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9

자본의 독립

1. 차트를 보면 빈집이라는 말이 있다. 별로 대단한 상대가 없으니 쉽게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거다. 예컨대 어제 멜론 상위권 사용자가 50만 정도였다. 1위부터 3위는 에디킴 이성경-트와이스-정은지 순위. 평소에 비하면 확실히 작은 편이고 그러므로 뭐 무주공산...이라는 말이 나오고 평가절하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물론 이런 거 다 쓸모없는 이야기다. 팀들이 하나같이 엉망이어도 월드 시리즈 우승은 우승이고 뭔 운이 작용했든 올림픽 금메달은 금메달이다. 물론 이런 건 단지 결과만 중요한 게 아니지만 부정만 없다면 1위의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뭐 타이밍을 잘 잡은 건 소속사의 능력이고 그 타이밍이 아주 일찌감치 정해져 있던 거라면 그건 가수의 운이지. 운보다 대단한 게 세상에 뭐가 있다고.

2. 요새 애드센스의 콘텐츠 태클이 좀 심해지고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건 역시 자본의 독립...

3. 며칠 한 두 개의 약속이 취소되었다. 뭔가 좀 그렇다. 요즘 같은 기분일 때 꼭 실수를 한다. 조심 조심 엉금 엉금.

20160425

러블리즈와 트와이스의 새 음반이 나왔다

월요일 0시에 세 팀이 신곡을 내놨다. 러블리즈, 세븐틴, 트와이스 합쳐서 수록곡까지 20곡이 나왔고 멜론 100 차트에서 20곡이 모두 차트인 했다. 하지만 신곡 20개에 뮤직 비디오 3개 까지 23가지의 새로운 뭔가가 나왔는데 그나마 재미있는 건 러블리즈의 나의 지구 뮤직 비디오 밖에 없다. 세븐틴은 어차피 안 들을 테고 나머지 두 그룹만 들었는데 타이틀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수록곡들은 모두 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별로였다.


우선 러블리즈는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어둠을 맡고 있다. 이 어둠이란 게 소녀의 책상 아래 숨겨진 무언가... 같은 거지만 여하튼 일류 작곡가 아저씨들이 자신의 어둠, 자신의 소녀, 자신의 변태를 끄집어 내는 장이 되어 버렸다. 이 부분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끌어 당기고 또한 이 어둠이 만들어 내는 모호한 퀴즈가 다른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끌어 당기고 있다.

이렇게 어둠으로 본격적으로 몰아 가는 건 아마도 유지애고 어둠에 완전히 빠지는 걸 막아내는 건 아마도 김케이... 러블리즈 안에서 케이 양의 롤에 대해 무척 부정적이었는데 나의 지구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이 분이 왜 계속 웃어야만 하는 지 살짝 깨달았다. 음방 활동을 어떤 식으로 할지 봐야 할 거 같다.

다만 이번 곡은 변태도가 좀 낮다. 그러므로 윤상과 원피스를 억압해야 한다.


이에 비해 트와이스는 러블리즈와 극적일 정도로 반대편에 있다. 순수한 머글의 음악이고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무 것도 숨기지 않는다. 이런 경우 만들어 지는 특유의 얄팍함이 있겠지만 그 모든 걸 밝음과 웃음으로 한 방에 쓸어 버린다. 시종일관 그런 거 알게 뭐야...라고 말하는 거 같다. 이런 게 여기에서 가능하다니 대단하긴 대단하다.

그런 점에서 딱히 할 말은 없는데... 재밌다고 생각한 건 치어 업 가사의 발음이다. 분명 한국어인데 알아듣기가 어려운 무엇인가다. 예전 걸스데이 민아의 솔로 활동 때 비슷한 걸 들은 적이 있다. 분명 한국어인데 뭔가 다른 나라 말을 하는 거처럼 들린다. 가만히 들어보면 연음을 엄청나게 강조해 발음을 흘리고 그 와중에 입을 벌리는 시점과 다무는 시점을 노래에 맞게 정렬한다. 그러므로 일상적 발음과 달라지는 포인트가 만들어 진다. 치어 업은 민아 솔로 정도로 무국적어로 들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연장선 상에 있다.

여하튼 이 새로운 케이팝 한국어는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다. 그건 그렇고 헤드폰 어쩌구 하는 곡은 원더걸스 음반에서 혜림이 불렀을 거 같은 곡이다.

내일 나올 음악과 평행 우주

1. 무도 젝키를 잠깐 보다가 말았다. 예전 토토가 때도 그랬는데 추억 속의 그것을 끄집어 냄...에 별로 관심이 없다. 사실 별로 추억도 아니고 혹시나 그때 열심히 듣고 보던 음악이었다고 해도 뭐 그랬던 시절이었지... 정도인 거 같다.

아, 옛 추억~ 아무래도 이런 건 일절 없는 듯. 트위터 같은 데서 옛날 이야기 튀어나오는 거 봐도 아 맞네... 그랬었지... 정도고 끼고 싶은 생각은 거의 없는 게 대부분이다. 예컨대 버블을 추억하는 일본인의 이야기...는 동감이 안되므로 별로 설득력이 없고 재미도 없다. 핵전쟁 이후의 세상(아키라) 같은 게 훨씬 재밌다.

즉 기본적으로 지금 음악이 좋고, 그 다음은 내일 나올 음악이 좋다.

2. 어제 6호선 한강진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데 표지판에 지금 올 열차는 당역 통과, 다음 열차는 30분 후 도착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후 5시 반인가 그때 쯤이라 꽤 믿을 수 없는 숫자였는데 방송도 당역 통과라고 나왔다. 하지만 멀쩡히 사람들이 타 있는 열차가 와서, 멀정히 멈춘 다음, 멀쩡히 문을 열었고 사람들이 탔다.

오늘 밤 6호선 신당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데 표지판에 역시 당역 통과라고 적혀 있었고 방송에서도 당역을 그냥 통과하니 물러나 있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략 27시간 정도가 지난 기시감에 설마? 했는데 역시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뭔가 평행 우주로의 이동 같은 게 문득 생각났는데 평행 우주로의 이동은 지하철을 두 번 타면서 두 번 이동했으니 제자리로 돌아왔든지 더 멀리 갔든지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혹시 달이 두 개 라든가(일큐팔사)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게 아닐까(스즈미야 하루히) 하고 주변을 둘러봤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제자리로 돌아온 거라면 무사 귀환을 자축하고 더 멀리 간 거라면 이 곳에서 잘 살아 봅세다.

6호선 방송 시스템 체계(컴퓨터가 시키는 걸텐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3. 어제 지독한 황사가 있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오후 들어서 갑자기 걷혔다. 을지로 사무실에 가서 일을 했는데 3일 전부터 아프던 배가 계속 아팠고 추웠다. 그래도 이것저것 들여다 보는 등 다행히 일요일을 허무하게 보내진 않았다. 내일이 좀 문제인데...

4. 너무 시끄럽지 않고, 마음을 번잡스럽게 하는 게 없고, 너무 춥거나 덥지 않고, 가까이에 마음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고 비누로 손을 씻을 수 있고, 책상과 전기와 인터넷이 있는 곳... 이게 그렇게 어렵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