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궁수자리 블랙홀 사진이 나왔다. 우리 은하 중심이다. 찾아보니까 태양계는 2억 5천만년 주기로 저 블랙홀 둘레를 공전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찾아보니까 2억 5천만년 전은 페름기인가 하는 때인데 초기 공룡이 등장했을 때인 거 같다. 그 반인 1억 2천 500만년 전은 전기 백악기다. 그때는 태양이, 그리고 거기에 딸린 지구도 은하 반대편에 있었던 건가...
아무튼 인간이 생긴 지 100만년, 150만년 정도 지났다고 하니 저 숫자에서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공전 주기 중 미세하게 움직인 시간 동안 인간이 등장했고 문명이 발전했고 뭐 그렇다.
우주 다큐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그 거리, 시간 같은 게 너무나 터무니 없어서 감도 잡히지 않는다. 물론 그 기준이 지구의 인간이라서 그렇긴 하다. 은하가 이렇게 큰데 은하 바깥에 또 은하들이 잔뜩 있고 그게 몇 개나 있는지도 몰라. 그러고보면 우주는 돌덩이들의 것이다. 중력에 묶여 빙빙 도는 한 없이 넓은 곳의 수 없이 많은 돌덩이들. 게다가 아무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고 그냥 빙빙 돌고 있다.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의 중력에 지구가 묶여 있다는 건 참 신기하다. 말은 하지만 그게 어떤 건지 상상도 잘 되지 않는다.
궁수자리 블랙홀이 두 개가 합쳐진 거라 하는데 앞으로 우리 은하가 안드로메다 은하와 합쳐지면 블랙홀은 더 커지게 된다. 그런 식으로 우주가 모두 블랙홀이 될 거고 그렇게 종말을 맞이할 거라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그게 언제쯤이다 같은 건 물론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여간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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