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3

장당포와 미스소

원고 마감이 있는데 일이 잘 안 풀려서 집에 들어가다가 아이스크림 - 치즈 스틱 - 치킨 너겟 - 아이스커피를 먹었다. 메뉴가 엉망이라 그런지 뱃속이 엉망이 되었는데 뭐 여튼 그런 와중에 크라임씬 하는 날이라 챙겨봤다. 요새 크씬이 CSI가 되어가고 있어서 재미가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매주 챙겨보는 실시간 방송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어제 에피소드는 매우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게스트로 나온 걸스데이 소진이 딱 맞는 역할을 맡았고 게다가 너무 잘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살아났다. 크씬이라는 방송이 예능이 되려면 생동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하니와 약간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능청스러움이 전체의 분위기를 들뜨게 만들었다. 또다른 게스트였던 장동민이야 뭐 이 쇼의 레귤러였으니까 확실하게 제 역할을 해냈고. 여튼 어제 에피소드는 각각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볼 만하다.



살해 당한 사람은 이은숙이다. 다방과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인신매매와 관련이 있고, 술집 마담 알선책이고, 사기를 저질렀고, 곗돈을 가지고 도망쳤었고, 공갈 협박을 하고 있다.

장진(디제이장)은 디제이다. 음반을 내고 싶어 하고 그 비용 250만원이 필요하다. 다방에서 일하던 미스소 월급이 10만원이던 시절인데(배경이 1981년인가 그랬다) 이미 250만원 땅 사기를 당했고, 1500만원을 훔쳤다.

소진(미스소)은 시골에서 올라와 다방에서 일하고 있다. 사실 다방 주인인 이은숙이 곗돈을 가지고 도망가 집을 망하게 한 어머니의 원수고 복수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걸로 위협하다가 이은숙 주도로 인신매매 위협을 받고 있다.

장동민(장당포)은 전당포 주인이다. 뒤로 장물업을 하고 있고 3천만원 짜리 우표를 조폭이 훔쳤다가 맡겼는데 분실해서 신체 포기 각서를 썼고 그 건으로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다. 사실 이은숙이 우연히 알아채고 우표를 훔쳤다.

김지훈(김화백)은 화가다. 극장 간판 같은 걸 그린다. 하지만 사실은 고정 간첩인데 활동 중 이은숙을 좋아하게 되어서 공작금으로 받은 돈을 다 써버렸다. 그러고 나서 이별 통보를 받지만 리비아 행 비행기 표를 사놓고 이은숙과 함께 도망가자고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상부에서는 이은숙 살해 지시가 내려 온 상태다.

정은지(정숙녀)는 대학생이다. 하지만 사실 부자집 식모로 살다가 가족 3명을 연탄 가스로 살해하고 딸로 신분을 세탁한 다음 서울의 대학에 와 있다. 법대생을 만나 결혼을 꿈꿨지만 지나친 혼수 요구로 돈이 필요해 이은숙 소개로 술집 마담으로 뛰었고, 이후 이은숙에게 신분 세탁을 발각 당하고 돈을 요구 받고 있다. 마담 뛴 걸로 60만원을 이미 줬고 신분 세탁 건으로 이후 1달 30만원인가... 뭐 그러함.



이게 기본 설정인데... 이렇게 되돌아 보니 이것은 뭔가 요새 보고 있는 트윈 픽스랑 비슷한 사정의 마을이로군... 트윈 픽스에서는 그 정도 사건이 성립하려면 악마가 필요했지만 물론 어느 세상이든 사실 그런 게 꼭 필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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