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9

제로, 안정, 전기

1. 굉장히 덥다. 꿈도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걱정하던 여름이 드디어 왔다. 계곡을 가볼까, 물에 있을 땐 좋겠지만 나오면 에너지 소모가 더 심하고 그래서 더 덥겠지, 결론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이러면서 고민을 좀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비어있던 날 일정이 생겼다. 실패. 


2. 그 어떤 종류의 신경씀도 물리적 더위를 만든다. 이건 강아지 웅이도 마찬가지다. 안정되어 있다가 놀자라든가 하는 말에 신경을 씀과 동시에 체온이 훅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나 역시 자려고 누워있을 때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지 더워!라고 생각하는 순간 몸이 더 더워지는 게 느껴진다. 절대적 안정,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음 많이 생존의 길이다.


3. 소가 낭비하는 지구 자원이 엄청 많은데 닭은 그에 비해 30% 정도라고 한다. 헬창들이 지구 온난화를 그나마 막고 있었던 건가. 아무튼 닭을 먹읍시다.


4. 요새 열심히 듣는 곡은 에스파의 도깨비불과 르세라핌의 블루 플레임. 훌륭한 곡이다. 이외에 청하 새 음반과 스테이씨를 듣는다. 일할 때는 습관적으로 보일러 룸 DJ 세트를 틀어놓고 자려고 누워있을 때는 솔로 캠핑 ASMR을 트는 경우가 많다.


5. 유튜브라는 건 악플러와 음모론자에게 정말 기적적인 전기다. 그저 어딘가 커뮤니티 구석에 댓글로 올라오던 시덥잖은 이야기를 과연 의견이라 취급할 수 있는가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옛날 이야기는 어느새 뛰어 넘어버렸고 대단한 파급력과 영향력을 가짐과 동시에 수익의 창이 되었다. 비슷한 시덥잖음이 모이다보면 큐아논 같은 게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건 쉬이 예상할 수 있다. 수익은 영향력을 강화하고 강화된 영향력은 수익을 강화한다. 심지어 고용도 하고 있으니 산업이라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원화의 약세는 기존 수익을 20, 30% 상승시켜 놨다. 이게 과연 어떤 영향을 보이게 될까.

패션 쪽으로 보자면 SNS나 커뮤니티 시절보다 트렌드의 집중력이 더 강화되고 있는 듯 하다. 남의 눈치를 더 보고 있는 거 같은 게 지금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20220720

우웽, 정리, 곤란

 1. 매미 소리를 듣다 보면 웽--------, 우웽 우웽 우웽, 삐-융 삐-융 삐-융 등 여러가지 패턴을 만날 수 있다. 이게 하나가 여러가지 소리를 내는 건지 개체마다 소리 내는 방식이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당연히 각자 보유한 다른 소리 방식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며칠 전 본 어떤 새가 전혀 다른 몇 가지 방식으로 우는 걸 보고 약간 인지의 가능성 폭을 넓혀보고 있다. 찾아보니까 단조로운 패턴이 말매미, 싸이렌 같은 게 참매미라는 이야기가 있군. 

아무튼 이 소리들이 다 합쳐져서 전형적인 여름의 사운드가 나온다. 이중 웽------ 을 좀 좋아하는 데 지속적 고음이 끝이 날 때 웨ㅇ-ㅇ ㅇ 이런 식으로 사그라드는 게 굉장히 애틋하기 때문이다. 가끔 기다려서 듣기도 한다.


2. 매미는 땅 속에서 몇 년 살다가 잠깐 올라와 기를 쓰고 울어대는 걸로 유명한데 땅 속에서 사는 기간이 종류별로 다르다고 한다. 우리는 다 겹쳐있어서 매년 울지만 보통은 몇 년에 한 번 갑자기 나타나 마구 울어대는 패턴이라 많이들 놀란다고. 아무튼 몇 년을 땅 속에 있느냐가 다들 다른데 2, 3, 5, 7, 11 등 소수 패턴이라고 한다. 기껏 올라왔다가 겹치면 곤란해지니까 이런 식으로 정리가 되었겠지. 


3. 보통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고 나면 본격적인 한국의 여름이 온다. 오호츠크 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대결을 하다가 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주도권을 잡던가 뭐 그렇다고 배운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게 진짜 여름인데 어제 뉴스를 보다 보니 아직 장마 전선이 제주 아래에 있다고. 그렇다면 아직 진짜 여름이 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경우 - 8월 초에나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고 처서(8월 23일)를 넘어 더 늦게 끝난다 or 이렇게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다가 사라지는 여름이 새롭게 등장한다. 후자의 경우 사실 얼마 전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갔다 다시 내려간 거기 때문에 좀 빠르게 진행된 거라 볼 수도 있다. 즉 여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vs 여름은 이미 끝났다 이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뒤 쪽은 불가능하겠지. 그리고 습한 여름이 없으면 나는 좀 좋지만 동식물은 많이 곤란해지겠지. 


-> 예보가 나왔는데 이번 주말 장마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다. 이제 더위가 시작됨. 군대 있을 때 1년 내내 유격 어떡하지(유일한 훈련이었음) 걱정했는데 요새는 1년 내내 올해는 여름 찜통 더위 때 어떡하지 고민하는 거 같다... 


4. 황희 정승인가의 일화 때문에 중도의 덕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중도라는 건 개인이 가지는 게 아니라 개인은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그런 의견의 충돌 사이에서 사회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각자가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의견을 만들어 내는 방식, 최종적 결론이 사회적으로 결정 되는 방식, 결정이 되었을 때 반대 의견을 가졌던 사람에 대처하는 방식, 반대 의견을 가졌던 사람이 최종 결정에 대처하는 방식 같은 것들이다. 이런 건 T, F가 없고 노하우의 부분이다. 별 의미도 없는 중도 어쩌구는 그저 의견을 회피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각자는 의견을 가져야 한다. 


5. 아침에 일어나면 정리를 좀 하고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신다. 8시 45분에 집에서 나오기 전까지 아침 시간대에 시간적 여유를 많이 두는 편인데 커피를 마시면서 멍~ 하니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사실 여름엔 이불 정리하고 쿨프레소 물도 비우고 등등 자잘한 할 일이 좀 있음. 그래서 대략 1시간 15분 정도 일찍 일어나는데 그 덕분에 멍~ 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 정도 된다. 하지만 오늘은 눈을 드니까 8시 20분이었다. 커피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할 수 있었다. 아쉬운 날이다. 


6. 아가씨 ost를 일하면서 며칠 째 틀어놓고 있다. 다 좋은데 몇몇 트랙에서 대사가 나오는 게 좀 그렇다. 

20220719

득실, 계곡, 고정

1. 얼마 전 일 겸해서 부산에 잠시 다녀왔다. 먹기만 하는 여행은 뭔가 취향에 맞지 않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비율 조정이 어렵고 또 부산 시내에서의 이동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선택지가 별로 없긴 하다. 서울보다 시원한 건 좋았다. 초량시장 돼지 생갈비가 상당히 맛있드만. 바다에 잠깐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들어가는 득과 모래, 후처리의 실을 비교했을 때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2. 바쁘고 덥다는 핑계로 운동 부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트레킹 일정을 부활할까 생각중이다. 그리고 계곡에 좀 가보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하는 건지를 잘 모르겠음.


3. 탑건 매버릭을 봤다. 정말 허리우드 영화의 전형적 패턴을 줄줄이 나열해 놨는데 이 정도 수준에 이르니 우습다를 너머서 할 말이 없긴 하다. 패러디 코미디와 한끝 차이인데 톰 크루즈의 오타쿠적 진정성이 그 경계를 넘지 않도록 한 거 같기도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국은 패러디 코미디 같기도 하고. 탑건의 톰 크루즈 약간 범죄도시 마동석 같지 않나... 스토리를 받아들일 때 저 사람은 절대 죽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해석을 고정시킨다.

몇 가지 생각나는 것 : 탑건 매버릭의 적군은 대체 누굴까. 정확히 누군지 나오지 않은 거 같은데 나라는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일개 테러 단체라고 하기엔 SAMs 지대공 미사일 배치와 5세대 전투기와 파일럿 보유는 배보다 배꼽이고. 5세대 전투기를 운영할 자금이 있으면서 지상군은 너무 없고.   

제니퍼 코넬리는 한때 이상한 영화만 줄창 나온 적도 있는데 다시금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역시 멋지다.


4. 뭐만 먹으면 탈이 나는 거 같다. 아휴 망할 여름.

20220712

계속, 휙휙, 무광

1. 꽤 많은 그룹들이 컴백을 했다.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달소, 비비지, 우주소녀. 케플러, 프로미스나인, 에스파, 헤이즈, 선미 등등이다. 한번씩 듣긴 했는데 다 그냥 좀 그래... 이중 계속 듣는 건 케플러의 the Voya9e와 에스파의 도깨비불 정도인 듯. 이외에 청하 정규 2집이 나왔고 초봄 데뷔반이 나올 예정이다. 괜찮은 곡이 있으면 좋겠다.


2. 더위의 패턴이 좀 이상한 거 같다. 뭐가 이상하다고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려운데 좀 이상해. 일기예보는 전혀 들어맞지 않고 있는데 덥다 + 습하다 + 비온다 세 가지 이야기를 하면 거의 다 해당되긴 한다. 그게 언제냐를 모를 뿐이다. 어차피 휙휙 바뀌는 판이고 내일은 시원하고 쌀쌀합니다 이런 예보가 나올리도 없는데 그런 건 알면 또 뭐할 거냐 싶기도 하고.


3. 도서관 주변에 개미가 참 많다. 약간 붉은 빛인 것, 무광 검정인 작은 것, 무광 검정인 큰 것 대충 이 세가지 종류가 많이 보이는 데 줄지어 다니는 것도 아니고 서로 막 섞여 케이어스를 연출하고 있다. 마주친다고 싸우는 것도 아니고 딱히 뭐 하는 일도 없는 거 같은 데 아주 바쁨.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이 언덕, 산이 통째로 개미집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새 좀 하고 있음.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팔이 간지러워서 보니 개미가 기어다니던 적도 있었는데(무광 검정인 작은 것)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조심해야겠다.


4. 할 일이 꽤 있는 데 머리가 좀 둔탁한 느낌이다. 

20220701

부패, 밀도, 실체

1. 여름이 너무 싫다. 더운 것도 싫고 습한 것도 싫고 지하철에서 냄새나는 것도 싫고 뭐든 다 부패하고 썩어가는 듯한 기운도 싫고 벌레 많은 것도 싫다. 머리 속이 순대국집 가마솥 김처럼 부옇다. 하지만 이제야 7월 1일이다.


2. 요새 일이 좀 많다. 정신이 없네.


3. 어제는 비가 아주 많이 내렸고 집 근처 지하철역 엘리베이터에서는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뭔가 감전되는 거 아닌가 했는데 괜찮았음. 오늘은 어제까지 내린 비가 모두 태양의 열기에 증기가 되었고 하늘에는 아주 밀도 높아 보이는 구름이 여러 개 떠있었다.


4. 지하철 역 앞에서 걸어올 때도 있고 비가 오거나 너무 피곤하거나 하면 가끔 버스를 탈 때도 있는데 그럴때는 카카오 버스앱으로 언제쯤 오나 확인을 한다. 외진 곳의 종점을 향해 가는 버스라 가끔 20분 후 도착 뭐 이럴 때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빠르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무튼 며칠 전에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 3정거장 앞에 있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실시간 앱에서는 버스가 정류장을 지나가고 있는데 아무 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다음 버스가 5정거장 앞에 있다가 다가왔는데 역시 앱에서만 지나갈 뿐 아무 것도 지나가지 않았다. 

GPS 기반이 아닌건가. 뭔가 살짝 무서워졌었는데(그 근처가 아무도 + 아무 것도 없는 곳이기도 하고) 내비나 교통앱이 사람을 속이면 방법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항상 돌아가게 안내하면 사람들은 항상 돌아갈 것이고 버스 앱에서 버스가 지나가면 어딘가 남아있을 로그에는 버스가 지나간 걸로 남게 될 거다. 실체가 없이 데이터가 돌아가고 있는 세상. 공각기동대인가.


5. 탑건2에는 왜 흥미가 전혀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탑건1도 보질 않았다. 단지 나스카가 나온다는 이유 뿐이지만 폭풍의 질주 쪽을 조금 더 좋아했었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