부,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으로 컬럼비아에 들어갔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그만 두고 다시 뉴욕 대학에서 박사를 받았다.

금융 위기 때 이 책임은 스탄 겟츠에게도 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랬음. 문득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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