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9

20120709 블루베리 휘트, 목끈

1. 저번에 홈플러스에서 파는 테스코 그래놀라를 샀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꽤 오랫동안 먹었는데 여튼 시리얼이 있으면 굶어죽진 않는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엊그제 홈플러스에 갔는데 이것만 세일을 하길래 샀다.

IMG_2869

옅은 밀(wheats 66%)의 맛에 블루베리(퓨레 3.8%와 향 0.2%이라고 ingredients에 적혀있다), 여기에 우유.

정말 환상적일 정도로 부조화다. 밀과 블루베리도 안 어울리고, 블루베리와 우유도 안 어울리고, 옅은 밀 맛과 우유도 안 어울린다. 정말 총체적으로 어느 하나 매칭이 맞는 게 없다. 세상에 수도 없이 많은 재료 중 딱 세가지를 골랐는데 이 조합이라니, 테스코도 (어떤 면에서) 굉장하다. 더불어 큰일이다. 시리얼이 있어도 굶겠다... 이거 어떻게 다 먹지... 튀길까...

2. 강아지 웅이는 꽤 정상이 되었다. 꽤 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가출 전/후를 볼 때 약간 다른 습관이 생긴 게 있기 때문이다.

3. 역시 홈플러스에서 세일을 하길래 참 비빔면, 메밀면 이런 것들을 사봤다. 다 맛없다. 팔도 비빔면과 열무 비빔면이 세일을 하지 않는 건 다 이유가 있다.

4. 일 년에 한 번 정도지만 시청 삼성 건물 옆에 있는 이남장(을지로에 있는 본점이 아니다)에서 특 설렁탕을 먹는 걸 좋아한다. 나오는 고기를 가위로 잘라 양념장 찍어서 질겅질겅 먹고 나면 힘이 좀 나는 것 같다. 대부분 특 설렁탕을 시키면 해괴하게 생긴 특수 부위를 넣어 주기 때문에 잘 못 먹는데(...) 시청 이남장은 그런 면에서 안심이었다.

여튼 힘을 좀 내보고자 큰 맘 먹고 며칠 전에 갔는데 시청 이남장이 없어졌다... 커피 집으로 바뀌었다... 슬프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잼배옥을 갔다. 이 쪽이 더 맛있다고는 하는데 특을 시킬 수가 없고, 그러면 모처럼 기분을 냈으니 힘을 내야지라는 행위의 특별함이 사라진다. 잼배옥은 나쁘진 않았는데 고기 양이 많은 대신에 전체 양이 좀 작다. 미식을 즐긴다면 가끔 괜찮은데 어쩌다 먹는 거니 완전 배 부르게 먹어야 한다면 비추천이다.

5. 아무리 봐도 웅이 이 놈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것 같고 그렇게 고급 견종도 아니지만

lvd lv-designer-dog-collar

옷은 아직은 이해가 안 가지만 저런 걸 사는 기분이 조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돈이 있어도 사지는 않을 것 같지만 왠지는 알겠다. 위 사진 같은 건 목끈마저도 가격상으로는 완전 무리고,

serve

이런 끈이라도 하나 살까 싶다. 마트에서 파는 것들은 이래도 되나 싶게 허접하다. 되먹지도 않은 무늬는 왜 집어넣는거야. 여튼 이건 3가지 색이고 목끈, 목줄 따로 판다.

브랜드 이름이 붙은 채로 제품이 조금만 좋아지면 목끈과 목줄은 따로 팔기 때문에 아무리 저렴해 봤자 무명씨에 비하면 가격 면에서는 비교가 안되게 뛰어버린다. 그래도 AA의 이 제품은 2만원 대에 모두 장만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가격대 정도로 좋아보이진 않는다는 것. 만원에 풀 셋이면 딱일거 같은데.

내가 Goth라면 이런 걸 사줄텐데.

goth1

 

하지만 웅이는 요즘 이런 걸 하고 있다.

photo

어디선가 얻은 모기 퇴치 팔찌... 사진찍는다고 가만히 있으라고 윽박질러서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 것임. 평소에도 저런 거 아님...

20120705

그냥 생각나는 대로 상반기 케이팝

7월이 되었으니 전반기 음악 이야기나 해볼까 한다. 요즘은 K pop이라고 부르는 아이돌 음악 이야기 한정, 들은 것들 한정, 이미지/포지셔닝 이런 거 다 무관하고 그냥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 한정. 순서는 약간 의미 있음.

빅뱅의 Still Alive - 전반기에 들은 곡 중 제일 마음에 든 건 사실 Still Alive에 실린 Still Alive였다. 별로 인기가 없었던 거 같기는 한데 그래도 빅뱅 타입의 곡 중에 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2월에 나온 게 Alive였고, 6월에 나온게 Still Alive인 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여튼 그렇다. 사실 다른 건 다 그냥 그랬고 오직 하나 Still Alive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 이 음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으니까 그냥 개인적인 선호도는 Electric Shock > Beautiful Stranger > Zig Zag > 제트별 = Love Hate > 훌쩍 정도. 제트별은 중간에 크리스탈의 브릿지가 너무 어색해서 들을 때 마다 기분이 이상해진다.

애프터스쿨 새 EP 5th Maxi Single(타이틀이 이렇다)은 예상보다 곡들이 꽤 괜찮다. 새롭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탄탄하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좀 있는게 작고 귀여운 애들이 할 법한 곡들을 커다랗고 모델스러운 분들이 (뮤비에서) 캣워크 걷는 듯이 동작하며 이런 노래를 부른다. 뭐 애프터스쿨의 이미지야 원래 그런 거겠지 싶기는 한데 곡이랑 너무 안맞고, 오히려 곡에도 그룹에도 좋을 게 없는 발란스를 만들고 있다. 그다지 멋도 없거니와 둔해 보인다. 딱히 지금의 늘씬 이미지를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노래 부를 땐 좀 다른 컨셉으로 가든가 아니면 아예 싸구려처럼 가버리든가. 버라이어티에서나 섹시 이미지 하면 차라리 나을 거 같은데.

티아라는 예의 그 트로트 댄스로 컴백했다. 환영한다. 야야야로 시작한 일탈의 음악은 잠깐은 흥미롭지만 에프엑스나 2NE1만큼 할 수가 없다. 듣다보니 요즘 곡들은 보컬의 어레인지가 꽤 좋은 듯한 기분이 드는 데 단체 걸그룹/보이그룹의 멤버 배치 문제에 있어 이제 노하우가 꽤 쌓인 것 같다. 뮤직 비디오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역시 괴작이다. 진정 허접한 작품은 참여자들이(제작자, 연기자, 무대 장치 등등) 허접한 것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고 정말 진지하게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애쓸 때 나온다. 정말 허접한 것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 아래 나오는 결과물들은 보통 예술가 타입이 손길이 묻어나오기 마련이라 말은 허접해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지하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정말 이걸 대작 영화를 만드는 기분으로 제작한 것 같다. 여튼 티아라의 뮤비들은 (이번 것도 그렇지만) 하나같이 허접 괴작이라 부르기 손색이 없다. 드라마 찍던 애도 어색한 연기를 하게 만드는 거대한 힘이 있다. 다 모아서 DVD 발매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요 사료로 쓰일 듯.

씨스타/에이핑크 새 싱글은 그냥 그랬고, 인피니티는 전작보다는 좀 아쉽다. 미스에이는 나쁘지 않았고, 포미닛은 뭐 여전하고. 틴탑의 투유는 괜찮긴 한데 아직은 좀 어설프다. 앤디가 틴탑으로 돈을 많이 벌어 좋은 프로듀서를 붙여주면 훨씬 나아질 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기대한 것들은 많았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2012년 전반기였다. 후반기는 카라, 레인보우, 소녀시대 정도 나올 거 같은데 카라 일단 기대중.

녹사평

한때 녹사평을 꽤 자주 갔었는데 요새는 갈 일이 별로 없다. 어쩌다 가봐야 밤 8시 넘어 버스타고 가서 맥도날드 이태원 점 갔다가 1시간 안에 이태원 역으로 들어가 환승 오케이하는 정도의 코스. 그것도 마지막으로 갔던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녹사평 역에서 경리단 쪽이나 이태원 맥도날드 쪽은 사람도 없고, 컴컴하고, 조용하고 해서 좀 좋다. 평일 밤 11시 쯤 가면 좀비들이 휩쓸고 지나간 레지던트 이블의 마을처럼 한산하기 그지없다. 삼각지 역 쪽이나 한강 쪽으로 한들한들 걷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한강 쪽에서 녹사평 방면으로는 계속 언덕길이라 힘들다.

 

여튼 갈 때마다 이 역의 이름은 어쩌다 녹사평이 되었나 궁금했다. 일단 동네 이름이 서울 동네 이름 분위기가 아니라서. 행정 구역상으로 부대가 있는 쪽은 용산동, 길 넘으면 이태원동이다. 드디어 생각나서 찾아봤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이 지역은 조선시대 말까지만 해도 잡초가 무성해 사람이 살지 않고 푸른 들이 무성한 들판이어서 녹사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나름 용산은 조운선이 몰려들고 국제항도 겸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쩌다 녹사평은 들판이냐 했는데 지도를 보면 용산에서 배가 내리면 물자들이야 삼각지-서울역으로 해서 남대문으로 들어갔을 테니 그 쪽은 대로가 있을 곳은 아니다.

더불어 일제 초기만 해도 비가 많이 오면 한강이 신계동(효창공원역)과 삼각지까지 범람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촌동 일대는 꽤 큰 백사장이 형성되었고 그 위는 들판, 녹사평이 있었다는 것 같다. 풀이 무성한 뭐 그런 분위기였을 듯. 지금 동서울 터미널 근처가 1980년대만 해도 그런 분위기였다.

들판이 들어간 지명이 하나 더 있는데 노원구 상계동에 마들이라고 있다. 마들은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상계동에 역참이 있어서 들판에 말을 풀어놓아 마(馬)들, 또는 이 일대가 삼밭이 많아 삼밭의 우리말인 마뜰에서 나온 마(麻)들.

 

위키피디아에 보니까 용산구청이 녹사평 역 주변으로 이사온 이후 지하철 역 이름을 용산구청 역으로 바꿀려고 한단다. 여튼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는 용산구청이다.

효창공원역에서 원효대교 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성심여고라고 있는데 그 안에 용산신학교와 원효로 성당이라고 꽤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용산신학교는 1892년, 성당은 1902년 건물이다. 뭐 그런 것도 있다고.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