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를 하고 있는 지역과 일을 하고 있는 지역에 지난 1년간 몇 개의 공사가 있었다. 그중에는 포크레인이 왔다갔다하고 지나가는 버스 노선이 바뀌는 큰 규모도 있었고, 또 실내 화장실 보수 같은 작은 규모도 있었다.
아무튼 이 모든 공사의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같이 알림판에 써 놓은 공사 기일을 넘겼다는 거다. 예외가 없다. 그중에는 한 달을 넘긴 것도 있고, 일주일을 넘긴 곳도 있다. 아무튼 넘긴다. 지금 내가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는 건물에서 하고 있는 공사는 4월 5일에 끝날 예정이었는데 어제 4월 11일로 알림판 글자가 바뀌었다.
좀 이해할 수 없는 게 그게 그렇게 예상이 힘든 일일까. 모두 다, 다 합치면 6~7개 쯤 될 거 같은데 모두 다 그랬다.
공사는 필요하고 거기엔 시간이 든다. 이건 동의할 수 있다. 그리고 예컨대 1월 30일, 4월 5일 등등 공사 예정 기한이 적히면 정기적으로 영위하는 삶에 변형이 찾아온다. 이것도 동의할 수 있다. 더 큰 편의를 위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왜 연기가 되는걸까. 애초에 2월 15일에, 4월 11일에 끝난다고 왜 예측을 못하는 걸까. 이건 어딘가에 - 예측도 작업의 일부다 -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조금 예전 이야기인데 지방 도시에 기차를 타고 몇 주간 정기적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기차를 탔는데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같은 역에서 신호 관계로 정차를 했고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같은 시간 연착을 했다. 5분인지 6분인지 생각은 잘 나지 않는데 아무튼 일정했다. 기관사는 종착역이 가까워 오면 방송으로 연착해서 죄송하다며 항상 똑같은 시간을 이야기했다.
이건 당연히 시간표가 잘못된 거다. 아마도 기관사도, 기차 회사도, 정기적으로 타는 사람도 그걸 알고 있을거다. 그렇다면 왜 시간표를 바꾸지 않는걸까. 계속 생각을 해봤지만 물론 알 수 없었다. 무슨 열차역에 정차하는 시간이 5분을 더하면 된다. 나머지는 다 5분씩 밀린다. 그게 문제인가? 원래 5분 늦게 도착하는 거라면 누구도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왜 지킬 수도 없는 잘못된 시간표를 만들어 놓고 그걸 지침으로 삼게 만들어 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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