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1

공간의 활용

사실 에이핑크의 춤이라는 게 댄싱9 같은 것도 아니고 팝핀같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난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율동에 매우 가깝고 특히 가사를 동작으로 표현한 형태가 많다. 대신 모두가 다 따라할 수 있어야 하는 율동과 비교해 보자면 동작의 갯수를 훨씬 늘려 덴서티를 높임으로써 빈 자리가 없게 만들었고, 그 상태로 리듬과 간극을 거의 맥시멈까지 끌어올렸다... 였는데 초기에 비하면 그 정도가 줄어들면서 더 세련되어지고 있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고 나중에 뭘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 상태로는 댄싱 머신으로 흥하는 그룹도 아니고 그런 컨셉도 아니다. 어쨌든 이런 형태의 안무가 있는 그룹은 공간의 활용이 더 돋보이게 되므로 중요하다.


데뷔곡 '몰라요'는 사실 평범한데 초기 7명 멤버 시절이라 흔한 W자 형태(앞뒤로 서 있는) 배치가 기본이다. 보컬이 유동적으로 빠지는데 구조에 크게 구애받진 않는다. 초창기라 그런지 확실히 딱딱 떨어지는 맛은 덜하다. 그리고 이 곡이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해 보면 사실 손나은이 50쯤 먹고, 손으로 하는 나비 동작이 20쯤 먹고 가는 곡이었다. 어엇! 대체 이게 뭐야!였으니까.





다음 활동곡인 'MY MY' 역시 W를 기본 형태로 하고 역 V자 형태와 흩어졌다 모였다 타입의 안무가 나온다. 이게 에이핑크 특유의 기본 스타일이다.





'HUSH!' 역시 W가 기본인데 ㅡ자로 서 있는 모습도 나온다. 사실 7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렇게 나란히 서는 건 살짝 부담스러운 모습이긴 하다. 컨셉도 약간 변해서 일단 하얀 샬랄라 옷이 아니다.



이외에 'It Girl'과 '부비부'도 있지만 생략.




이렇게 하고 나서 1년이 좀 넘는 잠수 기간을 가지게 된다. 그 와중에 멤버가 한 명 빠지고(유경) 컴백을 한다. 6인 체제 첫 번째 곡은 NoNoNo.



6명이 되면서 개인의 공간 활용폭이 넓어졌다. 그룹 전체가 ㅡ를 기본으로 W, I, 역 V 형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그러면서도 전체 뷰를 흐트러트리지 않도록 자연스럽다. 유경이 있던 시절도 물론 괜찮았지만 6명이 되면서 확실히 전체적으로 가벼워지고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몰라요'의 발전형이라 할 수 있고 중간 중간 셀프 오마쥬 비슷한 것도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마이와 노노노의 패턴과 발전 양상이 현재의 에이핑크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장 최근곡인 'Mr.Chu'. 38초 정도에 시작.



흩어지고 모이고, V와 역V를 왔다갔다. 이 곡은 모든 면에서 가히 지금까지 나온 에이핑크 스타일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그걸 아주 솜씨좋게 한데 모아다 펑하고 터트렸다. 전체 뷰에서 정면에서 봤을 때 뒤에 한 명이 자주 가려지는 문제가 약간 아쉽고, 다른 모든 곡도 마찬가지지만 곡의 빠르기가 흩어졌다 모였다를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쨌든 '몰라요'에서 시작된 컨셉은 '미스터츄'에서 이렇게 완성이 되면서 일단 방점 하나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다음 행보가 무엇이 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 팬덤수 2위의 대형 걸그룹인데 게다가 최연소 걸그룹이고 이제는 4년차다. 개인 활동량도 대폭 커졌고, 일본 진출도 확정되었다. 에이핑크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자기들끼리 모였을 때 포텐이 폭발하는 왁자지껄 예능'인 쇼타임도 곧 시작한다. 음악적으로는 하던 거 굳히기(하지만 차칫 지루할 수 있다), 방향 전환(하지만 현재 팬들이 놀랄 수 있다) 중 하나일텐데 무엇이 나와도 그렇게 사실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닐 듯 하다.



부록 : 윤보미 감독의 고양이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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