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역시 집에 오는 길에 노래를 들으며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 참 오랫동안 아이돌 특히 걸그룹의 노래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이 최고로 재미가 없다.
예능은 비교 대상 자체가 안되고 대체적으로 다 오구오구를 이끄는 타입 밖에 없다. 음악은 여전히 괜찮은 것들이 있고 들을 만한 것도 많지만 음방이나 뮤비를 보고 있자면 마치 올림픽 체조 파이널 같은 걸 보는 기분이다. 저렇게 움직일 수 있다니! 저렇게 딱딱 맞다니! 뭐 그런 종류.
한창 때는 이익을 얻어야 하는 회사, 팬덤을 이끌어야 하는 스타, 예능을 하는 연예인, 노래를 부르는 자기 성취 등 사이에서 기민하게 반응하며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저럴 수도 있구나 하는 영감과 자극을 받는 일도 많았는데 그런 것들과는 너무나 멀어져 있다. 신인 그룹의 움직임 중 근래에 흥미진진하고 재밌던 건 IBI 런칭과 예능 헬로 IBI, 카드 정도 밖에 모르겠다.
대형 기획사 레-트-블의 데뷔 그리고 프듀와 아이오아이, 그 파생 그룹 등 여타 등등으로 이어지면서 방송에 나와 있는 신인 그룹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최우수 아니 초우수 신입 사원을 보는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정말 잘하는 구나, 사스가 프로페셔널 짝짝짝... + 어이구 착해, 어이구 귀여워 오구오구
전반적으로 보자면 회사 의존도가 너무 높아졌고, 또한 방송국 의존도도 너무 높아졌다. 콘서트를 할 수 있다면 많은 게 해결될 거라 믿었는데 진입 장벽 자체가 높아졌다. 예컨대 소속사에 밉보이면 프듀에 나가지 못하고, PD에 밉보이면 방송에서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시청자에 껀수가 잡히면 데뷔를 못한다. 러블 이번 컴백은 정말 모르겠고, 데뷔 초 기대했던 여친 이야기는 어제인가 했으니까 여기서는 빼고, 옴걸은 컴백이 내년으로 미뤄졌고...
뭐 여튼 그렇다.
3. 어제 밤에 계속 잠을 설쳤고 그런 날은 하루 종일 멍하니 무소유 무의욕의 늪에 빠진다.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쁠 때도 일을 지속하는 훈련을 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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