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6

20120606

1. 현충일이다. 그리고 A transit of Venus across the Sun이 있었던 날이다. 잠깐 쳐다봤는데 눈이 너무 아파서 조금 하다가 관뒀다. 천문 관련 현상은 역시 일식만큼 드라마틱한 건 없다.

그래도 금성이 해를 가리는데 온도가 조금은, 0.00000x도라도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검색해 봤는데 아무도 그런 계산은 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물리학자라면 계산해서 일기장 블로그에라도 올렸을 거 같은데... 안 궁금한가.

날씨는 그저 더웠다.

2. 평양 면옥에 또 가서 냉면을 먹었다. 확실히 맛있다. '슴슴하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가슴과 뱃 속 깊이 와 닿는다.

3. 친구를 만났는데 빵을 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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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빵은 꽤 크고, 무거운데 혼자 한 끼에 먹을 양은 아니다. 반 정도 먹으면 배부르다.

4. 그리고 또 이런 것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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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아프다는 소리를 했었나... 여튼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은 파스라길래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왠 파스, 하면서도 고맙게 받아왔다. 마침 요새 어깨가 좀 뻐근해 집에 들어와 6개를 붙여봤다(동전 크기 파스가 156개 들어있다). 지금 완전 후끈후끈하다. 이거 뭐냐.

5. 에펙스 티저 사진이 나오고 있다. 벌써 1년이 지나 다시 시즌이 돌아왔다. 여전히 나는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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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든다. 솔직히 말해 무척 정도가 아니다. 나름 감동먹었다. 지금 돌아가는 맥락 하에서 이 보다 더 나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걸 보면서 느낀 건 왠지 음악은 별로일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6. 급격히 습도가 올라가고 있다. 여름이 두렵다.

20120605

집안일

솔직히 청소는 별로 자신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재미가 좀 없다. 인류가 먼지와 경쟁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아주 어렸을 적에 깨달아 먼지에 대한 적대감도 낮은 편이고(평범한 기준보다는 사실 약간은 높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꽉찬 쓰레기통을 치우는 일과 음식물 쓰레기를 밖에 내다버리는 일이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다.

이건 어떤 면에서는 쓰레기 봉지를 안에 부착할 수 있는 압축 쓰레기통과 음식물 쓰레기 건조 분쇄기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는 자괴감, 분노의 표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공 청소기 질이나 빗자루 들고 왔다갔다 하는 건 꽤 좋아한다. 이런 걸 가만히 보면 마음에 드는 도구의 확보가 매우 중요시하는 것 같다. 진공 청소기는 빌딩을 치울 수도 있을 만한거대한 게 있고(좀 시끄럽고 뜨겁다), 빗자루-쓰레받이 세트는 무인양품에서 예쁜 걸 구입했다.

 

정리도 그다지 잘 하는 편이 못된다. 우선은 넉넉한 수납 공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지금도 옷장 뒤에 옷장 높이만큼 책이 쌓여있고, 책상 아래에도 발이 들어갈 수 없게 책이 쌓여있다. 기본적으로 배치니 뭐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상당히 부산하기 때문에 이것 저것 들추는 일이 많아 어디에 뭔가가 있다는 걸 외워 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누가 방에 들어와 함부로 건드는 걸 아주 싫어했다. 프라이버시 이런 걸 떠나 당장 필요한 걸 찾을 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은 스머프의 빌리지나 심시티 같은 게임을 하면 대번에 드러나는데 넉넉한 공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잘 모르겠고, 건들면 건들 수록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 커진다.

 

요리를 제외하고 잘 하는 건 우선 벌레 소탕. 벌레가 정말 싫고 귀찮기 때문에 뭔가 타겟이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소탕한다. 앞에서 기어다니는 한 마리가 문제가 아니라 무조건 발본색원. 그런 식으로 개미, 바퀴벌레 등을 물리쳤다. 요즘은 초파리 잡이에 한창이다. 내 앉은 자리에서 반경 1km 내에 있는 초파리를 모두 멸종시켜버리고 싶은 욕망에 불타고 있다.

 

그리고 설거지. 이건 꽤 좋아한다. 일단 물놀이를 좋아하는데다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사기나 유리 그릇도 그렇고 은색 싱크대도 그렇고 이건 열심히 하면 할 수록 금방 성과가 보인다는 점도 좋다. 그릇이 깨끗해지는 건 즐거운 일이다.

나름 일가견도 있어서 어디가면 그렇게 하는게 아니지 하면서 가끔 오지랖 질도 한다. 손이 계속 벗겨진다는 게 약간 문제인데 작년 검진 결과에 의하면 이건 주부 습진이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에 며칠 전 지인의 집에서 길고 지리하고 꼼꼼하게 이어지는 설거지 장면을 목격하고 약간 컬쳐샥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자만을 버리고 각성하여 좀 더 철저한 설거지 노선을 걷기로 결심했다.

 

어쨋든 루틴만 제대로 구축할 수 있으면 문제될 것도 없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한데 루틴 구축이 어렵다. 비용이 드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음, 그리고 technical problem

1.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갇혀서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짜증나고, 또 그 앱이라든가 뭐 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다음 쪽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다음은 여러가지 면에서 전혀 그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뭐 짜증나는 거 천지라 그런 이야기는 관두고 두가지 프로그램 이야기만.

다음에서 나온 두가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팟플레이어와 꼬마사전. 꼬마사전은 나름 괜찮은 편인 듯 하여 리뷰도 쓴 적 있다. http://macrostar.tistory.com/318

이 프로그램들도 짜증나게 하는 요소들이 하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업그레이드 설치하면서 구석에 '다음을 시작 페이지로', 또는 '다음 클리너 설치' 같은 게 숨겨져 있는 거다.

이건 팝업보다 더 짜증나고, 스팸보다 더 악질이고, 피싱보다 더 졸렬하다. 광고 방식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타입이다. 이름 모를 곳에서 만든 이름 모를 프로그램이나 하는 짓을 다음 씩이나 된다는 놈들이 하고 있으니 더 어처구니가 없다. 잘 만들어 놓으면 그따위 뻘짓 안해도, 홈페이지 어디에 숨바꼭질하듯 감춰놓아도 알아서 찾아가 설치한다.

오늘은 꼬마사전이 업그레이드가 되었는데(역시 다음을 시작 페이지로가 숨겨져 있었다) 로그인이 풀려서 다시 입력했고, 나름 쓰기 편한 방식으로 해 놓은 설정도 풀려 디폴트 상태로 돌아가 있다.

이건 뭐 일부러 다음 쓰지 말라고 대놓고 광고를 하는 건지, 알아서 쓰지 말아야 하는 건데 내가 쓰고 있어서 그쪽에서 골치아파하고 있는 미안한 짓을 내가 하고 있는 건지. 여튼 짜증나서 다 지워버렸다. 구글 사전 쓰면 되는거고, 곰플레이어(...이것도 짜증나는데...) 쓰면 되는거지.

이런 건 자꾸 욱한단 말야... 그래도 굳이 사용을 원하지 않고 크게 크게 떠들고 있는 걸 쓰는 건 좋지 않다.

 

2. 지하철 같은 데서, 아니면 자려고 누워 있다가 뭔가 생각이 나면 아이폰을 뒤적거리게 된다. 이 오래된 3gs는 하지만 이제 나보다 스텝이 느려졌다. 검색, 검색, 메모, 메모의 과정을 전혀 따라오지 못한다. 좀 느리게 사용하면 되는거지 하고 마음을 진정시켜도 이번에는 사파리가, Reeder가, 에버노트가, Pocket이, Articles가 툭 하니 꺼져버린다.... ㅠㅠ 까만 화면, 떨리는 손, 달아나는 생각들. 뭐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니더라도 문제는 그게 아니니까.

요즘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 셔터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한참 있다가(어떤 경우에는 다음 날) 그냥 잠금 해제를 했는데 '찰칵'하면서 셔터 소리가 울린다. 그러면 이 셔터 소리는 언제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3. 사람이 뻘짓하는 건 저런 사람이니까 하고 그래도 참겠는데, 기계가 뻘짓하는 건 못 참겠다. 더구나 이런 애들을 안고 가고 있는 내 자신이 아련하고, 슬프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