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5

지방 선거가 끝났다 2

장자에 보면 득어망전(得魚忘筌) 라는 말이 나온다. 물고기를 잡고 나면 그물은 버리라는 의미로, 뜻을 알았으면 언어를 버리라는 말이다. 불교 선종에도 이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뜻을 모르는 소인일 뿐이니 오늘도 이렇게 뭔가 한마디 붙인다.

사실 요즘 몸도 맘도 상당히 바쁜데 다 미뤄놨다가 이렇게 뭐라도 쓰면서 정리도 하고, 여전히 살아있음을 주변에 좀 알리고 하려는 목적도 있다. 그런데 여기는 워낙 조회수도 낮고, 댓글도 거의 없고,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누가 오는지도 잘 모르겠고 하여간 그렇다.

 

선거가 끝나고나서 바로 아래에 뭐라 뭐라 쓰기는 했는데 거기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우파에 민주당, 좌파에 민노당 이렇게 양당을 중심으로 한 방향으로 가는게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에 환경당, 진보신당, 사회당 같은게 이리 저리 얽히고 더불어 맥주당이나 등산당 같은거 있으면 더 재미있을거 같다.

그때가 되도 아마 3%쯤 지지받는 당을 응원하고 있을거 같기는 한데.. ㅠㅠ 민노당 강기갑 대표의 이번 지방 선거가 끝난 다음에 한 인터뷰를 읽어봤다. 굉장히 넓게 보고 있고, 민노당이 나아갈 스킴을 크게 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위에서 말한 이상적인 상황이 의외로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이건 이만 됐고.

어제는 어느 사이트를 가도 진보신당 욕하는 사람들 천지라 좀 부당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다. 투표지를 받아 들고 한명숙, 노회찬 이름을 가만히 보면서 나름 복잡한 생각들이 교차했었는데 그런 기분을 든게 역시 나만 그런건 아니었나보다. 소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나름 복잡한 사연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석훈 교수가 올린 글을 읽고 있으니 뭔가 짠한데가 있다. 그 글 링크 달겠다고 이리도 긴 이야기를 했다.

http://retired.tistory.com/692

20100603

지방 선거가 끝났다

선거가 끝났다. 일단 교육감이 당선됐다. 이런 기분이구나, 나쁘진 않네. 적어도 아이들이 지금보다는 나은 환경을 제공받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구글 어쓰 같은거 잘 되있는데 지리 과목은 왜 있냐 뭐 이딴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 현 정부의 교육 개혁 주도자들을 좀 막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쨋든 김문수, 오세훈이 됐다. 야권 진영에서는 저번 엠비, 공정택에 이어 계속 당하고 있는 똑같은 패턴(강남 실리 투표의 집중) 공략법을 못찾고있다. 투표율을 더 올리거나, 그들에게도 솔깃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보인다. 어쨋든 다음 대선군은 김문수, 오세훈, 박근혜 정도로 짜이지 않을까 싶다. 주목해야할 건 언제나 김문수. 뻔뻔하고, 직선적인데다가 머리가 좋다. 이런 사람을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좀 좋아하는 듯. 내가 꽤 싫어하는 스타일의 어려운 상대다.

진보신당의 노회찬은 나름 선전했다. 3퍼센트를 드디어 확보했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권 교체 욕구로 막판에 표가 이탈하는 현상(여론조사 때 10%가 넘게 나왔었는데)이 소수당 후보에게는 계속 반복되는데 이걸 막을 방법을 찾아야한다.

한명숙 결과 때문에 탓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놀러간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올 뷰를 만들고, 진보당 없이도 이길 수 있는 또는 진보당 계열과 단일화를 할 수 있는 열쇠를 제시하는 건 엄연히 민주당의 몫이다. 여론 조사만 가지고 너희들만 양보하면 된다라고 압박만 하는건 옳은 정치 방법론이 아니다. 그런 것 없이 민주당이 싸워야하는 건 진보당이 아니라 무관심과 이번에 오세훈에게 투표한 부동층들이다.

-우석훈 블로그에서 보니 공식/비공식적인 제안도 없이 그냥 물러나세요 하고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정말이라면 이건 기본적인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은거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득이 큰 당은 민노당이 아닐까 싶다. 하여간 전국 방방 곳곳에서 다양한 직책들로 당선되었다. 그 복잡 다단한 조직을 강기갑 대표가 나름 잘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은 김두관, 안희정, 이정희 정도다. 유시민은 팬도 많지만 안티가 그만큼 많은게 문제로 보인다. 그래도 이번 선거에서 그렇게 차이날 줄은 몰랐다.

이 부분에 대해 덧붙이자면 예전 노태우와 양김 선거 때처럼 4:3:3 정도의 비율이면 몰라도 이번처럼 5:4.8:0.2 같은 미묘한 비중일 때는 단일화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일화 안했을 때도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던 경기도는 단일화로 여권 결집을 가져왔고, 단일화를 못한 서울의 미묘한 결과는 낙승을 예상한 여권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게 지금같은 결과를 만든게 아닌가 싶다.

애초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이유를 좀더 확실히 검증해봐야겠지만 단일화를 할거면 빨리 해야한다. 단일화 반동을 막을 시간이 필요하다. 정몽준이 단일화를 뒤집었을때 결과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벤트는 관심을 가져오고, 바로 반동을 만들어낸다.

민주당에서 단일화 조건으로 서울내 구청장 후보중 하나를 진보신당에 밀어주는 단일화안 같은걸 충분히 내새울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타협의 기술적 측면이 부족하고 이권수호 의지가 강하다는게 아쉽다. 조건없는 단일화는 민주당이야 좋을지 몰라도 진보신당의 반발을 사는게 당연하지 않나. 그냥 묻고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자꾸 하니까 민주당이 매번 그 모양인거다.

20100601

선거란다

내일이 선거다.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 등을 뭉뚱그려 8표 써내야한다. 97년부터 나는 선거를 했다. 그 이전에 선거권이 생긴 뒤 한참 동안은 안했다. 심정적인 변동과 방향의 수정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 이야기는 이런데서 할 만한 종류는 아니니 관두자.

그때부터 13년이 흘렀다. 세월 참 빠르구나. 그 동안 꽤 많은 선거에서 투표를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찍은 사람 중에서 당선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거 참. 제도 정치에 아직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러 이런 것도 아닌데 뭔가 좀 우습다.

다 사표가 된건가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수결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적었지만 언젠가는 %가 실리를 얻어내는 발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모두가 좋아할거라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다들 좀 힘겨워하지 않을까 싶다. 실험들은 대게 그런 이유로 실패했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가 쉽다는 점이다. 조금만 냉정해지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고 버릇이고 의식적인 태도다. 당연히 품도 많이 들고 힘들다. 사실 매우 귀찮은 방식이다. 편하기는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왕조나 독재가 당연히 편하다. 불편하고 힘든게 민주주의다.

권리 위에서 잠 자는 이는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는 법학의 원리처럼, 민주주의 역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구해주지 않는다. 이걸 쉽다고 생각하는데서 참으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믿고있다.

운동을 해서 몸이 피곤해야 몸이 발달하고, 책을 읽고 생각을 해서 정신이 피곤해야 정신이 발달하는게 세상의 이치인데 이것만 쉽게 될리가 있나. 다른 나라는 몇백년씩 걸린 일이다. 어부지리로 생기게 될 노하우가 아니다.

어쨋든 내일이 선거다. 선거도 선거지만, 이걸 쓰다보니 광속같은 시간의 흐름이 더 맘에 걸리기는 한다. 8표 중에 누구하나라도 좀 되보면 좋겠다. 나는 아직 내가 투표한 사람이 당선되는게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른다. 별거 있겠냐 싶다만.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