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1

경험치의 증가


중랑구 주민이 된 이후 시간이 날 때 마다 구(區) 레벨 떡볶이집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어제는 조건이 매우 안 좋았다.

1. 아침부터 연어 샐러드가 먹고 싶어, 부대찌개가 먹고 싶어 해대면서 맛없는 밥만 급하게 먹어댔더니 약간 채했다. 그래서 가스활명수를 3개나 먹었다.

2. 다이소에 뭔가 살 게 있어서 들렀다가(망우 2점이라고 3층짜리 매우 큰 다이소가 있다) 금란교회 뒤까지 걸어갔다. 아주 멀지는 않았지만, 대신 아주 더웠다. 아주 아주 더웠다. 기분이 나빠지는 공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었고 온 몸이 끈적거리면서 열이 났다.

3. 가게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8시 반 쯤이었는데 에어컨이 없어서 무더위 속에서 떡볶이를 먹을 가능성도 있었고(작은 가게들이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 그냥 아예 문이 닫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 괜찮은 데 맛이 없을 수도 있다. 이게 제일 문제다. 여하튼 가는 동안 더운데 다음에 좀 일찍 올까 계속 고민했다.

4. 단 맛이 많은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 튀김을 떡볶이에 끼얹어 먹지 않는다(튀김은 바삭한 맛으로 먹는 거다) + 김말이를 좋아하지 않는다(특유의 냄새가 싫다). 하지만 찾아가는 곳은 이 모든 게 디폴트다.




하지만 결국 찾아갔다. 사실 너무 더워서 뒤돌아 돌아가는 것도 귀찮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너무 짜증이 나면 생각이 없어지고 처음에 입력된 고정치 명령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문은 열려 있었고(대략 9시까지 영업), 에어컨도 가동 중이었다(아주 시원하진 않았지만 견딜 만 했다). 금란교회 뒷편 떡볶이 골목(이라고 하기엔 좀 초라하지만)이라는 곳에 떡볶이집 몇 곳이 영업 중인데 찾아간 홍이네가 가장 유명한 거 같다.

떡볶이를 시키면 저 사진이 디폴트 세팅이다. 나온 그대로 찍은 사진이다. 밀가루 떡볶이고 1인분에 2천원. 옆자리를 보니 2인분을 시키면 그릇에 두 배 담아주는 게 아니라 저 접시를 두 개 준다. 그렇다! 그래야 되는거다!

사실 사전 정보로 저렇게만 시킬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누군가 들어와서 김말이와 만두를 빼고 떡볶이만 달라고 시켰다. 그것도 되나보다. 하지만 저게 디폴트이고 저걸로 유명해졌으니 역시 저걸 먹어봐야 한다. 위에 오뎅은 1천원.

옛날 스타일인데 여튼 맛있다. 더워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단 맛이 강하고 약간 가벼운 타입인데 조화로운 매운 맛 덕분에 거부감이 없다. 오뎅도 좋다. 떡볶이도 오뎅도 특유의 냄새를 정말 잘 제거했고 파도 아삭아삭 씹힌다. 김말이와 만두도 이상하게 거부감이 안 든다. 조화와 냄새 제거의 승리다. 매우 훌륭하다! 간만에 좋은 곳을 알았다.

20140728

저번 주말

주말에 작업할 게 좀 있어서 컴퓨터 앞에 붙어있었다. 물론 보통은 음악을 틀어놓는데 이번 주말에는 에이핑크 뉴스 시즌 1, 2, 3를 줄창 틀어놨다. 한 2년 전 쯤 본 적 있는데 어떻게 하다가 다시 보게되었다. 여하튼 그런 결과로 주말이 '먹혀'버렸다.

다들 알 만한 이야기를 반복해 보면 : 대충 걸그룹(보이그룹도 마찬가지겠지만)은 이런 과정을 거친다.


1. 그룹이 짜여진다 - 멤버가 유동적이다가 어느 정도 틀이 잡힌다. 데뷔일이 정해지면 언플 - 대형 소속사의 경우엔 케이블용 리얼 예능, 소형 소속사의 경우 보도 자료 등등 - 이 시작된다. 이때 쯤 초기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듯.

데뷔 순간이 드라마틱하게 기록되는 건 나중에 대형 그룹으로 성장했을 때도, 새로 유입되는 팬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에이핑크 뉴스 시즌 1, 6화 - 에이핑크 데뷔 D-1과 데뷔날.




2. 데뷔를 했다고 갑자기 1등이 되고 슈퍼스타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연예인인데 아무도 못 알아보고 방송만 잡히면 나가는 고군분투의 시절이 이어진다. 카라, 걸스데이, AOA 등 이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잔뜩 만들어진다. 하지만 레인보우.. 같은 경우도 있다.


3. 타개 - 정말 훌륭한 곡을 만나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고, 멤버 교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원더걸스, 카라, 걸스데이, 에이핑크 등등 많은 그룹들이 멤버에 변동이 생기고(그때까지 실패가 원동력이 되어 이미지 변화가 많기도 하고)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여하튼 팬덤이 빠져나가고 하는 등의 사태가 생긴다. 이때 망하는 그룹도 참 많고,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도 참 많고.


4. 첫 1위.



걸스데이 공중파 첫 1위, 2014년 1월 8일.

추세를 보면 3대 대형 기획사의 경우엔 데뷔 전 과정이 길고 데뷔에서 1등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그렇지 않은 회사 소속은 데뷔 전 과정이 비교적 짧고 1등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편이다. 물론 운 좋고 예외적인 사람은 언제나 있다.

이때 쯤 되면 안정적인 그룹이라 할 수 있고 사고만 없다면 계속 간다. 여기서 대형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또 문제지만 여하튼 그 다음부터는 개별 활동 등으로 알아서.

1위까지 올라가는 그룹이라면 세세한 개별 사항의 차이와(아무래도 사람이니까 에이핑크와 걸스데이의 성장 구조가 비슷하다고 해도 느낌은 꽤 차이가 난다) 이 과정이 빠르게 이뤄지는지, 천천히 이뤄지는지 정도의 차이가 있는 듯.

20140721

스웨트

스웩(swag)아니고 스웨트(sweat). 땀의 존재를 물론 알고 있었지만 그걸 명확히 느낀 건 아마도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텐데 운동장에서 하던 애국조회 시간 때다. 정말 더운 날 아침이었고 매우 피곤했는데 마침 그날 교복인 혼방 셔츠 안에 이너 레이어 같은 걸 입지 않고 있었다. 셔츠는 원래 속옷! 이라지만 그건 순면에 고온 건조한 기후에 있을 때나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뭔가 흐르는 느낌과 어딘가 끈적거리는 그 생경한 느낌이 조회 시간 내내 계속되었다. 그 전에는 이런 느낌을 받은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여름 방학 때 땡볕 아래서 동네 친구들이랑 공 던지며 야구를 할 때도 그런 적이 없었다. 불쾌했고, 이게 땀이 흐르는 거구나.. 참으로 싫다라고 생각했다.

사실 땀이 많이 나는 편은 아니었는데 군을 거치면서 약간 체질이 달라져서 여름엔 유난히 심신이 너덜너덜해진다. 물론 그 원인의 큰 부분은 바로 땀이다. 그리고 체력 등에 문제가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어제 오늘은 종일 빈둥대리라 결심을 하고 콜라 1.5리터를 다 마시고 소세지 빵 - 비빔면 - 라면을 순서대로 먹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서 - 커피를 안 마셨기 때문에 생긴 플라시보가 아닐까 -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이왕 이렇게 된거 차라리 일찍 나가자 하고 새벽같이 나왔는데 종일 제 정신이 아니다. 무엇보다 땀이 제어가 전혀 안 된다. 이게 의지가 개입되어 있는 종류인가 의심스럽긴 한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그게 맞는 거 같다. 리듬이 깨지는 건 이래서 싫다.

20140704

요즘은 이런 걸 듣는다

할 일은 꽤나 많은데, 가슴 속의 프레셔는 꽤나 크고, 그런데 자금 사정은 점점 엉망이고, 그런 와중에 더위에 전혀 이기지 못하고 있고, 그러면서 여하튼 계속 졸린 상태로 살고 있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는데 여하튼 몸이 너무 나른하다.

이런 시기인데 최근 가장 많이 들은 음반 몇 장을 꼽아 보자면.

우선 NS 윤지의 1집 SKINSHIP과 2집 The Way 2.. 영어도 잘 하는 애가 음반 제목이 왜 다 이래. 꽤 단순하고 직설적인 리듬이 몸의 피곤함에 1도 더하지 않아서 부담이 없다. 거의 안 들어보다가 재발견.

그리고 에이핑크의 Une Annee와 Secret Garden. 이 음반도 위와 마찬가지. 에이핑크는 에이핑크 뉴스였나 여튼 시즌 1, 2를 유튭에서 종종 다시 찾아 틀어놓고 있는데 그것도 꽤 재미있다. 컨셉이 이렇게 확실한 그룹 요새는 드문 듯.

지연의 솔로 싱글도 자주 듣는 편이다(심지어 여의도 벚꽃길은 최근 재생 횟수 1위다). 여하튼 뭔가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나 보다 싶으면 들을 수가 없다.

정신만 안 피곤해도 좀 좋겠는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