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미 소리를 듣다 보면 웽--------, 우웽 우웽 우웽, 삐-융 삐-융 삐-융 등 여러가지 패턴을 만날 수 있다. 이게 하나가 여러가지 소리를 내는 건지 개체마다 소리 내는 방식이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당연히 각자 보유한 다른 소리 방식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며칠 전 본 어떤 새가 전혀 다른 몇 가지 방식으로 우는 걸 보고 약간 인지의 가능성 폭을 넓혀보고 있다. 찾아보니까 단조로운 패턴이 말매미, 싸이렌 같은 게 참매미라는 이야기가 있군.
아무튼 이 소리들이 다 합쳐져서 전형적인 여름의 사운드가 나온다. 이중 웽------ 을 좀 좋아하는 데 지속적 고음이 끝이 날 때 웨ㅇ-ㅇ ㅇ 이런 식으로 사그라드는 게 굉장히 애틋하기 때문이다. 가끔 기다려서 듣기도 한다.
2. 매미는 땅 속에서 몇 년 살다가 잠깐 올라와 기를 쓰고 울어대는 걸로 유명한데 땅 속에서 사는 기간이 종류별로 다르다고 한다. 우리는 다 겹쳐있어서 매년 울지만 보통은 몇 년에 한 번 갑자기 나타나 마구 울어대는 패턴이라 많이들 놀란다고. 아무튼 몇 년을 땅 속에 있느냐가 다들 다른데 2, 3, 5, 7, 11 등 소수 패턴이라고 한다. 기껏 올라왔다가 겹치면 곤란해지니까 이런 식으로 정리가 되었겠지.
3. 보통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고 나면 본격적인 한국의 여름이 온다. 오호츠크 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대결을 하다가 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주도권을 잡던가 뭐 그렇다고 배운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게 진짜 여름인데 어제 뉴스를 보다 보니 아직 장마 전선이 제주 아래에 있다고. 그렇다면 아직 진짜 여름이 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경우 - 8월 초에나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고 처서(8월 23일)를 넘어 더 늦게 끝난다 or 이렇게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다가 사라지는 여름이 새롭게 등장한다. 후자의 경우 사실 얼마 전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갔다 다시 내려간 거기 때문에 좀 빠르게 진행된 거라 볼 수도 있다. 즉 여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vs 여름은 이미 끝났다 이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뒤 쪽은 불가능하겠지. 그리고 습한 여름이 없으면 나는 좀 좋지만 동식물은 많이 곤란해지겠지.
-> 예보가 나왔는데 이번 주말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다. 이제 더위가 시작됨. 군대 있을 때 1년 내내 유격 어떡하지(유일한 훈련이었음) 걱정했는데 요새는 1년 내내 올해는 여름 찜통 더위 때 어떡하지 고민하는 거 같다...
4. 황희 정승인가의 일화 때문에 중도의 덕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중도라는 건 개인이 가지는 게 아니라 개인은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그런 의견의 충돌 사이에서 사회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각자가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의견을 만들어 내는 방식, 최종적 결론이 사회적으로 결정 되는 방식, 결정이 되었을 때 반대 의견을 가졌던 사람에 대처하는 방식, 반대 의견을 가졌던 사람이 최종 결정에 대처하는 방식 같은 것들이다. 이런 건 T, F가 없고 노하우의 부분이다. 별 의미도 없는 중도 어쩌구는 그저 의견을 회피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각자는 의견을 가져야 한다.
5. 아침에 일어나면 정리를 좀 하고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신다. 8시 45분에 집에서 나오기 전까지 아침 시간대에 시간적 여유를 많이 두는 편인데 커피를 마시면서 멍~ 하니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사실 여름엔 이불 정리하고 쿨프레소 물도 비우고 등등 자잘한 할 일이 좀 있음. 그래서 대략 1시간 15분 정도 일찍 일어나는데 그 덕분에 멍~ 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정도 된다. 하지만 오늘은 눈을 드니까 8시 20분이었다. 커피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할 수 있었다. 아쉬운 날이다.
6. 아가씨 ost를 일하면서 며칠 째 틀어놓고 있다. 다 좋은데 몇몇 트랙에서 대사가 나오는 게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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