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1

20120211

번호 달면서 뭐 쓰는 게 싫어서 안 붙이고 있는데 그러나 저러나 하는 짓은 사실 똑같다. 어쨋든 블로그니까.

싱글 몰트는 물론 매우 훌륭하지만 (가격 면에서) 꾸준한 조달이 불가하고 요즘 내 추세로 마시기도 그렇고, 결국 내 영혼을 줄기차게 파괴하고 있는 건 와일드 터키 6과 발렌타인 12다. 옛날에는 J&B와 잭 다니엘스였는데 취향이 좀 바뀐 건지 어쩐 건지.

현재 상황 다 떨어져가고 있어서 너무나 슬프다. 남는 거 있으신 분 저 주시면 안되나요! 안되면 스카치 블루라도 사야지 ㅠㅠ

사는 게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다고 큰 맘 먹고 도움을 요청하는데 거기다 대고 인생은 그래도 소중한 거에요, 인생은 즐겁고 아름다운 거에요 운운하는 건 너무 뜬금없어서 마음이 상한다. 사정을 줄줄이 설명하는 것도 귀찮고 한심하고 그래봐야 별 거 나올 거 같지도 않고. 병원 가면 약 주겠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뭔가 문득 생각나서 고개를 들다가 뭔 생각을 했었는지 까먹는다.

예전에는 우리 나라가 토목의 나라라고 생각해 왔는데 최근들어 곰곰이 뒤를 되돌아보니 그게 아니라 파시즘 모에 비스무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씬', 혹은 내가 한때 관심있게 지켜보며 약간은 관여했던 부분이 돌아가는 걸 보면 뭔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 같으면서도 여전히 답습하고 있는 부분들이 보여 아쉽다. 내가 뭐라고 할 건 아니고 그냥 뭐 그렇다는.

후배를 만나서 밥을 먹었다. 요즘 아는 사람을 만나면 고민에 빠진다.

요즘 하루에 한 끼 먹는다. 배가 안 고프다.

뮤직뱅크는 좀 오그라드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비쥬얼드 하면서 가만히 듣고 있기에 좋다. 금요일 밤 같다. 그러다 뭔가 궁금해지는 노래가 나오면 비쥬얼드에서 멈춤 눌러놓고 보면 되고. 이번 주 뮤직뱅크에서 비쥬얼드를 이긴 자들은 BAP와 스텔라. 써니힐은 처음 뮤뱅에서 봤을 때에 비해 자신감이 넘쳐 보여서 좋았다.

쓸 데 있는 소리는 하나가 없구나.

20120210

히치하이커's 가이드 투 더 갤럭시를 보다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이하 히치하이커) 영화를 봤다. 이 이야기는 나름 인연이 있는데 먼저 영문본 책으로 읽다가 안되겠다 싶어 관두고 도서관/교보문고를 왔다 갔다 하며 번역본을 다 읽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영문본으로 가서 쉬엄쉬엄 다 읽었다. 정독이라기 보다는 '읽었다'라는 도 닦는 거 비슷한 행위 정도를 오랜 시간에 걸쳐 했다고 보는 게 옳다. 사실 별로 좋아하는 이야기도 아닌데 어쨋든 길고 쉽게 읽히니까 마주치면 보게 된다.

어쨋든 그러다가 영화를 봤다. 1978년에 BBC 라디오 시리즈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1979년부터 소설로 나왔다. 영상 버전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하나는 역시 BBC에서 6부작으로 방영된 텔레비전 시리즈로 1981년에 나왔다. DVD로도 나왔는데 포스터는 이 쪽이 더 그럴 듯하다. 이 시리즈는 나중에 PBS를 통해 미국에서 방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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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는 2005년에 Garth Jennings가 감독한 영화 버전. 이게 어제 본 거다.

아서 덴트 역을 맡은 Martin Freeman은 잘 모르는 사람인데 영국 햄프셔 출신으로 The Office, Hot Puzz, Nightwatching 같은 영국 드라마, BBC 역사물, 영화 등에 나온 바 있단다.

트리시아 역은 Zooey Deschanel. LA 출신의 미국인. 분명 이 사람을 어디서 봤는데 그게 어디었지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안 나서 끝나고 찾아봤다. 예전에 케이블 TV에서 The Happening이라고 나무들이 호르몬 같은 걸 내뿜어서 사람들이 집단 자살하는 영화가 있는데 거기서 봤다. 거기서 세상 망해가는 데 남편이랑 싸우고 슬퍼하고 뭐 이런 역할. 뭘 보고 있는 지 모르겠는 눈동자 색이 매력적. 이 분은 She&Him이라는 컨츄리/포크 풍의 인디 밴드도 하고 있다. 곡들 나쁘지 않음. http://www.sheandhim.com/

포드 역은 Mos Def. 뉴욕 출신의 미국인. 이런 저런 TV 미니 시리즈나 영화에 많이 나왔고 이탈리안 잡에서 한쪽 귀 안들리던 사람이다. 착하게 생겼다.

마지막으로 자포드 역에 Sam Rockwell. 미녀 삼총사에서 악당 대장인가로 나왔던 사람이다.

이외에 눈에 띄는 건 잠깐 나온 존 말코비치 / 우울증 걸린 로보트 마빈의 목소리를 알란 릭맨이 했는데(그 로보트랑 Deep Thought랑 합치면 안드로이드 로고랑 비슷한 모양 나올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알란 릭맨은 해리 포터에서 맨날 까만 옷 입고 있는 우중충한 마법사 선생 역 한 사람이다 / 그리고 BBC 버전에서 아서 덴트 역을 사이먼 존스가 했었는데 우주선이 마그라테아 도착했을 때 휴가라고 말했다가 핵폭탄 쏘는 3D 영상 아저씨 역할로 까메오 출연했다.

재밌는 것 중 하나는 거대한 컴퓨터 딥 쏘트에 애플 로고가 붙어있다는 거. 잘 보이진 않는다. 오른쪽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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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은 BBC 버전과는 극적으로 다르게 생겼다.

marvin (1)A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왼쪽이 BBC, 오른쪽이 영화.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에 시작할 때 돌고래 이야기 나오는 뮤지컬 풍 합창곡을 들으면서 아, 이거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처음에 너무 허들을 높여놔서 그런지 기대보다는 별로였다. 어쨋든 심심풀이로 아주 좋다.

개인적으로 바로 다음 이야기인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이 더 좋은데 영화화는 이제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주 대 폭발 장면을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화면으로 보고 싶은데 말야.

20120209

아웃 인 더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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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 사람 많은 곳을 딱히 싫어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쨋든 들리는 소리라고는 바람 소리와 뭔지 알 수 없는 유혹하는 숲의 소리만 있는 곳에 가만히 서 있는 걸 좋아한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다 보이는 이름 모를 낮은 산들을 보면 일어나는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고, 몇 군데는 올라가 본 적도 있다. 물론 이를 이룰 수 있는 체력과 재력이라는 건 약간 별도의 문제다.

40km쯤 걸으면 뭔가 생각이 바뀔까 싶어 코스를 알아보고 있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