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한파, 뻐근, 의도

1. 1월 중순 넘어서면서 한파가 찾아왔다. 캄차카 반도를 눈으로 덮었던 그 추위라는 데 서울은 쨍하니 추운 전형적인 한국 겨울 날씨다. 호남, 제주 쪽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것 같다. 문제는 이 추위가 꽤 길어서 월요일 쯤 시작되었는데 다음주 수요일까지 최저 기온 영하 10도 이하로 계속 되다가 잠깐 영하 7도 쯤으로 올라가고, 그 이후 다시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 2주 예보에 영하 10도가 아닌 날이 하루 밖에 없다. 

찾아보니까 1월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게 2025년에는 3일 있었고 2024년에는 5일, 2023년에도 5일 있었다. 대신 2023년에는 영하 17도가 이틀 있었음. 올해 1월은 오늘이 21일인데 이미 6일째고 앞으로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더 있을 예정이다. 추운 1월이네. 보통 1월에 추우면 여름에 덥던데.


2. 수영 강습이 1단계 승급했다. 예고도 없이 승급하고 갑자기 운동량이 늘어버려서 지금 여기저기 뻐근하다. 분위기 살짝 보니까 지금까지는 발차기 너무 힘들어서 대충 차면서 어케저케 해 왔는데 기본 속도가 이제는 그걸로 안될 것 같다. 망했네. 오리발도 사야해서 짐이 너무 많아진다. 작년 1월에도 갑자기 강습 시작해서 수영 용품 사느라 부산했는데 뭐든 갑자기 닥친다.


3. 감기가 낫질 않는다. 아픈 건 아닌데 콧물이 멈추질 않아서 불편하다.


4. 예전에 도서관 옆에 연못이 하나 있었다. 바로 뒤 산에 사는 새와 고양이 등 동물들이 새벽에 거기서 물을 마셨다. 꽤 오랫동안 있었는데 어느날 연못을 없앴다. 갑자기 물이 사라졌고 동물들은 흩어졌다. 하지만 구석에 조그만 수도가가 하나 있고 거기서 물이 한 방울 씩 떨어지는데 보니까 직박구리 같은 새들이 스윽 와가지고 물을 받아 먹었다. 한파가 찾아오면서 다 얼어버려서 지금은 다른 데를 찾아갔을 것 같다.

아무튼 연못을 처음 만든 사람은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그는 산 아래 동물들의 생태계를 조성해준 신이었다. 그리고 연못을 없앤 사람은 역시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그는 산 아래 동물들의 생태계를 멸망시킨 신이었다. 그 아래 세균, 바이러스 세상은 말할 것도 없다. 물과 동식물의 부산물 속에서 세균과 바이러스 왕조가 들어서고, 권력 대립이 있고, 전쟁이 있고, 어떤 세력은 멸망하고, 다시 봉기하고, 평세균의 반란이나 하급 바이러스의 역습 같은 거대 서사가 쓰여지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다 멸망해 버렸겠지. 

아무튼 여기에는 딱히 의도가 없고 그저 다른 의도로 뭔가 만들고 없애는 동안 저절로 어떤 세상이 만들어졌다가 사라졌다.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많은 측면에서 세상이라는 게 결국은 이런 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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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뻐근, 의도

1. 1월 중순 넘어서면서 한파가 찾아왔다. 캄차카 반도를 눈으로 덮었던 그 추위라는 데 서울은 쨍하니 추운 전형적인 한국 겨울 날씨다. 호남, 제주 쪽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것 같다. 문제는 이 추위가 꽤 길어서 월요일 쯤 시작되었는데 다음주 수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