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9

8월의 더위

나의 작은 장점 중 하나는 끝이 저기에 있다 혹은 언제 끝난다는 확신만 있다면 어떤 짜증나는 일이라도 그럭저럭 버틴다는 거다. 예컨대 군 생활은 오직 그거 덕분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보통 8월 15일 전후로 날씨가 꽤 드라마틱하게 변하면서 밤 바람에 냉기가 스며들고 사람이 살 만한 세상으로 바뀌는 데 올해 낮 더위는 그렇게 될 거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해서 나름 패닉에 빠져 있었는데... 요 며칠 잠잘 때 온도가 아주 미묘하지만 어제보다는 좀 낫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15일 전후로 꽤 살만 해 질 거 같다. 즉 이제 일주일, 길면 열흘 정도만 지나면 다시 올해 여름도 버티고 살아남은 게 되는 거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심리적 안정이 찾아온다.

와이지의 블랙핑크와 아이오아이가 음원을 발표했다. 음원 차트에서 블랙핑크는 예상대로 데뷔 1위를 달리고 있고 아이오아이도 2위로 선전하고 있다. 올림픽 때문에 음원 차트 실이용자 수가 좀 낮긴 하지만 그래도 장사는 역시 몰려서 하고 대결이 있어야 흥행이 되는 건 분명한 듯. 블핑은 붐바야는 그냥 그렇지만 휘파람은 꽤 들을 만 하다. 하지만 노래가 좀 더워... 아이오아이도 좀 더워... 작년에는 걸 그룹들이 여름 시즌 송 대전을 벌이더니 올해는 올림픽 때문인지 아무도 안 내놓네. 오마이걸의 내 얘길 들어봐 아잉~이 있긴 하지만 좀 약하다.

뭐 올해 들어서 걸 그룹 음원이야 체크 정도 선에서 유지하고 있고... 최근 많이 듣고 있는 건 레게다. 올드 레게, 클래식 레게. 그 전에는 덥 종류를 계속 들었는데.. 이것도 사실 레게의 자식들이긴 하지만.. 요새 음악, 즉 컴퓨터 베이스드 덥을 들은 거였고.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뭔 수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더 더운 곳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요새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를 읽고 있는데 어제 덥에 대해 나오는 유명한 구절 부분을 읽었다.

어쨌든 당장의 가장 큰 문제는 피곤함이다. 더워서 잠을 거의 못 자고 있고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 가지 일들이 영혼을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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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음색,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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