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9

혼잡 부담금 징수

서울시에서 시내 교통에 혼잡을 유발하는 몇몇 대형 업소를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 4000원 정도의 부담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당히 전향적인 정책이긴 한데, 우리나라는 자동차 사용자들의 권리 의식이 매우 높은 편이고 이에 비해 보행자들의 권리 의식은 매우 낮은 편이라 반대가 심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권리 의식이라는 말은 정책에 대한 반발의 정도를 말한다.

나같은 경우는 육교, 지하도는 존재 자체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을 하는 편인데 (돌아가려면 차나 돌아가지 사람이 왜 돌아가냐) 불편해 하면서도 딱히 반발이 많지는 않은게 참 이상하다. 하긴, 육교는 좀 없어졌다.

기본적으로 시내에 차가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기 오염에 민감한 편인데다가, 석유 값도 천정 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는 현실에서 자동차 운행량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정책에 찬성하고 있다. 정책이 얼만큼의 차량 통행을 줄일지의 실현 가능성이 문제긴 한데 4000원은 좀 애매하긴 하다.

얼마전에 뉴욕 타임즈를 뒤적이다가 미국에서도 요새 기름값이 하도 올라 대중 교통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그나마 뉴욕이나 보스톤같은 대중 교통 체계가 마련되어 있는 곳은 아직은 괜찮은데 서부와 남부의 driving 중심의 도시에서는 상당히 골치아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이 정책이 시행되기 위해선 선결되어야할 보완적인 문제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정책이 공청회 없이 결정되고, 일단 내지르기만 하고 보완책들이 없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버리는 듯 싶다. 아마도 빨랑 빨랑 해야되~ 라는 강박관념 때문이 아닌가 싶다.

생각나는데로 말하자면 우선 아이를 데려와야할 부모 문제. 우리나라의 보육 시설 체계가 그다지 훌륭하지 않고, 미취학 아동들이 있는 부모의 경우 집에다 홀로 내던져놓고 갈 수는 없는 일이고 복잡한 시내 대중 교통 상황상 아이와 함께 움직이는게 쉽지가 않다.

근본적으로는 국가의 유아 보육 체계를 개선시켜나가는게 중요하겠지만 그게 당장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게 중요할 듯 싶다. 어린이 놀이방을 강제적으로 운용하게 한다든가, 아이가 있는 경우는 면제해 준다든가 하는 방안은 필요할 거 같다.

이는 장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하도 아무 차에나 장애인 스티커 붙이고 다니는 인간들이 많아서 그 정책의 실효성 확보도 중요한 일일게다.

이런 것들은 보면 사실 백화점 셔틀 버스의 부활도 생각할 만하다. 예전에는 서울의 버스 업체가 완전 사영이라 그 압력으로 백화점 셔틀 버스가 사라졌지만, 버스 전용 차선제 생기면서 시에서 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준 공영으로 운영되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백화점에서야 손님 늘리려면 알아서 버스는 굴릴테니, 이왕이면 사용하는 버스를 천연가스로 강제한다든가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을거 같다. 미국과는 다르게 여기는 상당히 밀집된 도시라는걸 염두에 두어야한다.


사실 좀 더 넓히면 자동차나 기름에 붙는 세금도 덴마크나 벨기에 수준으로 더 올렸으면 하고, 배기량에 따른 누진세도 적용했으면 하고 바라기는 한다. 이럴 경우엔 자동차를 이용해 생계 활동을 하는 사람이 문제가 된다. 이걸 해결하려면 등록제, 허가제 등을 통한 면세나 감세같은 여러 방법이 있을텐데 이것도 저렴하게 해놓고 관리 소홀하면 역시나 사기치는 사람들이 잔뜩 생기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걷은 세금으로 자전거 도로나 보행자 통로도 좀 잘 만들면 좋은데 경쟁력 운운하며 도로 만드는데만 돈을 쏟아붓고 있는것도 안타깝다. 여행 나가서 지방 돌아다니다보면 요새는 황당할 정도로 도로를 잔뜩 만들어놨다. 몇대 다니지도 않는 길을 구불 거린다고 길 펴서 하나 만들고, 길 폈는데 좁다고 또 만들고... 경북 산길에 만들어진 새 지방도를 두시간정도 달리면서 건너편에서 오는 차 딱 두대 본적도 있다.

운송업 종사자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현실을 생각하면 이런건 통으로 국가나 지방 정부에서 아예 운송 공기업 같은걸 만들어서 운영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면 운송료 가격이 오를테고 (저가로 때려치는게 힘들어지니까) 대번 대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느니 하는 소리가 나오니까 어렵긴 하다.

하여간 이 나라는 제값 내는걸 과다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사업자들이 참 많고, 정부는 사람들이 잘 살도록 노력하는것보다 GDP 순위 한칸 올라가는걸 더 좋아하니 그것 참. 잘 모르겠다.

이와 더불어 오토매틱 - 매뉴얼 차량 문제도 관심이 많은데, 알다시피 오토매틱이 기름도 20%가량 더 쓰고 그러므로 매연도 20%가량이 더 나온다. 즉 지금 거리의 오토매틱 차량만 다 매뉴얼로 바꿔도 공기가 20%정도는 깨끗해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홍보계획은 없나 싶다.

어쨋든 결론은, 기름 사용량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매연 줄이는 것도 중요한데, 그렇다면 차 안타고도 잘 지낼 수 있게 만드는데도 방점을 좀 많이 두십사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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