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7

열기, 재질, 시간

1. 봄 햇빛과 겨울 바람이 겹쳐 있고 일교차가 10도가 넘는 요즘 같은 날씨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봄 햇빛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안 추워, 따뜻해! 하는 사람이 있고 겨울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해 아직 추워, 왜케 추워! 하는 사람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물론 겨울 바람에 반응하는 쪽. 특히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에서 추위는 난방을 해도 따뜻해지지가 않고 해만 지면 공기가 열기를 조금도 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체감 기온이 훅 떨어진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뭘 입어도 춥다. 사실 이런 날씨에는 아우터는 초봄 늦가을 즈음 용으로 바꿔서 한 겨울에 비해 한층 가볍게 만들고 안에 히트텍을 입는 게 훨씬 낫다. 이걸 몇 년 전에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도 환절기의 정신없음 속에서 깜빡하고 두툼한 한 겨울 다운 아우터를 입고 대체 왜케 추워 하다가 갑자기 기억이 떠올라 면과 울 종류의 아우터로 바꾸고 히트텍을 다시 꺼내 입고 있다. 역시 살만해 졌다. 기억을 강화시키기 위해 머리를 정리하며 적어 봄.


2. 무신사 스탠다드에 히트텍 비슷한 힛탠다드라는 게 있는데 100원 할인인가를 하길래 블랙 톱을 샀던 적이 있다. 효성이 에어로히트라는 원단으로 만들었는데 폴리에스터 90%에 폴리우레탄 10% 조합이다. 적혀있는 특징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빛을 열로 바꾸는 미네랄인가 뭔가하고 또 하나는 중공사로 만들어서 얇은 공기층이 형성된다는 거다. 앞의 미네랄은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뒤의 중공사는 효과가 확실하다. 일단 유니클로 기본 히트텍 보다 약간 얇고 더 미끈거리고 더 펴져있는 재질인데(폴리우레탄 덕분이 아닐까 싶다) 아침에 딱 입으면 스윽 하며 온기가 느껴진다. 이게 참 재미있음. 입고 다닐 땐 보온의 측면에서는 히트텍과 큰 차이는 없지만 얇고 더 미끄덩거려서 그런지 더 편하게 느껴진다. 할인 행사를 하지 않으면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이다. 요새 히트텍도 다 그 정도 하더라고... 아주 오래 입은 몇 개를 버리면서 이번에 몇 가지 구입했는데 비싸 ㅜㅜ 아무튼 요새 다시 요긴하다.


3. 2월 마지막 주고 삼일절이 지나고 나면 개강이라 다시 사람이 많아질 거다. 오후의 날씨는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 시간은 참 잘 가는구만. 

20230216

활력, 사공, 만끽

1. 최근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피곤함이다. 피곤이라는 말은 아마도 이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 그 강도와 깊이가 점점 커지고만 있다. 일을 하려면 생각을 해야 하는 데 생각할 생각에 피곤해져서 자꾸 딴짓을 한다. 번아웃의 한 종류일까. 이런 생각들을 줄줄이 이어나가다 보면 결국 결론은 운동을 해서 뭔가를 해도 덜 피곤할 체력을 갖추는 것 정도가 나온다. 활력 큐~


2. 하이브의 SM 인수를 두고 꽤 시끄럽다. 경영진들은 다들 저마다 일신영달의 목표를 가지고 뛰고 있고 몇 개의 회사가 얽히고 언플이 가세되니 중계가 된다. 게다가 엔터 회사들이라 하는 일이 뭔지 다들 대충 알고 그래서 뭐라고 한 마디씩 얹는 사공도 엄청나게 많다. 


이럴 때 가장 주의해서 볼 인물은 엔터 회사의 특성에 기대 팬들에게 감정적인 호소를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엔터사는 하나의 팀을 키우는 매니저이자 기획자에서 회사로 변신할 때, 회사에서 상장 회사로 변신할 때 피할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된다. 뭐 무명이지만 자기 만의 그룹이라고 친한 척 하다가 팬덤이 커지면서 팬덤 구성원의 교체와 내분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다들 이런 식으로 자기 갈 길로 훨훨 날아가는 거다. 가만히 있는 건 없다. 사람도 그렇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면 뭔가 잘못되고 있는 거다.


3. 아무튼 2와 관련해 카카오가 낫다는 말처럼 웃긴 게 없긴 하다. 모든 일은 하나씩. 현 스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덩치는 상장 회사인데 대주주의 태도와 방식이 기획자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4. 사는 게 너무 팍팍해지고 있다. 물가가 너무 무서워. 고민을 하다가 이번 달에 페이코 캠퍼스, 알뜰교통카드 등을 열심히 사용해 보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아껴지는 금액의 빈약함을 생각하면 1과 관련해 그런 거 신경쓰는 동안 푹 쉬고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5. 체온 조절의 문제점 때문에 몇 년 울 스웨터를 입지 않고 플리스나 면 스웨트를 입었는데 요새 스웨터를 자주 입는다. 어딘가 습한 추위의 빈도가 늘어났고 이 을씨년스러운 서늘함에는 울이 가장 낫다. 지하철 타면 뜨겁고 축축한 몸 주변의 공기가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지기는 하는데 요새는 그 뜨거운 공기를 만끽하며 쿨쿨 자는 습관이 들었다.


6. 여전히 아침 기온은 영하 2, 3도 정도다. 한겨울에 비해 다들 옷이 좀 얇아지는 거 같은데 나는 여전히 영하 15도 때 입었던 것과 같은 착장을 하고 있다. 이래도 추워. 

20230207

대응, 관리, 절망

1. 2023년 들어서 처음으로 히트텍을 입지 않고 나왔다. 대체적으로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왔기 때문인데 그래도 예보 보니까 다음주에 또 영하 4, 5도를 왔다갔다 할 예정인 듯. 아무튼 2월 7일을 기점으로 기록을 해 놓음. 식목일까지 입으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안 입으니까 홀가분한 게 좋긴 하네. 꽁꽁 싸매 입는 수동적 대응보다는 차라리 잠깐 뛰는 능동적 대응이 낫다는 건 분명하다. 물론 영하 20도에 칼바람이 불고 그러면 다 소용 없음. 히터가 나오는 자동차나 보일러가 있는 건물이 최선의 아우터.


2. 어제 2년 전 사진을 봤는데 그 사이 살이 많이 쪘다. 먹는 걸 좋아하게 되었나 봐. 뭔가를 막 먹고 있으면 세상 시름을 다 잊게 되는 데 약간 중독이 있는 거 같다. 아무튼 올해는 건강 관리를 좀 해야겠다. 옷의 영구적 착용을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3. 감기인지 뭔지가 떨어지지가 않는다. 뭐가 대처가 될 수 있을까 해서 요 며칠 간 항히스타민제,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을 차례로 하루에 하나씩 먹어봤는데 변화는 없고 콧물이 계속 나. 미세먼지 때문일 수도 있다.


4. 올해의 목표는 컴퓨터 구입. M2 맥미니 정도 생각하고 있다. 힘들고 괴로울 여정의 완수를 위해 화이팅. 4는 2의 목표와 연동이 될 수 있다는 건 희망의 포인트고 금연을 못하고 있다는 건 절망이 포인트다.


5. 매일 도서관 주변을 비슷한 루트로 돌아다니다 보니 일정 구역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그보다는 드물지만 집 근처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주 보니 안 보이면 걱정도 되고 뭐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생존력이 생각보다 훨씬 좋아서 스르륵 하고 나타나긴 한다. 

하지만 한파나 폭우 등 강력한 자연 현상이 지나가고 나면 이동을 하는 거 같다. 피난 비슷한 게 아닐까. 그런 자연 재해가 지나가고 나면 점유의 섹터가 거의 변해있다. 빈 자리에는 새로운 고양이들이 등장하고 떠나간 고양이들은 어디에선가 보기도 하고 영영 못보게 되기도 한다. 

오늘은 저번 한파 이후 비어있던 자리에 새로운 고양이와 못 보던 새끼가 하나 등장했다. 이전에 도서관 건물 근처에서 가끔 마주치던 애들인데 그쪽으로 옮겼나보다. 거기 배수로에 살던 둘은 어디론가 떠났다. 아주 예전에 사라졌던 검정 고양이를 엊그저께 나오다가 다른 건물 근처에서 마주쳤는데 그런 식으로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세상이 다 그런 거 같아.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