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29

커튼 생활자, 2018년과 2019년

1. 커튼 생활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인스타에선가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좀  있는게 이게 낮인지 밤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덕분에 매일 8시에 깨던 게 9시, 10시로 밀렸고 매일 밤 10시에 집에 들어오던게 11시, 12시로 밀리고 있다. 잠도 조금씩 늘어나는 거 같다. 8시에 일어나는 게 가장 좋기 때문에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생각 중인데 1) 타이멕스 알람 시계를 산다 2) 커튼을 걷어 놓고 잔다 3) 그냥 생활 리듬을 새로 맞춘다 등등. 다 뭐 별로 이거다 싶은 건 없군.

2. 책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생활 리듬을 꽤 단순화시키고 있다.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학은 역시 적당한 시기다. 여름 방학 시즌에도 책을 하나 완성했었는데 이번 겨울 방학 시즌도 화이팅.

3. 그런데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고 있진 않다.

4. 내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는데 역시 수익이 어림도 없음이 확인되었다. 지금 하는 식이라면 일을 세 배 쯤 늘려야 그나마 평범한 정상인의 삶이 가능하다. 그게 가능하려면 일을 빨리 하든지, 대충 하든지, 하나당 수익이 3배쯤 늘어야 된다는 건데 모두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지금 방식으로 사는 건 영 틀렸다는 건데 여기서부터는 아직 잘 모르겠다.

5. 게다가 오늘 날짜 기준으로 되돌아 보면 인간과 마지막으로 말을 해본게 12월 21일 쯤이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2주, 3주 정도는 휙휙 지나가 버리고 있는데 역시 이런 식으로 살 수는 없는 게 아닌가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다. 즉 이쪽 방향으로도 무슨 수를 찾아야 한다는 뜻일텐데 이것도 대체 무슨 방법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4와 같은 시간대를 점유하기 때문에 평범한 정상인의 삶은 더욱 요원해 진다.

6. 그리고 운동을 좀 해야 한다. 2018년에는 등산도, 자전거도, 걷기도, 정기적인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고 간간히 스워킷 스트레칭... 그것도 귀찮아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만 했을 뿐이다. 일단 꾸준한 스워킷 스테레칭과 함께 2주에 한 번 칼럼 마감 다음 날 동네 뒷산(나름 힘들다) 등정을 계획 중이다. 자전거는 모르겠는게 고치는 데 돈과 시간이 너무 든다. 달리기를 좀 하고 싶은데 코스가 너무 없다.

7. 마지막으로 2019년의 계획은 속옷과 양말 정도를 제외하고 아무 것도 사지 않는 것. 지금 가지고 있는 걸 모두다 곱게 낡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8.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20181218

이해의 범위

예컨대 어떤 제도, 특별한 솔루션, 접근 방식 등등이 있으면 문제가 거의 해결될 거라는 믿음은 인간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은,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아예 상상의 범위 바깥에 있는, 취향이나 욕망이나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주 간단한 예로 옷가게를 둘러보다 보면 대체 이걸 어떤 사람이 구입해서 입고 다닐 건가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취향, 필요, 자금 등등 그 어떤 측면에서 접근해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지만 그것들은 팔리고 누군가 입고 다닌다. 그전에 누군가 저걸 만들었다. 거기서 부터 이미 이해의 범위 바깥에 있다. 그들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존재한다. 우주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 인간도 상상할 수 없다. 심지어 우리집 강아지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지도 상상할 수 없다. 즉 남의 생각을 넘겨 짚는데서 출발하면 이야기는 대부분 더 꼬인다. 서로를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이걸 넘어서면 불법이다)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방법이 뭘까에서 출발하는 게 차라리 더 낫다. 어차피 모두 불완전하다. 불완전하지만 대신 그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게 사회 속에서 인간이 사는 방법 아닌가. 그러고 보니 유동적 균형이었나, 뭐 그런 말이 있었지...

20181217

또 잡담스

올해는 마마 한, 일, 홍콩 3편을 다 봤다. 사실 마마랑은 연이 거의 없는 게 플랜에이, 구 에이큐브와 씨제이가 나름 좋았던 한 때인 2011년인가 이후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아무튼 그때랑 쳐도 벌써 8년이 지났다. 규모는 물론 상당히 크다. 하지만 여전히 애매하긴 하다.

마마는 상을 줄테니 우리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의 느낌이 너무 많이 나긴 한다. 사실 모든 시상식이 다 그렇긴 한데 씨제이는 방송 채널과 남녀 아이돌 기획사, 영화 등등을 가진 회사다.이 방송 안 나오면 음방 출연은 곤란해와 차원이 좀 다르다.

이번 마마 세편, 특히 홍콩 편은 그게 매우 잘 들어나 있으면서도 최상위 두 개의 큰 기획사 스엠과 와지가 현 시점 탑 보이 그룹, 탑 걸 그룹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큰 득이 되었다. 트와와 방탄이 마마에 나오니 없어도 괜찮다를 과시할 수 있다. 내년에 아이즈원과 프로미스가 더 커지고, 프듀 X 새 보이 그룹도 등장하고, 워너원 멤버들이 만들 그룹이나 솔로 중에 잘 풀리는 팀이 있다면 씨제이 자체 컨텐츠에 힘이 꽤 실리게 된다. 뭐 물론 내년 이 시기에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예상하기 어렵긴 하지만.

아무튼 마마는 시상식인데 보는 입장에서 그런 느낌은 거의 없다. 그 재미인 건가 싶기도 하고.

공연 자체는 일본이 조금 더 재밌었고 크고 웅장하고 산만한 건 홍콩이었다. 사실 다 산만하고 카메라와 음향엔 문제가 많긴 했고. 그리고 현장음이 너무 크다.

20181214

오래간 만의 잡담

1. 오래간 만에 뭔가 쓰는 거 같군. 요새 상당히 춥다. 입이 얼어서 안 움직이고 막 이런 게 아니라 어딘가 으슬으슬 오싹오싹 스타일의 추위로 골병들기 딱 좋은 타입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상의 3개 체재(이너-미드-아우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 추워지면(최저 기온 영하 15도 쯤) 미드를 스웨터 + 후드, 플리스 + 라이트패딩 등으로 보충할 예정이다. 그보다 더 추워지면 아직은 모르겠다. 사실 그보다 더 추워지면 옷을 보충하는 것보다 운동을 해서 추위에 대한 방어 능력을 키우는 게 맞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무튼 작년까지만 해도 티셔츠 + 셔츠 + 스웨터 + 플리스 + 패딩 뭐 이런 식이었기 때문에 그때와 비교하면 살짝 더 추운 느낌이지만 한결 가벼우니까 좋긴 좋다. 대신 울 코트를 입을 일이 전혀 없다. 12월 쯤에 열심히 입었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쳐버렸음.

2. 마운틴 자켓 류가 너무 많은데 다른 걸 볼 때마다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궁금하다. 게다가 시에라도 홀루바도 아직 없음. 지금 있는 거 다 못입게 되면 하나 사볼까 하는 데 사실 앞으로 20년은 입을 수 있을 거 같다. 20년이 농담이 아닌게 마운틴 자켓을 입을 수 있는 시즌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이것도 타이밍 못잡으면 옷걸이에 걸린 채로 해를 넘기게 된다. 정말 티셔츠입다가 갑자기 패딩이고 패딩 입다가 갑자기 티셔츠임.

3. 중고 사이트에서 패딩만 보면 사고 싶다. 매우 문제인데 뭐든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거 같다. 대체 나의 좁은 방 에는 몇 마리의 오리와 거위의 깃털이 들어있는 걸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눕시를 20마리 잡으면 이불도 있으니까 한 200마리 되지 않을까... 게다가 양들...

4. 요새는 꽤 바쁘고 마음도 무겁다. 기말 시험 시즌인지 사람이 바글거려서 어디로 잠깐 대피하고 싶은데 딱히 갈 곳도 없다. 일단 아무대나 가도 되는데 일하러 오는 곳이 너무 먼 게 아닌가 좀 회의에 빠져있다.

5. 북토크 한 걸 녹취로 봤는데 역시 가 좀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 정도 말고 차라리 정확한 대본을 좀 더 제대로 써야 겠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