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9

2013년 설날

설날입니다. 구글 애드센스에서 이벤트라고 복주머니를 올려보라네요.new_fortunebag_2

고착되지 않은 방황의 기간이란 이토록 애매해서 언젠가부터 '2013년이에요~'라는 인사와 '설날이에요~'라는 인사 두 번을 하는 인생들이 되었습니다. 둘 중 하나는 아마 언젠가 패퇴해서 사라지겠지만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1월 1일부터 설날까지 동면기를 준다면 그건 어떨까 싶네요.

하지만 며칠 전 곰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잠시 봤는데 겨울 잠 자면서 아무 것도 먹지 않기 때문에 30kg쯤 몸무게가 빠지고 깨어났을 때 무척이나 위험한 상태라고 하더군요. 세상에 쉽게 넘어가는 일은 역시 없어요.

올해는 어떻게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전혀 계획이 없이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잠들기 전까지 살아남는 걸 목표로 닥치는 대로 살아가겠지요. 하지만 몇 년을 그렇게 살다보니 지금 생명 연장 곡선이 0으로 서서히 수렴되고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사실 기분만은 아니죠. 내친 김에 수렴 곡선 그래프도 붙여놓고 싶은데 귀찮네요. 여하튼 그러므로 올해는 생계에 관련된 일을 보다 많이, 보다 구체적으로 해봐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설날입니다. 내일 0시부터 태어난 애들이 뱀띠가 되는 거죠. 새해, 설날, 만 나이, 한국 나이, 빠른 년도 생 등등등. 여하튼 정말 복잡해요. 복잡하든 말든 또 새로운 내일이 오는거죠. 다들 즐거운 연휴가 되시고, 계사년 내내 원하시는 모든 일이 잘 풀리길 기원합니다.

카라 2012 디비디를 보다

며칠 전 투NE원의 2012 글로벌 투어(링크)를 본 김에 좀 더 본류, 코어템을 찾아서 봐보자 하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2012년 카라 공연 디비디는 한국콘하고 일본콘 두 가지가 나온 거 같다. 일본콘의 경우 요코하마 아레나를 시작으로 사이타마까지 3개월 간 12번을 했고 그 중 디브이디는 주로 사이타마 공연이다. KARASIA라는 타이틀로 나왔다.

몇 백년이 지난 후 아발론 연대기같은 한국 대중문화 신화가 적힌다면 카라는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과 함께 케이팝, 아이돌, 걸그룹이라는 교집합의 한 가운데에 함께 등장하겠지만, 물론 투NE원 디브이디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여하튼 화면으로 보고 있자니 - 저런 행동과 저걸 보고 있는 나라는 - 민망한 구석도 나름 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을 말해 보자면 :

카라는 허니, 점핑, 스텝, 두잇 두잇처럼 내달리는 곡들과 그리운 날에(Miss You), 윈터 매직, 今, 贈りたい「ありがとう」같은 오글거리는 곡들을 시치미 뚝 떼고 하는 두 가지가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익스트림하게 끌고 가면 뭔가 대단한 장면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오글거리는 걸 깔고 내달리는 걸 양념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멤버고 관객이고 다들 싱글벙글 즐거워하는 건 물론 좋지만 구조적으로 펑하고 터지는 극적인 지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러고보니 카라도 일본 공연, 한국 공연 모두 2시간이 넘게 끌고갈 수 있는 리스트와 그 안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관록을 어느새 확보하고 있다.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군.

20130205

The Wire와 Flatland 그리고 몇 가지 더

1. 영화나 책을 쉼없이 보는 시기가 종종 있는데 좋은 징조는 아니다.

2. The Wire 시즌 1을 봤다. 범죄물, 그리고 매우 사실적이라더라 두 가지 사실만 알고 봤다. 볼티모어가 배경이라는 점이 조금 재미있었는데 찾아보니 원작 작가 - 전 볼티모어 경찰과 전 볼티모어 기자 - 가 볼티모어에 뿌리를 박고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 거 같다. 여하튼 미국 중소 도시의 이야기이고 굳이 볼티모어로 점찍지 않아도 다들 비슷할 거다. 시즌 5까지 나왔는데 마약, 부두, 그리고 관료제, 학교, 언론 이런 식으로 시즌 별로 다른 부분에서 한 도시를 들여다보고 있다.

시즌 1이 처음 나온 게 2002년인데 같은 2000년부터 시작된 CSI와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조금 재미있다. 같은 대상을 다루는데 더 와이어에서는 해결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대략 80년대 말, 90년대 초의 느낌이 많이 나기 때문에 - 낡은 베르사체 아우터에 랄프 로렌 후드 - 지금와서 다시 보는 마음으로는 뭐 저 정도 현실 재현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갱단의 리얼 다큐가 나오는 시국인데 이건 어쨌든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 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2008년에 나온 시즌 5로 넘어갈 생각이다.

내용 자체는 재미있는 편이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자기 사정 - 관료제, 백, 승진, 돈 - 을 가득 안고 있고, 일을 키우다가 실패했을 때의 데미지를 안고 가야 한다. 다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있고, 게임 이론에 나오는 그 장면이 충실하게 재현된다. 그리고 마약상들은 그 점을 이용한다. 그 답답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절충안들을 마련해 나가는 모습은 꽤 리얼하다.

프로야구같은 곳에서 계약 파문이 일어나면 구단과 선수 쪽의 코멘트들을 뉴스에서 볼 수 있다. 특히 구단의 코멘트가 재미있는데 선수를 매우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마지막에 아주 조그맣게 구멍은 항상 열어놓는다. 어차피 이 바닥 - 은퇴 후 까지 포함해 - 에서 살아야 하는 거고, 그러므로 영원한 적 같은 건 없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다.

더 와이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망타진 같은 건 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작은 절충안들이 드라마 내내 제시되고, 쌓이고, 수정되고, 타결된다. 그러므로 거대한 틀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요"가 결국 진리다.

3. 플랫랜드를 봤다. 2007년 애니메이션 판이다. 애드윈 애봇이 1884년(갑신정변이 일어난 해다)에 내놓은 소설 플랫랜드는 1965년 그리고 2007년에 애니메이션화 되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대충 분위기는 알겠고, 그다지 어렵진 않은 거 같은데 거의 못알아 들었다. 한글판 DVD가 나온 적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싶다.

4. 아이폰 4를 쓰고 있는데 뒷판이 말썽이고 그것 때문에 카메라가 좋지 않다. 블로깅을 하는 입장에서 카메라는 상당히 중요한데 뒷판 교체에 생각보다 비용이 쎄다. 사설에서 고치는 것도 괜찮을 거 같기는 한데 그러느니 4S를 구입하고 그린폰으로 원금을 깎으면 어떨까(3gs와 4 두개가 있어서 그래도 꽤 깎인다) 싶기도 하다. 5까지는 좀 그렇다. 마음이 복잡하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