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6

증거, 행태, 다행

1. 푸틴을 전범 재판에 세울 아주 작은 확률이 실현될 방법은 세계 여론의 동조 속에서 바이든의 압박이 먹히고 러시아 인들이 처리를 하는 거 정도일까. 이 무의미한 전쟁과 민간인 희생에 대한 죗값을 반드시 치뤄야 한다. 기념비를 만들어 21세기 인류 문명의 증거로 우랄 산맥 같은 데다가 세우면 좋겠다.


2. 예전에 짐바브웨 독재 자금과 셀비지 데님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독재 국가의 저렴한 노동력과 원자재, 그리고 거기서 얻는 이득에 취하는 건 너무나 흔히 일어나고 있지만 막기도 어렵다. 짐바브웨의 독재를 비난하면서 셀비지 데님을 입는 건 쉬운 일이고 또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비판하면서 러시아산 가스의 저렴한 가격에 익숙해지는 것도 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 비슷한 일이 중국과 세계와의 관계에서도 실현되고 있다. 독재 국가 혹은 수상한 지도자를 둔 나라와 거래를 할 때는 그게 일으킬 수 있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 언제나 심사숙고해야 한다. 언제나 중요한 건 표면적 공약과 그 이익이 아니라 그 이면이다. 저렴한 자원에 혹한 댓가로 근거리의 위협과 대규모 군사비 지출을 눈 앞에 두게 된 유럽 국가의 현실은 오랜 교훈이 될 수 있을 듯. 


3.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해방, 탈나치 같은 약간 뜬금없어 보이는 문구를 들고 간 것처럼 사건에서 포지셔닝은 때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또한 본질을 감추거나 정략적으로 사용되기 일쑤다. 예컨대 최저 임금 문제에 대해 편의점 점주와 알바생의 입장을 표면에 세우는 건 이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인 편의점 기업과 편의점주의 수수료 문제를 뒤로 감춘다. 택배 사업자와 아파트 문제의 갈등 부각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은 뒤로 숨고 약자의 갈등을 부각시키며 갈등을 조장하는 매우 전통적인 방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체첸 군을 투입하려 하고 벨라루스를 앞세우거나, 일제 시대에 일제가 친일파에게 권한을 몰아주며 갈등을 유도했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런 문제는 사태 파악도 해결도 무척이나 어렵다.


4. 봄 알러지가 점점 지독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액티피드만 먹었는데 처음으로 지르텍을 먹어봤다. 액티피드가 뭔가 깊은 산 속에서 발견한 강력한 약초 같은 raw한 느낌이 있는 반면 지르텍은 훨씬 디벨로프되고 필터링 된 느낌이 있다. 콧물도 간지러움도 애매하게 멈추고 졸음과 온 몸이 나른한 느낌도 애매하게 찾아온다. 장기 복용이라면 지르텍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면 액티피드가 좋은 거 같다.


5. 이번 달 이후 행보와 경제적 전망이 아주 좋지 않은 데 작은 구원의 손길이 찾아왔다. 아무튼 덕분에 이달에도 도서관에 나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6. 올해는 선거가 있었고 2월 동계 올림픽, 9월 아시안 게임, 11월 월드컵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돌 그룹들이 매우 빽빽하게 일정을 돌리는 거 같다. 거기에 케이콘도 오프로 다시 열리고 콘서트 재개를 알리는 그룹도 있고 이외에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뭐라도 할 게 있어야 하는 것도 있을테고.

아무튼 아이브와 권은비의 신곡이 나왔는데 둘 다 꽤 멋지다. 오마이걸이나 아이들도 그랬지만 요새 약간 예전의 타이틀에 비해 살짝 느린 속도의 폼나는 곡들이 많이 나오는 듯. 특히 아이브 신곡은 좀 심하게 멋진데 뮤직 비디오는 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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