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6

20120826

1. 얼마 전에 강아지 관련해 인터넷 검색하다가 하루에 30분은 꼭 놀어주라는 이야기를 읽었다. 해주는 것도 없는 데 그거라도 열심히 해주자 싶어서 매일 30분은 같이 논다. 산책은 날씨도 문제고 해서 요새는 잘 못한다. 논다는 건 정말 온전히 강아지랑만 논다는 거다. 한 10분은 안고 장난치고, 10분은 살짝 괴롭히고, 10분은 악어 인형을 가지고 논다. 정말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걸 보고 있으면 울컥해진다.

2. 후쿠시마에 버려진 도시의 버려진 동물들의 사진을 봤는데 사람이고 동물이고 심지어 무생물인 도시와 도로, 각종 기물들까지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면 세상은 참 잔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 재해가 그 정도인데 전쟁 같은 걸 겪은, 겪고 있는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는 감이 잘 안 잡힌다. 여하튼 요새는 너무 쉽게 울컥한다. 몸뚱이가 감정들로만 이뤄져 있는 거 같다.

3. 베이컨을 사왔다. 어디 제품이었드라, 여튼 국산. 이유는 다른 게 없고 제일 쌌다. 고칼로리를 원한다.

4. 어제는 이태원 버거킹, 오늘은 이태원 KFC에 갔다. 어제 버거킹에는 사람들이 참 없었고, 오늘 KFC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5. 어제는 Sasha, BT, P Oakenfold, J Digwood, C Cox 같은 것들을 들었고, 오늘은 Fuqugi, Martyoshka, Nomak, Sapphire Slows, Mutyum 같은 것들을 듣고 있다. 뭔가 일을 하거나, 쓰거나 할 때는 어제 정도가 적합한 거 같다. 하도 답답해서 뒤적거리다가 아, 저런 게 있었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조금만 더 흥미진진해지면 가만히 음악만 듣게 되고, 저거보다 더 늘어지면 졸리고 짜증이 난다.

6. 노래방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이 없다. 2000년 넘어서는 두 번 가본 거 같고, 노래는 한 번 불렀다. 90년대에도 다섯 번 안쪽이다. 난 TV 화면을 보면서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가는 사람들이 한심하다 그런 게 아니라(뭐든 즐겁게 놀면 좋은 거지 뭐) 그냥 괴상하다.

덕분에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풀고 사교를 올리기 위해 가지고 있는 수단 하나를 장만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지니고 있는 어떤 종류의 괴로움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은 한다. 편한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지면 나한테는 노래방 가자는 이야기는 안해서 좋다. 좀 미안하지 사실.

7. 예전에 동생 부부와 장흥에 닭도리탕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상당히 맵고 칼칼한게 생경했는데(살짝 달착지근한 게 보통이지 않나) 며칠 전 부터 자꾸 그게 생각난다. 오늘은 다음 로드뷰를 붙잡고 기억 속의 그 때의 경로를 훑으면서 뒤적거렸고 그 집을 찾았다. 닭도리탕 2인분은 3만원. 이런 음식은 혼자 먹을 수 없다는 게 좋지 않다. 큰 맘 먹고 억지로 먹어도 남겨야 한다. 삼겹살 1인분을 먹는 것과는 다르다. 여튼 그래서 닭 원정대를 꾸리고 싶다.

8. 아까 모에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는데 나는 모에는 잘 모르겠고 페티시는 조금 있는 거 같다. 부두교의 페티시즘 이런 거 아니고 섹슈얼 페티시즘. 패션 좋아하는 사람은 약간 씩이라도 어쩔 수는 없는 듯. 그래서 내게 생동감이 별로 없는 걸까. 그거랑은 상관이 없는 건가.

9. 내 기억의 특징은 연대기 순이 아니라 압축되어 눌려져 있고, 사람 별로 분류가 되어 있다는 거다. 말로 하기엔 좀 복잡한데 여튼 그렇고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는다. 억울하다는 건 아니고. 요즘엔 오해 받을 만큼 누구를 보고 있지도 않다.

20120823

20120823, 낮

1. 대화의 부재를 랩탑 화면에 대고 재잘거리는 것으로 채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미치지 않았으니 조금은 도움이 되는 거 같다. 하지만 허망함이 새로운 병을 만든다.

2. 머리가 영 안돌아가서 피곤하다.

3. 리젝트 된 아이디어들은 블로그에 차례대로 포스팅해 보기로 했다. 머리를 잠깐씩 굴리니까 별게 아니어도 소중하다.

4. 저녁 5시부터 8시까지 날씨가 이틀 째 너무 좋다. 지금이 8월이니까 아직 이럴 때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여튼 좋은 날씨는 즐기는 게 제맛이다.

5. 잡담에는 '삶'이라는 뜻에서 '살기'라는 태그를 붙이는데 지금보니 殺氣같다.

20120822

1. 일이야 원래 잘 안 풀렸지만, 더욱 안 풀리니 역시 좋지 않다. 이 분야에 있어 만성이란 존재하지 않은가보다.

2. 나는 왜 세 개를 다 붙잡고 있는가.

3. 오늘은 춥다. 날씨앱에 따르면 최저 기온이 22도였고 최고 기온이 24도였다. 습기만 없다면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4. 근래에 깨달았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관계가 평등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매우 쪼그라들어 버린 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5. 이번 달은 매우 좋지 않다. 그리고 매우 무료하다. 할 일들이 조금 있는데 약간 헤매고 있다. 어제는 이태원 맥도날드에서 멍하니 햄버거를 먹었다. 딴 생각들을 한참하면서 꾸역꾸역 먹는데 30분도 넘게 걸렸다. 다 먹고 나서 생각나는 것들을 열심히 메모했다. reject된 아이템들.

6. 사람을 너무 안 보고 있고, 그 시간이 굉장히 길어지고 있다. 이제와서 이런 말은 혼자 하면서도 약간 웃기게 들리지만 솔직히 약간 무섭다.

7. 학위를 밟으려면 돈이 드니까 더 싼 걸 선택하는 거지. 물론 당연히 효용은 훨씬 더 낮게 되는거고. 이 바닥 사이클이 원래 그런 거잖아. 새삼스럽게.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