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갔다. 이상하게 정신이 산만하다. 여하튼 여러가지 문제로 스트레스가 만땅이다. 강아지도 거주지 변경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지 예전에 집 나갔다가 잡혀왔을 때랑 비슷한 형국이다. 계속 어두운 곳을 찾아 잠만 잔다. 따라해 봤는데 확실히 그러는 게 편하긴 하다. 쌓여있는 일더미들을 간단히 현실 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뭐 그렇다. 인터넷이 빨라졌는데 어차피 예전 속도도 컴퓨터가 못 따라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다. 덜덜덜 춥던게 약간 나아진 건 괜찮다.
20140224
20140214
잡담
맛있는 걸 물론 좋아하긴 하지만 평상시 음식에 있어서는 지극히 둔감한 편이다. 사실 알아서 주는 급식이 제일 좋다. 만약 국가나 시에서 급식점을 운영한다면 한달치 정기권을 끊어놓고 먹게 되지 않을까 싶다(물론 너무 형편없으면 가차없이 발을 끊겠지만).
못먹는 음식들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많진 않다), 그리고 같은 메뉴를 두 번 연속 먹는 건 잘 못하지만(이건 정말 못한다) 먹는 거에 있어서 이러저러한 곳에 가야 한다, 어떤 건 안된다 하는 건 거의 없다. 여튼 이렇게 먹다가 가끔 맛있는 거 먹으면 더 맛있고 즐겁고 좋음.
오무라이스 잼잼 보다가 라면 레시피가 나오길래 심심해서 나도 써본다. 사실 라면은 뭐가 어쨌든 남이 끓여주는 게 제일 맛있고, 남 끓여줄 때가 제일 즐겁긴 하다.
기본적으로 물의 양은 대충이다. 어쩌다 정확히 재서 넣기도 하는데 보통은 대충. 물은 생수보다는 수도물을 사용한다. 예전에 홍차는 생수를 사용하면 더 맛없다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이유들이 지금은 생각 안나지만 당시엔 올커니 그렇구나 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 끓이는 조리에서는 수도물을 쓴다.
스프를 먼저 넣어서 끓는 점을 높이거나 하는 일 없이 물이 완전히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그때 보통 파를 썬다. 이것도 경험에 기반하고 있는데 중학교 때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라면이나 먹을까 하면서 무슨 농담을 주고 받다가 자꾸 그러면 라면에 파도 안 넣어준다 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까지 라면에 파를 넣어본 적도 없고 넣을 생각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말이 약간 충격이었고 - 기본적으로 넣어 먹는 거라는 뜻이니까 - 그 이후로 넣어 먹는다. 물론 더 맛있기도 하다.
분식집 라면을 먹다보면 당근, 양파 등 다양한 것들이 들어있는데 그런 건 넣지 않는다. 양송이 버섯을 좋아하는데 그걸 넣는 경우에도 구워서 다 만든 라면 위에 올려 놓는다.
여튼 이러다가 물이 팔팔 끓으면 파와 라면, 스프(조리법에 다 끓고 넣으라는 것들이 있는데 시키는 대로 한다)를 넣는다. 배가 고프면 떡을 넣는다.
라면이 끓는 동안 접시에 계란을 깨 넣는다. 노른자는 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반숙을 싫어하고 노른자가 라면 국물에 미치는 영향도 좋아하지 않는다(무슨 라면을 사도 똑같은 맛이 난다). 그래서 노른자를 숟가락으로 떠서 끓고 있는 면(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보통 네모난 모양 그대로 끓고 있다) 아래에 집어 넣는다. 그리고 흰자는 대충 물 쪽에 붓는다. 너구리를 포함한 우동류, 칼국수류 라면에는 계란을 넣지 않는다. 비빔면류는 물론이고.
여튼 이렇게 하면 노른자는 노른자대로 흰자는 흰자대로 익어서, 노른자는 노른자 맛이 나고 흰자는 흰자 맛이 난다.
노른자가 다 익었다 싶을 때 불을 끄면 완성~
위에서 말한 대로 심심하면 양송이 버섯이나 스팸을 구워서 올린다. 어디까지나 심심하고 재료가 있을 때 이야기라 그런 경우는 대략 1년에 한두번 정도 밖에 없다.
집에서 라면 끓여먹을 땐 어지간하면 밥을 말아먹지 않고 국물도 거의 먹지 않는다. 맛없기 때문이다. 라면 국물이 맛있으려면 대형 솥에 센불로 끓여야 되는 듯 하다. 자주 먹는 라면집이 있는데 거기선 항상 밥도 말아 먹는다. 그리고 어디서건 다른 사람이 라면을 끓일 때는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 내가 끓이는데 누가 간섭하면 하라는 대로 한다. 뭘 어떻게 해도 보통은 맛있는게 라면이다. 냠냠냠.
20140211
사우나
할 일 중에 하나를 대충 끝마쳤는데, 뭘 좀 더 할까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귀찮아져서 사우나에 갔다. 거대한 찜질방이 있는 곳인데 찜질방은 여태 가본 적이 없다.
뜨거운 물에도 좀 들어가 있고, 습식 찜질방에도 좀 들어가 있고, 수압 허리 마사지도 잠깐 해보고 하며 어슬렁 거리다가 대기실에서 멍하니 티브이를 봤다. 티브이에서는 국제 결혼에 대한 아침 방송 분위기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고 유심히 보던 사람들 중 몇은 연소득 천오백만원은 있어야 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자 뭐라고 논평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저번에 주말에 갔을 때는 아빠-아들 조합이 천지라 난감했는데(대책없이 뛰어다닌다) 이상한 시간대에 갔더니 역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나와서 떡볶이를 먹었다. 튀김을 낱개로 팔지 않아 할 수 없이 떡볶이에 어묵 2개를 먹었다. 혼자서는 삼천오백원을 넘지 않는 조합을 추구한다. 손님이 몇 있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난데없이 서비스라며 김말이 튀김을 하나 떡볶이에 넣어 줬다. 나만. 이게 뭐지 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먹었다. 하지만 난 튀김을 떡볶이에 넣어 먹지 않고, 김말이도 좋아하지 않는다. '제어할 수 없는 상황'과 '그것의 타개'에 대해 잠시 생각했지만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 두고 맛있게 먹었다. 막 튀겨서 뜨거운 게 나쁘지 않았다.
떡볶이집 아주머니는 뒤에 앉아있던 손님에게 아들 이야기를 했는데 아들이 군대에서도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고 했단다. 립서비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지만 물론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조금 있다가는 그린 컬러의 두꺼운 피코트를 입은 백인 아저씨가 들어와 떡볶이를 주문했다. 며칠 전에는 육개장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흑인 아저씨를 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별일이 아니라지만 비아시아인이 매운 분식류를 먹는 모습은 여전히 낯설다. 떡국이나 불고기를 먹는 모습과는 뭔가 다르다. 뭐 상관없겠지만. 맛있게 드세요.
20140210
2월의 1/3이 지났다
1. 어제 새벽에는 눈이 펑펑 내렸다. 꽤 쌓였는데 날이 따뜻해서 해가 뜨고 나니 거의 다 녹아 사라졌다. 동해안 쪽은 난리인가 보다.
2. 디즈니 만화를 잘 못보는데 - 극장판 영화의 경우 무사히 끝까지 다 본 건 하나도 없다, 이제는 시도하지 않는다 - 엘사가 렛잇고 노래 부르는 비디오를 어제 봤다. 입하고 소리가 맞는 게 좀 신기했고, 특유의 징그러움이 여전히 드리워져 있는 것도 신기했다.
3. 버튼을 유도하는 것, 혹은 그러는 장면을 목격하는 건 재미있는 일인데 거기에 지나친 억지와 무리가 따르면 역시 차게 식는다. 부비 트랩의 매력은 그 정교함과 철저함에 있다. 교육 받으면서 해체할 때 공포탄이어도 두근두근 거리는데 갑자기 생각나네. 여하튼 그런게 꽤 한심한데 그런 관계도 없는 일에 내가 왜 한심해 하는 지 모르겠는게 문제다. 푸쉬 더 버튼은 그런 것인가.
4. 올해의 스포츠 분야 목표는 클라이밍 기초 완성인데 인공 암벽장 개장이 4월이다. 왜 이렇게 한참 있다가 하는 거야. 그리고 왜 집 근처에는 없는 거야.
이런 운세라고 한다
을일생(乙日生) 남자들은 낭만적인 연애를 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이 있어도 드러내 놓고 프로포즈를 하거나 애정표시를 하는 일은 없습니다. 과감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생각만 하다가 구혼 구애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여성들이 보았을 때는 그다지 호감가는 남성상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큰 모험을 좋아하지 않고 알뜰하며 가정에 충실한 남편을 원하는 여성이라면 을일생의 남성이 최상의 배우자감이 될 것입니다.
하룻밤의 술값으로 한 달치 생활비를 날린다든가 자신의 사회활동을 위해 가족들을 희생시키는 일은 절대하지 않습니다. 현실에 순응하고 투기나 적극적인 변화를 싫어하므로 큰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가족끼리 단란 하고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재산은 착실히 저축하며 살게 됩니다. 을일생은 남녀를 막론하고 지조가 있고, 조금은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연애를 해도 오직 한 사람을 만나고 결혼하면 여자는 일부종사하고 남자들은 조강지처에게만 충실한 그런 애정을 나타냅니다.
20140203
201401 설악양구
설악산은 나랑 별로 친하지가 않다. 몇 번 도전했는데 그때마다 폭설과 입산금지 등등만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겨울에만 간 내 잘못도 있긴 하다. 하지만 겨울 말고는 등산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결국 케이블카를 향했다. 저번에는 케이블카도 하도 사람이 많아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비 - 혹은 얼음이 꽤 내려서 그랬는지 1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됐다.
한 번에 50명씩 태우고 5분에 한 대 씩 올라간다. 1킬로미터 정도 가는데 고저차는 그렇게 높지 않다. 올라가는데 5분 걸린다. 따져보면 수송인원이 생각보다 꽤 많다.
내려서 권금성까지 5분 정도. 바람이 안 불어서 춥진 않았다.
위로 올라오는 케이블카.
여행 로그는 뭐. 쓸데없는 짓 같아 사진만 모아놓고 이젠 집착 안 할라고.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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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 만에 영화 칼리골라(1979, 예전엔 칼리귤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검색해 보니 요새는 칼리골라라고 하는 듯... 이태리 제목은 Caligola, 영어 제목은 Caligula다)를 봤다. 봐야지 하고 찾아본 건 아니고 유튜브 뒤적거리는 데 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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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저 10도, 최고 20도라고 해서 살짝 긴장했는데(하루에 10도씩 떨어지고 있다) 낮의 햇빛은 여전히 따가웠다. 뜨겁다기 보다는 따갑다가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2. 에이프릴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곽튜브에 대한 비난은 정도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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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 연휴다. 도서관 근처 식당도 하지 않아서 그냥 토, 일 이틀 집에 있었다. 금요일에는 서피스 구경을 해볼까 하고 더 현대에 갔는데 쉬는 날이라고 해서 약간 당황. 다른 현대는 토, 일 쉬는데 여의도만 금, 토 쉰다고 한다. 뭐하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