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점이 있다. 뭐 객관적으로 보자면 계속 흥미로웠지만 당사자라는 (매우 큰) 문제가 있긴 한데... 여튼 특히 타이밍이다.
이번 발사는 환경 평가 이야기를 하면서 사드 배치가 좀 미뤄질 기미가 보이자 마자 이뤄졌다. 이건 북한이 다른 모든 것들 - 미국과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 - 을 다 뒤로 미루고도 한국과 중국이 가까워지는 게 가장 불리한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여튼 그렇다.
뭐 둘이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면 안되는 게 일단 일본과 미국은 어쨌든 한국과 이미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에 그게 더 늘어나면 안된다는 식으로 단순히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 남더라도 저 둘은 안된다... 라는 게 보인다는 점이 약간 흥미롭다. 가만 보면 둘 다 작은 나라라서 그런지 주변의 대국을 지나치게 믿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알다시피 미사일은 계속 미국 대륙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미국의 요격망을 뚫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여튼 실질적 위협으로 존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든 말든 미국과 직접 이야기하는 게 가장 맞고 그 방법은 그거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이런 균형은 미국이 직접 타격을 하지 못할 거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고 그 가정은 한국 때문에 못한다가 아마도 근거다. 그리고 경험에 의해 지금까지 그래왔다는 걸 알고 있을 거다. 과연 그럴까... 라는 게 요즘 생각인데 그쪽도 아마 과연 그럴까...라고 생각은 하고 있겠지.
주요 지점을 포인트 타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할텐데 중동에서의 오랜 전쟁이 보여주는 건 위성으로 보고 때려 대는 건 폭탄을 아무리 퍼부어도 남을 건 남아있다는 거다. 베트남 전에서도 그랬었지.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깊어서 폭탄을 아무리 때려 붓는다고 해도 지상군이 직접 들어가 문을 하나씩 열어보지 않는 한 닿지 못하는 부분은 많고 남을 건 남는다. 게다가 테러가 그렇듯 100개가 없어져도 남아있는 1개는 100개와 똑같게 위협적이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식의 위협 말고는 누가 자기를 보게 할 내놓을 카드가 별로 없긴 하다. 끊임없이 미국아 여기 좀 바줘, 미국아 여기를 봐라면서 시끄럽게 하는 게 지금의 숙명인데 막상 바줬을 때 내놓을 게 있는지 모르겠다. 주변 국가랑 잘 지내고 나라도 잘 지내고 그러는 수도 있겠지만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그러는 동안 정권의 안정을 안심할 수 없다. 안심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당연히 밀려나겠지.
이렇게 보자면 "판을 더 크게 만들고 그래서 모두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향하고 있는 거 같다. 다시 생각해 보지만 과연 그게 될까...가 의문이다. 2, 30년 전은 커녕 10년 전하고도 아주 다른 세상이라고... 지금 북한이 왜, 어떻게 남아있을 수 있었지...라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 주변의 방치와 다들 뭔가 남는 게 있으니까(정치, 군사 등등) 그러는 건데 신경 쓰는 에너지와 비용 대비 수익이 지금 좀 애매하지 않나... 분명 더 시끄러워졌지만 따지고 보면 몸값이 이미 많이 떨어져 있다고...
그런데 지금 궁금한 건... 미국이 무역 적자를 근거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그렇게 압박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미국이 중국에 뭘 팔 건지 (중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할 만큼 살 건 무기 밖에 없을 거 같은데 물론 그런 건 팔지도 않을테고 사지도 않을테고) 궁금하다. 그러면 그냥 미국 물가나 오를 거 같은데... 결국 저가의 이득을 보고 있는 게 미국 소비자라는 걸 생각해 보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건 손 댈 게 없을 테고 중국 사치품 종류 관세가 비싸다던데 그런 걸 인하하길 바라는 걸까?
혹시 그렇다면 한국 쇼핑하러 오는 관광객이 완전히 사라지겠군. 그리고 대 중국인 관광업 종사자 분들은 어서 치우고 미국에 납품하는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베트남 공장에 투자하는 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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