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스파가 새 앨범을 냈다. 마이 월드. 블랙 맘바와 싸움을 끝내고 지상에서의 나날을 그리고 있다. 뮤직 비디오도 꽤 밝다. 그래도 음악 자체는 아직 광야 월드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냥 웰컴 투 마이 월드에서 솔티 앤 스위트까지 노래만 듣고 있으면 한창 싸우던 시절과 크게 다른 이미지가 있나 싶어진다. 하지만 써스티부터는 확실히 바뀐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틸 위 밋 어게인까지 흘러간다. 이 곡은 팬송이기는 하지만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아무튼 이전에 비해 윈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감소해 있기 때문에 훨씬 듣기 편했다.
2. 아이들도 새 앨범을 냈다. 아이 필. I로 시작하는 앨범이 있다 없다 했는데 2022년부터는 I never die, I love, I feel 쭉 이어지고 있다. 역시 소연 2곡에 민니, 우기, 민니, 우기 곡으로 이어지는 6곡. 뭐 음악 자체는 좋은데 전 앨범의 LOVE라는 곡부터 더욱 심화되고 있는 듯한 소연 곡의 은근한 가사 구림이 살짝 거슬린다. 구리다기 보다 구질, 뭔가 아쉬운... 물론 LOVE 정도로 구질구질하진 않지만. 알러지 같은 곡의 가치는 중요하겠지만 거의 그 변주다. 거기서 조금 뇌절하면 LOVE 같은 게 나오는 거 같다.
아이들이 넓어지는 건 소연 프로듀스를 포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곡을 자기가 쓸 이유가 없어. 좋은 곡이 최우선이다. 왜케 싱어송라이터, 자체 프로듀스에 대한 집착과 신화가 강한 지 모르겠다. 큐브야 뭐 지금 체제로 100만장 넘었는데 그냥 이대로 계속 가려고 할테고 회사 안에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거 같지만.
아무튼 듣다가 이거 뭐지 좋은데 싶으면 민니 곡인 건 여전하다. 쓰면서 생각났는데 민니가 에스파 곡 만들면 멋질 거 같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리고 우기가 만든 어린 어른이라는 곡도 상당히 독특한 게 재미있다. 슈화가 슈화야~ 하는 부분은 꽤 잘 살아있다. 하지만 이 가사는 이미 누드나 퀸카와 대치되고 있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