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30

계속, 고약, 벌판

1. 아이들의 미연 솔로가 나왔다. 그룹 메인 보컬의 솔로 앨범이 나오면 사실 편견을 좀 가지게 되고 미연 특유의 기계음 같은 보컬이(좋은 이야기) 3분씩 한 곡을 부르면 과연 어떨까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앨범이 나왔다. 확실히 잘 되는 그룹은 멤버들도 안고 있는 기운이 있음. 

무엇보다 재미있는 점은 곡마다 보컬의 방식이 꽤나 다르다는 점이다. 소화할 수 있는 방식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걸 새삼 확인했는데 아마도 향후 아이들 곡에서 소연의 미연 활용 방식(언제나 이게 아쉬웠는데)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Rose와 드라이브, 티아모와 소나기를 계속 듣고 있다.


2. 안 해본 일을 하는 건 힘들지만 재미있다. 보상이 그만큼 따라오지 않는 건 우울한 일이지만.


3. 날이 상당히 들쑥날쑥인데 오늘은 18도라는 온도에 비해 후덥지근하다. 몇 년 전부터 5월 날씨가 상당히 덥고 고약한데 벌써 그 신호가 오는 거 같다.


4. 5월 2일, 다음주 월요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가 끝이 난다. 괜찮을까 싶긴 하지만 집에서 지하철 역 걸어가는 10여분 사이의 허허벌판에서 대체 마스크를 왜 껴야 하는가 항상 의문이었는데(사실 실외 2미터 이내 아무도 없으면 괜찮다는 규칙이 있긴 하다) 이제 부담없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군. 그래도 어지간하면 끼고 다니려고. 도시인인데.



20220412

비용, 잘못, 시간

1. 요새 1차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본다. 그중에는 리튬도 포함되는데 소위 4차 산업혁명에 필수 원자재 중 하나다. 물론 배터리를 만들고 여기에는 전기 자동차도 포함된다. 이게 요새 가격이 폭등하고 있고 또 거의 독점적 공급처인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어제 뉴스를 읽는데 약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링크). 

“리튬과 코발트 가공업은 노동집약적이며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원재료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 결국 중국이 저렴한 인건비로 잔뜩 만드니까 싸다, 오염물질도 중국에서 해결되니 괜찮다는 의미다. 만약 다른 데서 만들면 어떻게 될까. 비싸지고, 오염 관련 규제가 잔뜩 있을테니 대량 생산도 어려워질 거다. 기사를 보면 원료 다변화를 위해 여러 장기적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어디다 만들어도 결국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즈음이 될 거다. 테슬라가 직접 미국에서 만들면 자동차 가격은 문제도 아니게 될테니까. 

결국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전기 연료의 사용은 독재에 기대고 있다는 뜻이다. 그게 없다면 타산이 맞지 않을 거고 아주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거다. 이 비슷한 일은 독일의 석유와 가스, 지구인의 의류 등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2. 사실 옷에 있어서 미국 제조라는 허상에 대해 얼마 전에 에스콰이어에 쓴 적이 있다. 근데 잡지 왜 안 주냐...


3. 래플다운, 벤치프레스, 체스트프레스를 했는데 팔과 몸이 계속 떨린다. 뭔가 잘못 된 거 같은데. 아파서 일에 지장이 생기면 문제인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동네 헬스장에는 파워랙이 없어서 스쿼트를 할 수 없는 게 좀 아쉽다. 뭐 무거운 건 당연히 못들지만 요새 뭐라도 번쩍 번쩍 들고 싶은데.


4. 주말에 1만보 이상씩 이틀을 걸었더니 발바닥도 아프다. 족저근막이상 그런 건가 보다. 몇 개월 째 하루 8천보 이상은 걷고 있는데 많이 걷는 사람에게 납작한 운동화는 그런 문제가 있다. 아식스 런닝화 신고 나갔더니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낫다.  손가락 아픈 것도 다시 도져서 물리치료 받으러 가야하는데 시간이 잘 안 난다.


5. 드림캐쳐 새 앨범이 나왔다. 14 트랙이 들어있는데 인트로와 중간 Skit이 있고 앞에 6곡은 그룹곡, 뒤에 6곡은 멤버 6인의 솔로곡이다. 메종은 훌륭함. 드림캐쳐 다운 곡이다. 

솔로는 여러 생각이 드는데 드림캐쳐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가진 드문 콘셉트의 케이팝 그룹이고 팬들은 아마도 그런 걸 좋아해서 일 거다. 그런데 솔로 중 몇몇은 드림캐쳐의 분위기와 상당히 떨어져있다. 이런 건 멤버들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드림캐쳐처럼 확고한 콘셉트를 가진 그룹에서 보자면 과연 드림캐쳐 풍 음악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기 이름 걸고 솔로로 나왔으면 그렇구나 했겠지만 드림캐쳐 앨범 안에 들어있으니 세계관 충돌이 좀 느껴짐. 물론 그런 게 무슨 의미가 또 있겠냐만, 기회가 왔을 때 잘 해내면 되는 거지. 이번에 음판 커리아 하이 찍을 분위기인데 화이팅.

사실 멤버는 얼굴과 이름 매칭이 잘 안되기는 한데 솔로곡 중에서는 시연 - 황홀경, 가현 - 플레이그라운드, 다미 - 뷰티 풀(Beauty Full이다)을 잘 들었음.

드림캐쳐는 어둠의 자식들, 악의 화신처럼 보이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악몽을 잡아주는 꿈의 요정들이다. 아무튼 요정임. 그리고 새로운 세계관이 시작되면서 환경 보호의 요정이 되었다. 로브와 기다란 응원봉이 잘 알려져 있는데 마찬가지로 로브와 기다란 응원봉(드캐 정도는 아니지만)을 가진 팀으로 이달소가 있다. 양쪽 다 뭔가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데 함께 세계관 충돌 같은 거 한번 만드는 걸 보고 싶은 희망이 있다.  

20220411

영향, 안녕, 식물

1. 나토가 중국 문제로 의제로 다루기로 했고,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서두르기로 결정했다. 독재 국가가 주는 경제적 이익이 만들어 내는 장기적 위험성에 이제나마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한 거 같긴 하다. 아무튼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질서를 빠른 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그렇지만 장기적 영향은 가늠을 하기 어렵고 구 냉전시대처럼 미국이 미국편에 안정과 이익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진 두고봐야 겠지.

2. 장애인 문제가 연일 등장한다. 부모님 때문에 휠체어를 다룬 적이 있는데 예상은 했지만 정말 어디든 가기 어렵다. 불편한 것 투성이고 불가능한 것 투성이다. 도시 자체가 이런 사람도 살고 있고 저런 사람도 살고 있다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어 있다. 휠체어가 없이 이동이 불가능한 사람들의 생활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어느 분야든 가장 약자가 잘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 모두의 안녕과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너무나 관심이 없고 심지어 배척을 한다.

3. 드디어 만 나이 통일을 한다고. 음력 설, 새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4. 날이 급격히 더워지고 있다. 오늘 최고 기온은 26도로 예보되어 있다. 2주 전만 해도 라이트 패딩도 추웠는데 급격히 상황이 달라졌다. 날씨는 쫓아갈 수가 없군.

5. 도서관 앞에 튤립 심은 걸 봤는데 묘목을 심은 지 4주 정도 만에 꽃이 폈다. 역시 식물은 땅에 심고 햇빛 잘 받는 게 성장에 좋다.  

20220406

증거, 행태, 다행

1. 푸틴을 전범 재판에 세울 아주 작은 확률이 실현될 방법은 세계 여론의 동조 속에서 바이든의 압박이 먹히고 러시아 인들이 처리를 하는 거 정도일까. 이 무의미한 전쟁과 민간인 희생에 대한 죗값을 반드시 치뤄야 한다. 기념비를 만들어 21세기 인류 문명의 증거로 우랄 산맥 같은 데다가 세우면 좋겠다.


2. 예전에 짐바브웨 독재 자금과 셀비지 데님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독재 국가의 저렴한 노동력과 원자재, 그리고 거기서 얻는 이득에 취하는 건 너무나 흔히 일어나고 있지만 막기도 어렵다. 짐바브웨의 독재를 비난하면서 셀비지 데님을 입는 건 쉬운 일이고 또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비판하면서 러시아산 가스의 저렴한 가격에 익숙해지는 것도 쉬운 일이다. 그리고 이 비슷한 일이 중국과 세계와의 관계에서도 실현되고 있다. 독재 국가 혹은 수상한 지도자를 둔 나라와 거래를 할 때는 그게 일으킬 수 있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 언제나 심사숙고해야 한다. 언제나 중요한 건 표면적 공약과 그 이익이 아니라 그 이면이다. 저렴한 자원에 혹한 댓가로 근거리의 위협과 대규모 군사비 지출을 눈 앞에 두게 된 유럽 국가의 현실은 오랜 교훈이 될 수 있을 듯. 


3.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해방, 탈나치 같은 약간 뜬금없어 보이는 문구를 들고 간 것처럼 사건에서 포지셔닝은 때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또한 본질을 감추거나 정략적으로 사용되기 일쑤다. 예컨대 최저 임금 문제에 대해 편의점 점주와 알바생의 입장을 표면에 세우는 건 이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인 편의점 기업과 편의점주의 수수료 문제를 뒤로 감춘다. 택배 사업자와 아파트 문제의 갈등 부각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은 뒤로 숨고 약자의 갈등을 부각시키며 갈등을 조장하는 매우 전통적인 방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체첸 군을 투입하려 하고 벨라루스를 앞세우거나, 일제 시대에 일제가 친일파에게 권한을 몰아주며 갈등을 유도했던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이런 문제는 사태 파악도 해결도 무척이나 어렵다.


4. 봄 알러지가 점점 지독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액티피드만 먹었는데 처음으로 지르텍을 먹어봤다. 액티피드가 뭔가 깊은 산 속에서 발견한 강력한 약초 같은 raw한 느낌이 있는 반면 지르텍은 훨씬 디벨로프되고 필터링 된 느낌이 있다. 콧물도 간지러움도 애매하게 멈추고 졸음과 온 몸이 나른한 느낌도 애매하게 찾아온다. 장기 복용이라면 지르텍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면 액티피드가 좋은 거 같다.


5. 이번 달 이후 행보와 경제적 전망이 아주 좋지 않은 데 작은 구원의 손길이 찾아왔다. 아무튼 덕분에 이달에도 도서관에 나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6. 올해는 선거가 있었고 2월 동계 올림픽, 9월 아시안 게임, 11월 월드컵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돌 그룹들이 매우 빽빽하게 일정을 돌리는 거 같다. 거기에 케이콘도 오프로 다시 열리고 콘서트 재개를 알리는 그룹도 있고 이외에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뭐라도 할 게 있어야 하는 것도 있을테고.

아무튼 아이브와 권은비의 신곡이 나왔는데 둘 다 꽤 멋지다. 오마이걸이나 아이들도 그랬지만 요새 약간 예전의 타이틀에 비해 살짝 느린 속도의 폼나는 곡들이 많이 나오는 듯. 특히 아이브 신곡은 좀 심하게 멋진데 뮤직 비디오는 더 멋지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