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이 27일이니까 재택도 어언 한달 째 접어들고 있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이 멍한 기분이 지속되고 있고 아슬아슬하게 할 일만 치워내고 있는 거 같다. 일을 마치면서 일 하나 끝냈네 OK 라는 생각이 들면 안된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지만 요새는 그런 것 마저 버겁다.
2. 코로나 판데믹은 세상이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거대한 사건인 거 같다. 영화에서 보던 것과도 완전 다르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쓰러지는 픽션의 드라마틱 함은 없지만 집요하고 광범위하고 지금까지 묻혀져 있던 문제들을 모두 수면으로 끌어 올리고 답이 있기는 하냐, 답이 있어도 사회가 그걸 실현할 능력이 되기는 하냐는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진다.
유럽, 미국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큰 사건이다. 어쨌든 다른 곳보다는 발전된, 나은 유럽, 서양인 같은 인식이 20세기 이후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뿌리 박혀 있었겠지만 여기가 딱히 나은 거 같지는 않더라도 저기도 별볼일 없네 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딱히 나을 것도 없는 이들의 인종주의, 미신, 사재기 패닉은 이건 정말 답도 없구나 싶다.
미국 역시 정권에 따른 일시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을 지 몰라도 에볼라 때처럼 뭔가 과학과 기술에서 가장 앞서가는 제네들이 주도해 가며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구나 하는 인상은 전혀 찾을 수 없다.
이런 인식의 전환들이 과연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어쨌든 인류는 상당히 거대한 규모로 이전에 없던 경험을 하고 있고, 그러므로 어떤 태도를 새롭게 가지게 될 지 지금으로서는 알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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