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31

벳키가 잘 됐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건 사실 이글루스 쪽이 좀 더 어울리기는 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또 완전 허튼 소리를 할 거면 여기에 쓰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이글루스 스킨 바꾼 다음에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미묘하게 있는 점도 있고.

어쨋든 연예인들 중에 개인적으로 왠지 잘 됐으면(성공이라기 보다 좋은 사람 만나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정도) 좋겠다하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런거 시리즈로 만들면 몇 달은 우려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 (-_-) 당연히 내가 편안해하고, 마음에 들어하는 인상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 중에 하나가 벳키다.

일본 버라이어티를 요새는 거의 안 보니까 벳키본 지도 꽤 오래됐는데, 오늘 문득 오래간 만에 우타방이나 한 편 봐볼까 싶어 뒤적거리다 생각났다. 2월 23일 방송한 벳키와 개그맨인 하지메가 양가 어머님까지 모셔다 선보는 내용.

[우타방]20100223벳키,폴인러브하지메,콘도마사히코.avi_001069891

왼쪽이 하지메, 오른쪽이 벳키, 인사가 끝나고 스튜디오 뒤쪽에 마련된 정원에서 데이트 중. "나중에 두 사람은 분명히 이야기 할거야... 첫 데이트는 우타방이었다라고"라는 자막이 꽤 좋았다. ^^

벳키도 분명 하지메가 여자 친구가 있다는걸 알고 있을텐데 풋풋한 느낌을 잘 전달해 주는게 꽤 재밌었다. 예전에 도모토 쯔요시가 하던 쇼지키 신도이에 나왔을 때도(도모토 쯔요시도 잘 됐으면 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인데, 딱히 응원 따위 없이 가만 둬도 워낙 잘 되는 사람이라-) 비슷한 느낌을 폴폴 풍기고 있었다.

특유의 텐션 높음도 그렇지만, 거기에 애같은 면모와 소녀같은 감성도 잘 섞여있는, 여튼 보고 있으면 밝아서 즐겁다. 다만 가수인데 노래는 그냥...

새 노래가 나왔나보다. 컨셉이 청춘이라기 보다는, 살짝 더 어린 상큼한 느낌이다.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단순한 내용이지만 살다 보면 그런게 더 와닿는 날도 있는 법이지.

 

스키다카라(좋아하니까)

너의 걷는 속도가 빠른 건 기분 탓일까?
손을 뻗어도 닿지않아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쁜 일이야

다시 나 자신을 타일러 마음 눈물 혼자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너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져
그것이 좋아한다는 증거야

정말로 좋아하니까..그러니까
네가 알아차린다면 너에게 부딪혀보고 싶어져

자기도 알 수 없게 되버려
정말로 좋아하면서..하면서..
하면서...


한 번 더 만나고 싶어

20100330

가지고 있는 의문점

1. 여러가지 정신 질환이 있다. 조울증, 우울증을 비롯해 정신 지체, 과대 망상, 정신 분열 등등등.

2. 이들 중 어떤 사람은 치료를 받고 있거나, 정도가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정도가 심해지고,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해 식견이 부족하지만 병에 걸려있다는 자기 인식이 불가능하다는 세간의 소문에 따르자면 병이 있다는 인식을 못하거나, (타인이) 인식할 기회조차 없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3. 어쨋든 세상에 존재하고, 또 목격되기도 한다.

4. 몇 달 전 지하철에 올라타자마자 목격한 모습은 다음과 같다. 당시 나의 판단은 배제하고 팩트들만 나열.

a) 어떤 여자(F)가 바닥에 누워서 소리를 치고 있었고, 어떤 남자(M)가 입을 막은채 위에서 누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쳐다보고 있지만 가만히 있었다.

b) 지하철 맨 앞칸 이었는데 기관사 분이 문을 열고 나와 "지금 뭐하는 거에요!"라고 소리를 질렀고, M는 F의 입을 막은 채 "제 여자친구에요!"라고 답했다. 기관사 분은 잠깐 쳐다보더니 다시 운전을 하러 갔다.

c) 그 사이 F가 빠져나와 웃으면서 달려갔고, M은 선반 위에 놓여있던 가방을 들고 쫓아갔다. F는 계속 M을 놀리듯 도망쳤는데 그러면서 다른 여자 승객의 묶인 머리를 잡아 당겼다.

d) F는 결국 다른 칸으로 도망, M 계속 쫓아감.

5. 우선 a)에서 아니 무슨 일이지? 왜 가만히들 있는거지? 잠깐 뭔가 이상하다 등의 생각이 거의 찰나에 발생했다. 일단 보이는 장면은 M이 F를 괴롭히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대개는 뭔가 이상하다는걸 직감적으로 알아챌 수 있다.

물론 매우 멀쩡해 보여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b)는 이 글의 주제와 다르지만 조금 이상한 부분이다. 굉장히 소란스럽고, 누군가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기관사는 공익 요원 등 역무원을 부르지 않고 그냥 출발시켰다.

c)에서 상황이 보다 확실해 진다. F는 뭔가 정신병에 걸려있다. M의 경우도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주어진 상황만 가지고는 확신하기 어렵다.

d)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정거장 뒤에 멈춘 역 플랫폼에서 약간의 소란이 들려왔다.

6. 자, 정신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피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격리가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테고, 격리가 나은 경우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걸 전혀 (주변에서 조차)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 나라 사회 안전망이라는게 굉장히 허접하기 때문에 치료의 기회를 아무나 가질 수 있는게 아니다. 상처가 나서 소독약을 발라주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결국 살면서 이들과 마주치게 된다.

7.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설득, 타이름이나 설득 같은건 아마 통하지 않을 것이다. 5번 사례에서 c)를 목격하며 생각난 것은 F가 그 상황을 숨바꼭질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우 재미있어 하고 있었고, 즐기고 있었다.

그렇다고 강압, 폭력도 통하지 않는다. 강압은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거니와, 어차피 말귀가 통할 리도 없다. 폭력은 불법이다.

7-1. 첨언해 만약 위 5번 사례에서 피해를 받은 사람(머리를 잡아당기는 모습만 목격했지만 나중에 보니 할머니 한 분의 안경이 부러졌고, 큰 피해는 아니지만 다친 사람이 조금 있었다)이 M과 F를 붙잡아 소송을 제기한다면 보호자인 M가 책임지게 된다. 기관사의 소속인 지하철 공사의 책임도 있을 듯.

물론 가정했던 바와 같이 M 역시 한정치산자라면 책임을 물을 만한 사람은 지하철공사 밖에 없다. 안경이 부러진 할머니는 어찌할 바를 모를 수 밖에 없을 듯.

8. 그렇다면 회피가 옳은 방법인가. 결국 모두들 눈치채면 피하는 방법 밖에 없는 건가? 이런 사람들과의 대화는 아마도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에 의해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나 같은 문외한이 어설프게 대처하면 더 복잡해진다.

가끔 인터넷 게시판에 (악플이 아닌) 저런 류의 댓글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분노, 황당, 설마? 정도로 마무리 되게 된다. 어차피 누구도 대화가 불가능하니 그럴 수 밖에 없을 듯하다.

9.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20100324

선거라는 의사결정 행위

지방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면서 또 예의 그 논의 - 전략적 투표, 최악을 제거하는 투표가 옳은가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게 옳은가 - 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논쟁은 예전 노태우 선거때 부터 끊이질 않는 문제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만 있는 특별한 논쟁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논쟁은 있다.

사실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면 이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권에 대항하는 여러 후보들이 단일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서로 추구하는 바, 상정하고 있는 미래에 대한 애티튜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무척이나 크고, 사실 정당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나라당이 절대 배제되어야 할 곳이고 민주당, 민노당, 진보 신당 등은 그래도 엇비슷한 편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한나라나 민주당이나 둘다 배제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요는 사람마다 그어놓은 선의 위치가 다르고, 그러므로 최선이니 차악이니 하는 솔루션 자체도 다르다. 또한 이로 인해 후보 단일화같은 전략적 절차도 어려운 문제가 된다.

집권 여당이 결선 투표제 도입을 안하는 건 당연하다. 결선 투표제는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후보 단일화를 제도화 시켜준다. 그러므로 집권당에게는 거의 아무런 이득도 없다. 이건 의회 구성원 비율이 특수한 상황에서 실현될 수 있는 법안이다.

 

어쨋든 전략적 투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투표는 최악을 제거하고 차악을 선택하는 행위 같은게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한다. 어차피 투표라는건 직접 민주주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임의적으로 만들어낸 절차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정략을 배제한 채 각자 원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행위는 직접 민주제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내가 직접 할 수 없으니, 가장 의견이 가까운 사람에게 사심없이 투표하는게 사실 정답이다. 그리고 그 투표 결과는 그런 민의를 여과없이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견해에는 문제가 있다. 우선 대의 민주주의의 투표 제도라는게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이건 엄연히 대안, 그것도 좀 많이 부족하지만 이것보다 나은 방법을 찾을 수가 없어서 상정되어 있는 방법에 불과하다.

그리고 또한 투표라는 행위는 자체가 전략적이다. 어떤 사람은 최선을 뽑고자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최악을 배제시키고자 한다. 둘 다 비슷한 무게의 함의를 가지고 있는 정치적 결정이다.

어차피 투표라는 단순한 행위가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견해를 포섭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어떤 애티튜드를 취할 지를 정해야 하고, 그 결과로 전략이 개입될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투표를 하지 않는 행위의 정당성도 확보될 수 있다. 사실 이게 문제인데 - 無는 pros나 cons와는 아주 다른 파생들을 만들어낸다 -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투표 의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이 모든 건 투표 제도, 더 넓게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점이다. 인터넷의 발달이 이 문제들을 커버할 어떤 대안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