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7

몇 가지 잡담

1. 어떤 분이 혼밥을 사회적 자폐라고 진단했다. 음... 사실 이 말에 대해 논박할 가치를 거의 느끼지 않는데 그럴 만한 이야기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지 않는다. 만약 2017년에, 아니 21세기에 들어선 이후의 한국에서 실제로 저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역사적 자폐, 문화적 자폐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왜 저렇게 이야기 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역시 어그로 밖에 답이 없다. 나이를 먹든 말든 어그로를 끌어서 조회수를 확보하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일련의 사람들이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어지간하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걸로 수익도 생기고 게다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자기 나름은 괜찮은 삶의 방식일 거다.

팬 사이트들을 보면 어그로 질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페북이나 인스타에서 좋아요를 기대하며 뻘짓을 하는 관종들이 있듯 어그로 질은 분명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싫으면 지나치면 되는데 그걸 못한다 혹은 안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들 하는 거지. 괜한 심통을 부리거나 어기장을 놓아 모두를 망치려 하는 건 분명 본능 중 하나고 보통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 깊숙한 곳에 덮어 놓고 어느덧 존재 자체를 잊게 되는데 그 부분 어딘가에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싶다.

여튼 그런 어그로는 대꾸나 논박을 해봐야 전혀 무의미하기 때문에 대처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사실 확실한 방법은 나오지 않은 거 같다. 보통은 차단하거나 그냥 스루하거나 사람들이 괜한 걸 읽고 짜증나지 않게 ㅂㅁㄱ 같은 표식을 붙이기도 한다.

이런 방식은 소수일 때는 나름 효과를 발휘하지만 게시판이 사람들로 득시글거릴 때면 그다지 효과가 없다. 게다가 어그로, 관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꾸준하고 집요하다. 그냥 내비두고 있다 보면 어느덧 게시판의 대세가 되어 있고 차단만 하다 보면 어떤 글에 댓글이 10개가 있다는 데 보이는 게하나도 없고 뭐 그렇게 된다.

그렇다고 논박을 해봐야 위에서 말했듯 소용이 없다. 논박을 통해 생각을 깨우칠 정도의 상식을 가진 인간이라면 애초에 어그로 질 따위는 하지 않을 거다. 혐오적 발언이 아니라면 법적으로 규제하는 식으로 통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뭐 어쨌든... 그렇다면 손해 배상을 활성화 시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좀 든다. 굳이 인간을 개화시키는 데 많은 이들의 타박이나 설득 같은 사회적 비용 쓸 필요가 있을까. 그냥 돈이나 내라고 하면 되잖아. 그리고 어그로에서 수익이 생기기도 하는데 어그로를 당한 쪽에는 수입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뭔가 균형이 안 맞잖아. 뭐 잠깐 든 생각이라 구체적인 건 아니고...


2. 에핑의 이번 음반은 그래도 성적이 좀 괜찮았다. 작년에 두 곡이나 활동했지만 예전만 못했던 걸 생각하면 다행이다. 사실 작년은 이상한 스텝의 연속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한국 활동을 접고 해외 활동에 매진했고, 그러고 나서 내놓은 곡은 시대의 흐름을 거슬렀고 본연의 캐릭과도 맞지 않았다.

가만히 따지고 보면 어떤 그룹과 팬을 망쳐 놓으면서 회사는 돈을 버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예컨대 야구 감독들이 가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지. 자기 살아보겠다고 선수들의 생명을 망쳐 놓는 그 많고 흔한 사례들. 멀리 볼 생각이 없고, 멀리 볼 능력도 없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팬덤이 많이 흩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크게 봤을 때는 어지간한 그룹들 보다 우위에 서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작년에 1위를 못했던 건, 그리고 이번에 1위를 했다는 건 역시 아직은 팬덤만 가지고는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인 거 같다.


3. 저번 주는 찜통 지옥 말고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지독한 날씨였는데 어제 오늘은 천국 같다. 햇빛은 쨍쨍, 바람은 슝슝, 하늘은 쾌청 게다가 습하지 않다. 물론 햇빛 아래를 걸어 다니면 힘들지만(한 여름이니까) 그래도 그늘에서 쉴 땐 휴식을 느낄 수 있다. 7, 8월 무더위가 이 정도면 되면 정말 좋을텐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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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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