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5

생활의 상식

변비에 좋은 음식. 구체적인 상표명은 생략.

 

제품 : 우주벌레에서 파는 카페 라떼, 김밥헤븐에서 파는 물냉면.

효과 : 위와 장을 초기화시킴.

주의 :

1) 우주벌레의 경우 모든 매장이 동일하진 않음. 매장보다 시간대별 차이가 더 큰 듯(밤늦은 시간 아주 좋다). 김밥헤븐의 경우 육수를 다 마시면 더욱 효과적.

2)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 전에 음용하지 말 것. 특히 고속버스의 경우 매우 위험하다.

20110104

소소한 일들

극히 소소한 몇 가지 일들이 뭉기적거리는 사이에 쌓이고 있다. 근황과 정리를 겸해서 나열.


1. 케이블 TV와 인터넷 요금은 자동이체로 해놓고 가만히 두면 어느새 가격이 올라있다. 작년에도 덕분에 전화걸어서 환불받고 그랬는데 문득 생각나 살펴보니 또 7,000원이 오른 채 5개월째 납부되고 있다. 인터넷은 다행히 이상없음.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6개월 사용 후 인상, 6개월 이후 또 인상되는 걸로 작년에 내가 약속을 했다고. 그런 약속을 내가 하겠냐... -_- 어쨋든 해지하면 어떻게 되냐니까 3년 약정에 1년 남았지만 위약금도 안받겠다고. 내가 이 회사에 좀 밉보인 상태인 건가.

손님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니 해지하고 다른 곳에 가입하는 건 일단 정해진 수순같다. 어쨋든 녹취나 서류는 없다 하고, 내가 구두 약속을 했다는데 기억에 전혀 없다(혹시 몰라서 그때 전화하면서 해 놓은 메모를 지금도 가지고 있다, 부정확할 수 있겠지만 집요해야 해 이런 건).

2008년 2월 계약할 때 추후 인상 없다고 약속 받아놓은게 있으니 방통위나 소보위 같은데 신고해 볼까 생각 중이다. 이 회사의 운영 방침에 문제가 좀 있다 아무리 봐도.


2. 부모님 여행 예약을 했는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 연락이 없다... 왜 다들 이러는 거야.


3. KT 쇼 전화기 사용할 때 가입하는 쇼킹 옥션 제휴팩을 나름 잘 써왔는데 올해 사라진다고 한다. 알아서 해지 안하면 1월 15일 자로 자동 해지된다고. 뒤적거려봤더니 올레 클럽인가 말고 마땅히 할 게 없다.

KT 오래 사용했다고 블랙 수트 회원인가 뭔가라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쇼트 사이즈 네 잔 준단다. 혼자 커피 안 마실라고 결심했는데 KT가 방해한다. 영화도 몇 편 볼 수 있다는 거 같다.

참고로 멤버십 포인트가 많이 있다면 다 쓰고 올레 클럽으로 전향하는게 낫다고 한다. 작년까지는 올레 클럽 포인트에 합해 줬는데 이제 그냥 사라진단다. 뭔가 그러면 안될 거 같은데.


4. 며칠 전부터 군만두가 너무 먹고 싶다. ㅠㅠ 튀긴 만두 말고 군만두. 한쪽만 까맣게 그을은 군만두. 일본식 군만두. 이태원 자니 덤플링 가고 싶은데 거기 가면 마파 두부도 먹어야 되기 때문에 혼자 갈 수가 없다.

타코벨도 타코가 너무 먹고 싶어 이렇게 저렇게 같이 갈 사람 찾다가, 약속 다 취소되고 결국 혼자 갔는데 이게 배가 부른 것도 아니고, 안 부른 것도 아니고 애매하기 그지없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타코벨은 완벽한 정크 푸드, 입맛에 딱 맞다. ^^ 동반 원정대 모집중.


5. 컴퓨터 액땜 사건(관련 링크 http://macrostar.tistory.com/242)을 겪고 마음이 심난해져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 정말 다 집어치우고 넷북이라도 사야 하는 건가.

20110103

관념의 태양

1. 승부역에 갔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가보고 싶었고, 예상대로 아무 것도 없었다.

IMG_0517

그 어둠 속에서 본 것은 산처럼 쌓인 눈, 미치도록 많은 별, 지나가는 화물열차, 택시를 타고 와 역으로 가시던 두 할머니, 화장실 불 켜는 스위치 위치를 알려준 역무원.

여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고, 조만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2. 삼척을 돌아다니다 찜질방을 찾아갔다. 사람은 무척이나 많았다. 연말 가요 방송이 나오던 티브이에서 2011년을 알리는 카운트 다운을 했고, 스파빌이라 적혀있는 아래 위 세트 옷을 입은 사람들 중 몇 명은 박수를 쳤고, 몇 명은 옆에 있는 사람들과 새해 인사를 했다.

불이 꺼지고, 티브이의 볼륨이 줄어들고 어수선함 속에서 잠을 들기 위해 뒤척였지만 영 잠이 오지 않았다. 옆에선 천안에서 왔다는 어린 학생 커플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사방에서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이나 되어 찾아온 몇 명은 빈 자리를 찾느라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한시간 쯤 눈을 붙이다가 분주한 소리에 다섯 시에 눈을 떴다. 벌써 많은 자리가 비워졌다. 불과 한시간 전의 광경과 너무나 다르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며 우리도 일출이나 봐보자 하며 목욕탕으로 갔다.

목욕탕 대기실은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과 부모님 손에 이끌려 와 얼굴이 팅팅 부어있는 아이들로 만원이었다. 몸을 씻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목욕탕 관리인 아저씨가 사람들에게 지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불현듯 작년 같은 날 속초에 퍼부어대는 눈 속에 갇혀,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뭐가 어찌되었든 남쪽으로 내빼기로 했다. 여행은 해프닝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또 여기에 갇힐 수는 없다.

바로 옷을 챙겨입고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은 산처럼 내려 쌓이기 시작했고, 어둠 속에선 바로 다른 차들의 형체도 보이지 않았다. 간간히 보이는 앞 차의 브레이크 등을 바라보며 계속 남쪽으로 내려갔다.

IMG_0525

출발한 시간은 6시, 인터넷으로 확인한 울진의 일출 시간은 7시 38분. 아이폰으로 확인한 위성 사진으로는 포항 쯤까지 내려가면 그래도 볼 수 있을 듯 했지만, 결국 시간상 포기하고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7시 35분 이전에 도착 가능한 가장 아래,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있는 고래불 해수욕장으로 내달렸다.


IMG_0536

고래불 해수욕장에는 7시 32분에 도착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지만 아무리 관념의 태양이라도 차 안에서 맞이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평소엔 별 생각이 없다가도, 이왕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리 집착하게 된다.

경북 경계를 내려서며 여기엔 아직 눈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지만, 동해 수평선 방향은 구름이 잔뜩 있었다. 영하 2도 밖에 안되었지만(전날 서울은 영하 10도, 승부는 영하 15도였다) 온 몸이 얼어붙을 듯 추웠다. 의외로 고래불 해수욕장 같은 곳에도 사람들이 꽤 나와있었다. 7시 38분이 되었고, 아마도 떠오르고 있을 해를 생각했다.

2011년이다. 보고 싶지 않았던 한 해가 시작하고 있다.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