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4

20120204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음악은 여러가지로 챙겨 듣는 편이다. 뭔가 의미있고자, 혹은 일 적으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챙겨 듣는다. 요즘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세상에 생사조차 알리고 싶지도 않은 시기에도 음악은 듣게 된다. 얼마 전에는 가지고 있던 Aphex Twin(AFX 포함 총 149곡)을 거의 다 다시 들었다.

이번에는 일종의 의식 같은 기분이 있었지만 가끔 이렇게 뭔가를 정주행을 할 때가 있다. 며칠 걸렸지만 일도 아닌게 내가 연주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틀어놓고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는 거다. 지하철하고 똑같다. 아무리 멀리, 복잡하게 가도 가만히 앉아있다가 몇 번 일어나기만 하면 간다. 듣다가 '들리는' 곡이 있으면 들으면 되고, '안 들리는' 곡이 있으면 안 들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AFX 쪽 음반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계속 챙겨듣는 게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신곡. 예전에는 멜론 신곡이었는데 네이버로 바꾸면서 네이버 신곡을 듣는다. 컴퓨터 붙잡고 있을 때는 계속 틀어놓는다. 듣다 보면 형편 없는 것들도 있고, 오 이것은- 하는 것들도 있고 그렇다. 뭐 평론가도 아니고 이렇게 열심히 챙겨서 들을 필요가 있나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뭐가 나오고 있나 그냥 궁금해서 계속 챙겨 듣는다.

요즘 들은 것 중에서 기억에 남아 있는 건 우선 미료의 솔로 EP. 괜찮았다. 브아걸을 비롯해 멤버들이 솔로 음반을 착착 내놓고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생긴 다면 조금 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 박지윤의 새 싱글(음반이 나올 거 같은데)도 괜찮았다. 하지만 너무 저번 음반 '꽃, 다시 첫번째'와 같은 선상이다 / 그거 말고는 써니힐, 살찐 고양이 정도 재밌게 듣고 있다 / 용준형 새 곡은 소리가 마음에 든다 /  엠블랙 새 곡은 2PM같다.

 

그리고 코미디 / 버라이어티 방송이 새로 시작하면 2회 정도는 꼭 본다. 그리고 재밌다 싶으면 계속 보고, 아니면 관두고. 이것도 역시 별 이유없고 궁금해서 그렇다. 요즘엔 무한 걸스가 제일 재미있고 코미디 빅리그도 보고 있다. 무한 도전, 라디오 스타, 해피 투게더는 정으로 보고 있는데 게스트나 내용보고 안 볼 때도 있다. 올해 들어 유재석이 캐릭터를 조심스럽게 변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힐링 캠프, 놀러와 가끔 보고 신동엽하고 김병만이 같이 하는 개구장이도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이 방송은 게스트를 좀 타는 거 같다. 일본 방송은 요새는 거의 안 본다.

 

패션 쪽 이야기는 이것 저것 챙겨 RSS로 받아보는데 하루에 대략 1000개 쯤 기사가 올라온다. 요새는 의욕이 없어서 안 읽고 있다. 예술 쪽 소식도 하루에 대략 800개 쯤 올라오는 데 역시 의욕이 없어서 안 보고 있다.

 

새로운 음악은 소스가 거의 없어서 뭔가 필이 받아 찾지 않으면 모른다. 요사이 듣기 시작한 걸로는 병1신들, 404, 하헌진 / Mali의 음악에 관심이 생겨서 Fatoumata Diawara의 Fatou와 Lobi Traore의 Bwati Kono를 듣고 있다, Fatou는 Wassoulou를 현대화시킨 음악이고, Bwati Kono는 아프리카식 블루스다. Fatou의 Sowa라는 곡 좋다. 아프리카어를 폼으로 쓰는 거 아닌가 하는 야매같은 느낌도 어딘가 있지만 정화되는 느낌도 분명히 있다.

이거 듣다가 켄지 카와이의 공각기동대 OST가 생각나서 그것도 다시 듣고 있다. OST는 사실 거의 안 듣기 때문에 넣어놓고 옵션에서 '랜덤 재생시 건너뛰기' 이런 거 해 놓는데 역시 가지고 있으면 편할 때가 있다 / Lower Dens의 'Twin-Hand Movement나 Zebra Katz도 요즘 듣고 있다 / K Records에서 새소식 이메일을 받고 있는데 사실 거의 안 보다가 오래간만에 읽어봤더니 궁금한게 많아지기는 했는데 이건 돈도 없고 뭐 그래서 그냥 궁금해 하기만 하고 있다 / 트위터에서 팔로잉하고 있는 Matador도 마찬가지, 세임 올 시츄에이션.

몇 개월 전에 아프리카 부족 음악들을 들어보고 싶어서 찾아 나선 적이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구하기가 힘들었다. 음반으로 나온 현대적인 곡들이 아니면 잘 없다. 역시 녹음기들고 아프리카를 찾아가야 뭐라도 남을 거 같다. MBC에서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아저씨가 괜히 전국 방방 곡곡 돌아다닌 게 아니다.

20120202

20120202

두번째 끄적임. 이 전에 올린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오자가 너무 많다.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아마도 한동안 고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주변에 함께 떠들 사람이 많았다면 여기가 조금이나마 덜 구질구질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는 과방 낙서장에 쉴 새 없이 주절거렸는데 이제 여기에 이러고 있다.

이렇게 밖으로 나가는 글은 가능한 정제된 이야기만 올리고 싶은데 그렇게 유지가 잘 안된다. 블로그가 유료거나 하나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구렁텅이가 되었을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여튼 벽 보면서 속으로 이야기하는 건 못하겠다. 따져보면 불행은 거기서 시작된다.

여기는 누가 와서 보는 걸까.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면 어떤 사람들일까 항상 궁금하다. 알만한 사람들이면 메시지든 카톡이든 반응이 좀 있으면 좋겠는데 반응을 일으킬 만한 내용은 없나 싶어 조금 안타깝다. 언제나 실력이 문제다.

하소연이나 해보려고 주변을 샅샅이 뒤지며 혹시나 싶은 사람까지 메시지를 보내고 심지어 친했던 선배 누님에게 근 십년 만에 연락도 했는데 다들 많이 바쁘다. 바쁜 건 여튼 좋은 일이다. 그럼 된거지 뭐.

간만에 본 라스는 무척 우울했다. 심지어 모든 시즌을 다 본 기막힌 외출 레귤러들이었는데도. 여기도, 저기도 죽는 이야기만 한다. ㅇㅅㅇ은 약간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갑자기 울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행히 아내와 두 친구가 있다. 거기에 돈까지 있다. 타인인 나로서는 그 고민의 심연을 감히 짐작할 수 없지만 두 친구가 여튼 그를 살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야기를 한다는 건, 방송으로라도 그런 자리가 마련된다는 건 그래도 긍정적인 시그널이지 싶다.

네 시다. 요즘 매일 이 시간에 깨어있었다. 바람이 무척 많이 부는 거 같다. 창문이 계속 덜컹거리고, 조막만한 방에 두 개나 달려있는 문에서는 찬 바람이 밀려 들어온다. 아이폰 온도계는 영하 15도를 표시하고 있다. 아이튠스를 뒤적거려보니 타블로의 에어백을 137번이나 들었다. 네 시다.

케빈 카터는 61년 남아공 출신으로 93년에 수단에서 쓰러진 굶주린 아이와 그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독수리의 사진을 찍어 논란도 생기고 유명해진 사진가다. 어쨋든 그 사진 덕에 아프리카 원조는 늘어났고, 그는 94년 4월 퓰리처 상을 받았다.

계속 위험지역을 돌던 그는 그 해 친한 동료를 잃었고, 94년 7월에 어릴 적 놀던 동네에서 자살한다. 유언이 "최악이다. 전화가 끊겼다. 렌트비도 없다. 양육비도 없다. 빚을 갚을 돈도 없다. 돈이 없다!!! 나는 인간의 살육과 시체와 분노와 고통과 관련된 생생한 기억에 사로잡혀있다. ... 후략."이었다고 한다.



20120201

20120201

지하철에서 내리는데 이어폰에서 Aphex Twin이 Reconstruct한 지저스 존스의 'Zeros and Ones'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만히 들으면서 만약 내게 장례식 같은 게 주어진다면, 이걸 틀어놓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치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그러든 말든.

음악을 꾸준히 들어오다 보면 몇 번의 전기를 맞이한다. 어떤 곡을 듣게 되고 이로 인해 음악 감상 생활에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오는 지점이다.

언젠가부터 음악을 소리에 집중해서 들어왔다. 저 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다. 스튜디오에서 정제되고 완성된 사운드에 관심이 많고, 그래서 락 페스티발 등 대형 공연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을 듣는 데 방해만 되고 무척 피곤하다. 음악을 좋아해도 공연은 별로인 사람도 있는거다. 시위는 별로지만 가투는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도 너무 떠들석하지 않다면 작은 공연장 정도는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재머스 정도 크기만 되도 힘들었다. 그래서 스톤 로지스가 오든 말든 지산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돈이 없기도 하지만, 있더라도 마찬가지일 거 같다. 무리를 한다면 펫 샵 보이스 정도 아닐까. 뉴 오더도 모르겠다.

이렇게 소리에만 집중하다가 Aphex Twin을 기점으로 소리를 쌓아 올리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뭐가 들리는 지, 뭐가 쌓이고 있는지, 뭘 빼내는지를 듣는다. 심지어 걸그룹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음악 감상 라이프가 엉망이 되었버렸다(영화를 보면서 카메라 워크만 보고 있으면 내용은 하나도 기억에 안 남는 것과 같다). 요즘에는 가능한 넓게 보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태도는 잘 안 바뀌는 거 같다. Aphex Twin을 처음 들은 지 거의 15년 쯤 흐른 거 같고, 리차드 디 제임스도 이미 그 시절 애티튜드에서 벗어났을 거 같은데 나만 그물에 걸려 헤매고 있는 기분이다.

뭐 그렇게 신조처럼 받들고 있는 건 아니다. 그렇게 치밀한 인간도 아니고.

어쨋든 Zeros and Ones가 들리면 좋겠다. 귀신이 되어서도 가만히 앉아 진지한 자세로 소리에 집중할 수 있을 거 같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