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입춘이었다. 입춘을 경계로 띠가 바뀐다고 한다. 즉 2월 4일 생부터 호랑이 띠다. 양력과 음력이 교묘하게 얽혀 있는 이 달력 체계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2. 올 겨울은 춥다. 그런데 어쩐지 추위의 경향이 바뀌었다. 오늘의 경우 매우 추웠는데 날씨 앱을 보니 영하 2도였다. 영하 20도는 되는 줄 알았음. 예를 들어 몇 년이 지난 후 올해 날씨를 체크해 보면 최고 기온이 영하 1도, 2도 쯤 찍는 2월 초를 확인하고 날이 풀려가고 있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올 겨울 추위는 이렇게 온도와 직접 연동이 되지 않는 기분이다. 어딘가 으슬으슬하고 냉기가 온 몸을 파고 들어가는 게 있는데 습도 때문이 아닐까 가정하고 있다. 그 추웠던 2018년에도 집에 들어와서 잠깐 있으면 몸이 따뜻해졌는데 요새는 그냥 계속 춥다. 뜨거운 물로 샤워할 때마다 뼈에 새겨진 냉기가 풀리는 거 같다.
3. 여고추리반 시즌 2는 역시 재미있다. 전체에 깔려있는 주제가 가스라이팅이고 단절된 커뮤니케이션과 그걸 이용한 감정적 주입이 만들어 내는 집단 심리와 그로부터 유래되는 공포를 보여 준다. 좀비가 튀어나오거나, 흑막이 있어서 거대 악을 실현하거나 이런 것과는 다른 조마조마함과 절망이 있다. 이런 경우 평소 지나는 역할 정도였던 npc들의 연기가 매우 중요해지는 데 그걸 아주 잘 풀어가고 있다. 아마도 이런 부분에 대한 자신감이 지금의 드라마를 만드는 거겠지. 아무튼 예나가 크게 뒤통수 맞을 분위기인데 어찌되려나.
그리고 약간 궁금한 게 신지우가 추리반 쳐들어왔을 때 만약 멤버들이 확인할 게 있어서 사물함에서 카메라를 들고 왔다고 대답을 했다면 신지우 대답으로 뭐가 준비되어 있었을까. 그거 선우경이 가져다 논 걸테니 신지우는 모르는 이야기일테고 그러므로 카메라라니 대체 무슨 소리야! 이런 식이 되었을텐데 거기서 만약 추리반 쪽에서 이거 봐 했으면 전개가 꽤 달라진다.
신지우가 굳이 추리반을 찾아온 이야기를 집어 넣은 걸 보면 여기서 신지우, 추리반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다른 데에서 오고 있다는 걸 눈치 채는 시나리오가 있었을 거 같다. 누가 컴퓨터를 확인해 보라고 했지? 누가 사물함에 가보라고 했지?
물론 그렇다고 해도 어딘가에서 끊고 큰 시나리오의 본류로 다시 들어가도록 설계가 되어있겠지만 선택형 시나리오는 이런 부분들이 계속 궁금해져서 드라마로 보기에는 뭔가 아쉬움들이 있음...
4. 올림픽 개막식이 있었다는 데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