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9

시즌, 반대, 별로

1. 벚꽃 시즌이다. 작년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요새 벚꽃 시즌에는 비가 꽤 내린다. 오늘은 황사 미세먼지 비가 내릴 예정.


2. 다음 정권 때는 어쨌든 개헌 여부가 투표에 붙여질 거 같다. 이게 삼권 분립에 기반한 제도 민주주의의 딜레마? 문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 시민 입장에서는 독재,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설 여지만 없게 하고 삼권이 서로 잘 견제하게 만들어 놓기만 하면 권력 구조는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4년 중임이든 5년 단임이든 그게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관심이 갈 만한 부분은 기본권, 인권 보호, 소수자 보호 같은 부분이다. 

그렇지만 정치인 입장에서는 권력 구조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자신의 재임 기간에 개헌의 찬스가 온다면 이런 기회를 어떻게든 활용해 자기 자리의 입지를 넓히고 재선에 성공하는 데 사용할 거다. 또한 주변에서도 권력 구조를 이렇게 바꿔야 좋다, 저렇게 바꾸면 안된다 같은 이야기를 주로 할 거고 그런 걸 보면서 시민의 관심사는 권력 구조겠구나 하며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권이나 인권 보장 같은 부분은 끝도 없는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발을 디딜 이유가 없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헌법 개정이 상당히 어려운 우리 헌법의 구조 상 개헌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헌에 어떤 내용이 담기든 내용에 불만을 가득 가진 이들이 대거 형성될 테고 그렇다면 총대를 매고 밀어붙인 쪽은 다음 정권 유지가 불가능할 거다.  

아무튼 지금 대선 구도가 시민의 관심사와 정치인의 관심사 간의 괴리를 잘 보여준다. 계엄, 독재, 내란 이야기를 하면서 헌법의 권력 구조를 바꿔보려는데 다들 말이 제일 많다. 정말 그들만의 관심사다. 이러한 이유로 전자 쪽에 확고한 진전이 없다면 권력 구조 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하든 반대를 할 예정이다.


3.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2hollis다. 얼마 전에 star라는 새 앨범이 나왔는데 그것도 꽤 좋다. 다만 단점은 음악이 너무 짧다. 쇼츠와 릴스, 틱톡의 시대는 그게 별로임.


4. 관세 전쟁이 난리통이다. 트럼프는 밀어 붙이면 중국이 물러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지만 고난은 보통 독재 정권에 도움이 된다. 관세라는 거대한 외세의 압박에 다른 경제 실책들을 다 그 탓을 하면서 동시에 내부의 문제를 덮어버릴 수 있고, 선전과 선동에도 유리하다. 결정적으로 시민들이 힘들든 말든 버티라고 강제로 밀어 붙이는 게 가능하다. 이게 과연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20250407

논의, 저의, 운용

1.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에 불을 붙였다. 당연히 현재 시작된 대선 가도의 논외로 밀려 나 있는 정치인들과 국힘 의원들이 찬성을 하고 나선다. 살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먼 12.3 불법 계엄 관련 논의를 뒤로 밀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발의가 과연 헌법 수호, 나라 미래 걱정 때문인 건지 저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2. 개헌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약간 복잡한 심경이다. 일단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몇 명의 대통령이 탄핵된 이유는 자진해서 헌법을 어기고 제왕 행새를 했기 때문이다. 즉 국가 권력 체계의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한국의 대통령은 국회 해산권도 없다. 그렇지만 제왕 행새를 할 수 있다. 어디에서 문제가 온 건가 하면 제어 장치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5년 단임과 4년 중임이 충돌하는데 8년의 연속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연 8년 하는 게 답일까 하는 의문이 있다. 정책의 연속성은 통치를 잘 한 다음 정권의 재창출로 달성할 수 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제도로 문제없이 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유신헌법처럼 완벽하게 잘못되어 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예외만 제외하면 완전 잘못된 제도도 없다. 있는 걸 잘 고쳐가며 쓰는 게 훨씬 낫다. 뭐 좀 이상하면 제도를 바꾸자! 이런 것보다 고쳐서 계속 쓰다보면 운용의 노하우가 생겨난다. 중요한 건 이렇게 만들어진 경험, 노하우를 존중하는 일이다.   

헌법 재판소의 경우 이전에도 이야기했듯 헌법 수호라는 우리 역사의 특별한 케이스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몇몇의 경우 대법원과 일을 나눌 필요는 있을 거 같다.

나머지는 거의 법률로 통제할 수가 있는 범위들이다. 검찰을 기소청으로 바꾸거나, 검사나 법관의 자격 요건 같은 건 국회에서 다루면 된다. 

즉 권력 체계나 정부 조직에 관한 헌법적 규정은 거의 고칠 게 없다. 고친다면 기본권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다양성 존중과 차별 금지에 대한 내용을 헌법에 넣는 것 정도와 이를 포함해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 남용 등 위헌적 사항에 대한 절차와 경고를 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내각제, 책임총리제 개헌은 반대한다. 우리의 국회는, 특히 우파의 국회는 토호와 이권 집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들이 자리를 계속 보존하는 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250404

이후, 행보, 추위

1. 개인, 사회, 인류의 역사에 있어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처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향, 불확실성 이후를 잘 통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둘 다 비슷하게 중요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대체로 불확실성 이후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지만 개인은 몰라도 사회나 역사의 경우 아주 작은 요소들이 궁극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처음 주목을 끈 여론의 향방, 작은 사건들, 자잘하게 튀어나오는 팩트들이 이런 방향을 결정한다. 물론 6월 항쟁 이후 군사 쿠테타가 난 것처럼 이런 불확실성을 이용한 도발도 존재한다. 아무튼 주의해야 할 건 중대한 결정보다 그 이후의 움직임이 대체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거다.


2. 당분간의 역사는 오늘 판결 이후 꽤나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게 어떻게 될 지도 불확실성 속에 덮여있다. 


3. 그건 그렇고 독재를 하겠다는 데 찬성하는 우파, 관세 정책으로 물가가 오른다는 데 찬성하는 우파 이런 걸 보고 있으면 인류에게는 난 잘 모르겠고 그냥 마음 편하게 기대어 가련다는 DNA가 분명히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이 와중에 극우적 성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종교적인 면모는 보이지 않는 ㄱㅎㄱ의 행보가 꽤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4. 평영 발차기가 조금씩 되기 시작했는데 이에 비해 손동작이 엉망이고 손과 발이 합쳐지면 엉망진창이 된다. 다음 진도를 배우기 시작하면 앞에 배웠던 게 조금씩 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강습 체계가 꽤 잘 만들어진 거 같기도 하고.


5.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밥 먹자고 하면 밥을 먹어야만 되는 사람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런 거 같다.


6. 아침 저녁에는 춥고, 오후에는 덥고 히트텍이나 다운을 입자니 갑갑하고 얇게 입자니 바람이 너무 차갑고 오한이 생기는 거 같은 요즘 같은 날씨가 내가 매우 힘들어 하는 타입이다. 작년에는 히트텍을 대안으로 삼았는데 올해는 머플러를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20250401

판단, 미묘, 넘겨

1. 헌재가 대통령 탄핵 심판일을 공고했다. 4월 4일이다. 탄핵이라는 건 나라의 방향이 확정되는 중대사이고 현대사에 한 번 있으면 많은 정도일텐데 이런 중대한 갈림길이 툭하면 나오고 있다. 이 말은 사회가 향하는 방향에 대한 반동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런 반동은 대부분 구시대적 이권을 포기할 수 없어하는 이들에게서 온다. 그럴 때마다 이겨내야 우리는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2. 요새 자려고 누웠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평영 발차기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인 거 같다. 평영이 나아가는 원리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영법이고 그만큼 본능에 적합한 방식일텐데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다. 자유형도 그렇고 배영이나 평영도 일종의 생존 기술이고 이렇게 하면 되더라를 몸의 본능적 움직임에 기초해 터득해야 하는 걸텐데 본능적 움직임 능력이 감소된 현재 그런 건 이제 글렀고 머리로 이해를 한 다음 명령문 리스트를 짜놓고 하나씩 출력하며 플레이를 해야 그나마 작동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 않는 명령문의 미묘함을 캐치하지 못하고 허공에 발차기만 되풀이 하고 있는 거 같다.


3. 최근 세계의 모습을 보면 확실히 인간에게는 지구 정도 사이즈의 행성 운영 능력이 없는 거 같다. 이런 경우 예전에는 자신의 안식을 위해 종교를 찾았다. 지금은 이런 게 중세 시대처럼 잘 먹히지는 않을 거 같고 그렇다면 다음 대안이 뭘까 싶어지는 데 다른 지적 생명체의 진화를 기다리는 건 시간이 너무 걸린다. AI나 외계인 정도가 있을 거 같은데 외계인 쪽은 운에 맞기는 수 밖에 없고 예전에도 말했듯 어느날 하늘에 UFO가 나타난다면 거기에는 외계 생명체가 아니라 AI가 타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지가 아무리 잘나봤자 생존을 위해 진화를 거듭했다면 대부분의 유기물이 우리 정도 수준 이상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면 결국 우주의 운영은 AI가 하고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이야기를 살짝 다시 생각해 보면 수십 억 년 전에 출현한 유기물 외계 생명체도 결국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하고 멸망을 했을거고 그렇다면 우주 메인스트림의 운영자는, 그런게 원래는 없었다고 해도 지금의 가장 유력한 운영자는 AI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AI의 성능이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의 다른 동물들 생존을 위해서도 그들에게 넘겨주는 게 맞을 거 같다.


4. 어제는 매우 춥고 찬 바람도 꽤나 불었는데 살짝 얇게 입어서 고생을 했다. 그래서 오늘은 꽤 두껍게 입고 왔는데 이번엔 날이 좀 덥다. 답답하다. 물론 사실은 어제 정도로 추운데 꽤 두껍게 입은 덕분에 그걸 못 느끼는 걸 수도 있긴 하다. 아무튼 날씨에 맞춰 사는 선제적 대응이 계속 실패하고 있다. 환절기의 성공률은 원래 낮은 편이긴 하다. 이런 부침이 있지만 개나리, 매화, 목련 등이 피기 시작했다. 봄이다.



시즌, 반대, 별로

1. 벚꽃 시즌이다. 작년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요새 벚꽃 시즌에는 비가 꽤 내린다. 오늘은 황사 미세먼지 비가 내릴 예정. 2. 다음 정권 때는 어쨌든 개헌 여부가 투표에 붙여질 거 같다. 이게 삼권 분립에 기반한 제도 민주주의의 딜레마? 문제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