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8

요동, 책임, 겨울

1. 날씨가 또 요동을 치고 있다. 일요일에 왜 이렇게 덥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거의 폭우에 가까운 비와 태풍에 가까운 바람이 불었고(아침에 10m/s였음) 추웠다. 올 가을에는 이상하게 비가 많이 내리는데 그게 다가올 겨울에 대해 무얼 이야기해주고 있는걸까.

1-1. 얼마 전에 요동 반도가 정확히 어딘지를 찾아보다가 문득 깨달았는데 시베리아는 참 넓고 참 아무 것도 없다. 포켓 트레인 때문에 마가단과 아나디르에 익숙한 데 마가단은 그래도 도시의 느낌이 좀 있더만.

2. 옷을 몇 벌 팔았고, 팔고 있고, 팔 예정이다. 무지성 구매를 한 적이 거의 없고 하나같이 나름의 중대한 이유를 가진 채 집에 들여 왔고, 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겠다고 시간을 들이고 자그마한 운들도 거기에 사용했고, 가지고 와서도 나름 열심히 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떠나보내는 건 어딘가 아쉽다.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생각으로 들여 놨지만 책임을 다하지 못한 거 같아서 슬프다. 그래도 세상에는 여러가지 사정이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3. 요새 이상하게 피곤하다. 이 피곤이라는 게 너무 묵직하게 다가와 온 몸이 아픈 기분이 들 정도다. 내일 건강검진을 하는 데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으려나.

4. 이 계절이 되면 이 gif를 찾아보게 된다.



 

겨울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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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필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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