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6

처서, 산산, 변화

1.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처서가 지난 후 열기가 살짝 죽기는 했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인지 습기가 어마무시해서 굉장히 덥다. 일단 산산인가 뭔가가 지나가야 한다. 


2. 이렇게 여전히 덥지만 계절의 변화는 진행중이다. 비염이 심해지고 손이 벗겨지고 있다. 액티피드를 먹었더니 너무 졸리다. 어떻게 이렇게 졸릴 수가 있지. 오래간 만에 먹으면 더욱 심하게 졸리는 거 같다.


3. 너무 졸려서 이걸 열었는데 더 졸리네.


4. 8월 말 어느 시점을 경계로 매미 소리가 싹 사라지고 귀뚜라미 등 풀벌레 우는 소리로 바뀌었다. 날씨는 변함없이 더운 거 같지만 아마도 최저 기온, 최저 습도, 일조량 혹은 다른 등등의 변화 때문일 거다. 내년에는 체크를 좀 해봐야겠다.


5. 구립 체육관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정시에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게 어떻게 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안 감... 일단 휴대폰으로는 어려운 거 같고 피씨방 같은 데서 해야되는 건가. 아무튼 실패를 뒤로 하고 다음 달에는 범위를 좀 넓혀서 재도전 해야겠다.

20240822

측정, 탄생, 느낌

1.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근 약간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젤렌스키는 기발한 작전을 생각해 냈고 그걸 성공시켰다. 이에 대해 말들이 많기는 한데 아무튼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건 확실한 거 같다.

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꽤나 많은 이들이 전투력 측정기 같은 생각을 한다. 전투력 측정에 의하면 러시아가 질 리가 없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는 내줄 거 내주고 안정을 취하는 게 낫다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끝이 없다. 러시아가 어디를 가서도 전투력 측정 상 그냥 질 리는 없다. 몇 백만이 죽어도 푸틴은 정권만 유지할 수 있다면 상관도 안 할 거다. 그러므로 위협을 가하면 내줘야 한다. 그땐 그럴 수 밖에 없었고 오히려 그게 이득이라는 뉴라이트 적인 생각이다. 

이런 생각으로는 전쟁은 일어날 수가 없다. 아니 올림픽도 월드컵도 별로 필요없다. 전투력 측정기로 그간의 성적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대충 알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예외적인 일은 얼마든지 생겨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어디선가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그걸 잘 이용하는 이가 승기를 잡는 법이다. 나중에 AI가 작전 짜고 그러면 그건 모르겠다. 그때는 그냥 지구 정부가 필요할 듯. 아무튼 현재의 전투력 측정기는 또한 환상일 뿐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을 3년이나 끌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이 기간은 발언권의 차이를 만든다. 결국 러시아나 미국 같은 예외적인 곳을 제외하면 나라는 발언권을 먹고 살 수 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이스라엘, 중국-필리핀 분쟁 등을 보고 있으면 결국 현대의 전쟁은 독재국가 혹은 그 유사국가의 정권 유지와 확장을 위해서만 일어난다. 제국주의 시대는 왕들이 있었으니까 결국 그것도 비슷했을 거다. 이거 외에는 유사 종교적 신념 같은 게 있는데 이쪽은 테러 형태가 많다. 한때 전쟁의 시대는 끝나고 테러의 시대가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독재형 국가가 탄생했을 때 막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혼란이 끝이 나면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결국은 세계 정부 같은 거의 불가능한 아이디어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2. 처서가 찾아왔다. 하지만 올해 처서는 태풍 종다리 이후 유입된 극한 습기와 열기 때문에 처서라고 별 일 있겠냐 하며 무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집에 오면서 보니 엄청 습한데 바람이 꽤 불고 그 안에 약간의 냉기가 있다. 뭔가 몸살 걸릴 거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어쨌든 어떻게든 시베리아 저기압은 찾아오겠지. 아직은 좀 기다려야 할 거 같다.


20240812

더위, 푀엔, 적응

1. 입추가 지난 후 아침, 밤은 살짝 선선한 기운이 돌아서 이렇게 여름이 끝나면 좋겠다 했는데 저번 금요일 즈음부터 시작된 약간 새로운 패턴의 더위가 올 여름 들어 최고의 더위인 거 같다. 낮이고 밤이고 너무 덥다. 기존의 찜통 더위와 느낌이 약간 다른데 연기가 풍풍 나는 만두찜이 아니라 압력 밥솥 안에서 매우 치밀하게 구석구석까지 잘 쪄지는 느낌... 여름의 더위는 어쩔 수 없지만 어서 찜통 더위가 지나가고 습도라도 낮은 불볕 더위라도 오면 좋겠다.


2. 습도가 낮은 불볕 더위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게 일본 동쪽에서 만들어 진 태풍이 티벳 고기압 대를 조금씩 밀어내고 있는데 아무튼 그게 동풍을 만들면서 동해 쪽에는 약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그게 태백 산맥을 넘으면서 서쪽에 푀엔 현상으로 고온 건조한 바람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예전에 푀엔 더위 지독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보다 좀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이미 와서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동해 쪽은 천국이 되는건가 싶지만 바다 수온이 따뜻해서 결과는 체감 기온이 3, 4도 높은 고온 다습이라고 한다. 어디라도 살아야지 이게 뭐야...


3. 쿨프레소 없는 밤에 적응을 해 가고 있는데 5시 반 쯤 더워서 깨는 건 어떻게 되지가 않는다. 


4. 더위가 인간을 마비시키고 있어.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음.

20240805

고장, 너무, 다행

1. 슈퍼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40도 넘은 지역도 있고 서울도 35도, 6도를 오르내린다. 습도가 높은 게 2018년 더위와 다른 점인데 태풍 개미 때 높은 습도 이후 좀 낮아져서 더워도 살짝 쾌적한 느낌이 있더니 다시 치솟고 있다. 문제는 이 시점에 쿨프레소가 고장이 난 건데 사실 이 정도 더위면 쿨프레소는 이미 별 소용이 없기는 하다. 그래도 전혀 방법이 없는 것과 뭐라도 있는 건 다른 상황이다. 어제는 위스키를 반 잔 마시고 자버릴려고 했는데 그냥 더 더워짐. 오늘은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볼까 고민 중이다. 지금부터 10일 정도가 고비가 될 듯.


2. 파일럿을 봤다. 파일럿을 꼭 보고 싶다는 건 아니었지만 더위를 피할 방법 중 하나였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우 어설프고 실질적으로 영화 내에서 도래한 여러 이슈들을 피해버리고 얼버무린다. 얼버무리는 방식이 숨기고, 감추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조정석이 모른채 치고 나가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좀 너무하다 싶은 게 사실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라 할 젠더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단순한 방식의 문제 제기는 여러 오해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논의에서 뒷걸음칠을 친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잠깐 둘러 본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보자면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이슈에 대한 인식의 크나 큰 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오직 하나, 예쁘다라는 말을 하는 것도 문제다라는 이슈만 제기하고 그나마 그걸 설명하고 지나버린 것도 나름의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적어도 이 영화는 정면으로 부딪히지는 않을 지언정 완전히 피하고 있지는 않다.  

이건 그나마 좋은 점을 찾아본 거고 영화의 완성도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 좀 너무하다. 편집은 루즈하고, 조정석의 원맨쇼에 거의 모든 걸 기대고, 영화 내용 상의 인과 관계 같은 건 애초에 있지도 않다. 그냥 이런 세상이야 하고 다 퉁치고 나가 버린다. 그렇지만 한선화의 능청스러움은 훌륭했고 이주명도 멋지기 때문에 다음 스텝을 기대하게 만든다.


3. 오늘 새벽에는 요란한 천둥 소리와 비 소리에 잠을 깼다. 그래도 소나기가 내릴 정도의 하늘인 거다. 2018년과는 다르다. 그나마 다행이다. 

20240802

기운, 일희, 일비

1. 올해 흐르는 기운이 영 별로다. 노트북이 맛이 가서 아주 섬세하게 다뤄야만 사용할 수 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 꽤 많고 킬 때, 끌 때 순서를 지켜야 한다. 키보드는 몇 개가 약간 맛이 갔다. 도서관 노트북 열람실은 갑자기 공사에 들어가면서 쫓겨났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 밤 쿨프레소가 스르륵 꺼졌다. 어떻하지 이거 뭐 대책이 없는데. 


2. 따지고 보면 오늘이 8월 2일이니까 앞으로 20일, 15일 정도까지라고 하면 12일 정도 열대야의 혹서기가 남아있다. 2주~3주 가량. 뭐 죽지는 않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되겠지 싶기는 하다. 


3. 삼체처럼 바싹 말려서 처서 넘은 다음에 물에 넣어 되살리는 게 최곤데.


4. 그런가하면 좋은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있고, 번역도 하고 있고, 책도 쓰고 있다. 아, 정기 원고 하나가 끝이 나서 또 실망했구나. 글을 쓰는 프리랜서란 언제나 일희일비하고 최종적으로는 돈이 없고 뭐 그런 운명이다. 연예인이 언제나 일희일비하고 최종적으로는 돈이 많고와 반대임.


5. 티스토리 애드센스도 메롱이 됐구나. 


6. 이건 뭐 플러스 마이너스 사이의 치열한 다툼이네.


7. 작년 4월에 치실 300개를 샀는데 드디어 다 떨어졌다. 사실 그 당시에도 50개 짜리, 30개 짜리 등 여러개 있긴 했으니까 대략 400여개 정도를 쓴 거고 시간이 얼추 맞는다. 


8. 몇 벌의 옷을 사고 싶었는데 컴퓨터 메롱과 쿨프레소 메롱으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그렇지만 근간이 무너져도 옷을 구입해 새 글을 뭐라도 하나 쓰고 원고에 무슨 새로운 이야기라도 하나 더 하다가 땅 밑으로 꺼지는 게 맞긴 하다. 아껴서 할 이야기가 없는 것과 망했지만 할 이야기가 있는 것 사이의 대결이 또한 4로 이어진다. 

교체, 기계, 타파

1. 10월 2일에 잠깐 이야기를 했던 세탁기가 3주 만에 배송이 왔다. 설치는 잘 끝났음. 대기업이라 그때부터 연락이 계속 왔다. 배송이 잘 왔냐, 친절했냐, 문제없냐... 오기 전에는 일언반구도 없더니. 아무튼 보일러 교체일과 세탁기 교체일이 겹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