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가 아주 좋다. 일년 중 10월 언젠가와 함께 찾아오는 날씨가 좋은 시즌이지만 할 일이 많다. 트레킹이라도 다녀오고 싶은데.
2. 요즘에는 집에 들어가면 스포츠를 틀어놓는다. 보통은 야구, 가끔 축구, 주말에는 F1, 요즘에는 테니스. 롤랑 가로스 시즌이라 그렇다. 딱히 열심히 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대충 알게 되었다. F1은 생방송을 끝까지 보는 건 무리고 중간에 반드시 졸게 된다. 롤랑 가로스도 선수를 찾아서 보는 건 아니고 그냥 밤에 하고 있는 걸 본다. 며칠 전에는 오사카 나오미의 경기를 봤고 어제는 알카라스의 경기를 봤다.
오사카 나오미와 브론체티와의 1라운드 경기는 인상적이었는데 브론체티에게 기회가 오면서 긴장해 버렸는지 자멸해 버리고 말았다. 확실히 톱 랭크들의 가장 큰 특징은 평점심 관리인 거 같다. 하지만 뉴스를 보니 오사카 나오미는 2라운드에서 시비옹테크를 만났고 역전패를 당했다. 오래간 만의 복귀전이었지만 현 1위를 너무 빨리 만난 건 좀 아쉽긴 하겠다.
알카라스와 드 용과의 경기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드 용은 모르는 선수였는데 찾아보니까 2000년생 네덜란드 출신으로 ATP 100위권 대다. 1라운드에서 30위권 대인 잭 드레이퍼를 이겼는데 세계 3위의 벽이 높기는 했다. 그래도 꽤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고 역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순간도 있었지만 넘어가기는 어려웠다.
3. 이런 경기를 보다보면 모르는 것들이 많으니까 검색이나 경기 양상에 대해 여러 게시판을 찾아보게 된다. 예컨대 어딘가 팀의 감독이 경질되면 누가 괜찮다는 반응일까, FC 서울은 뭐가 문제일까, 한화는 뭐가 문제일까, 막스 베르스타펜은 왜 저렇게 잘하는 걸까 등등에 대한 의견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뮤니티 게시판은 가히 엉망진창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일단 광인의 비중이 높다. 일단 사회에는 일정 빈도의 광인이 있기 마련이고 인터넷 공간도 다를 게 없겠지만 실제에 비해 눈에 더 잘 띈다. 그리고 관심을 받기에 좋다. 지하철에서 소리를 지르면 사람들이 무시하든가 신고하겠지만 게시판에 글로 남겨져 있으면 누구라도 보게 되고 반응이 생긴다. 이렇게 딱 맞는 환경이니 악플, 마플, 어그로를 쉼 없이 하게 된다. 게다가 종종 발전형으로 돈도 벌 수 있게 된다. 광인들이 뭉치면 어떤 영향력이 생기는 지 탈덕수용소 같은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거 말고 스포츠 토토 혹은 그 비슷한 것들이 꽤 많은 거 같다. 실제로 돈을 걸었으니 반응이 더 극적이고 괴팍하다. 사실 여기에도 광인이 섞이기 좋다.
아무튼 그런 결과 게시판 쪽은 안 보는 게 낫긴 하다.
4. 점심을 먹을 때 마지막 수저를 뜰 때 욱 하고 구토가 나올 거 같은 경우가 최근 세 번 있었다. 약간 상한 걸 먹은 거 같은 기분? 밥을 급하게 먹거나 그런 건 아닌 듯 한데 뭔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