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웩(swag)아니고 스웨트(sweat). 땀의 존재를 물론 알고 있었지만 그걸 명확히 느낀 건 아마도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텐데 운동장에서 하던 애국조회 시간 때다. 정말 더운 날 아침이었고 매우 피곤했는데 마침 그날 교복인 혼방 셔츠 안에 이너 레이어 같은 걸 입지 않고 있었다. 셔츠는 원래 속옷! 이라지만 그건 순면에 고온 건조한 기후에 있을 때나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뭔가 흐르는 느낌과 어딘가 끈적거리는 그 생경한 느낌이 조회 시간 내내 계속되었다. 그 전에는 이런 느낌을 받은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여름 방학 때 땡볕 아래서 동네 친구들이랑 공 던지며 야구를 할 때도 그런 적이 없었다. 불쾌했고, 이게 땀이 흐르는 거구나.. 참으로 싫다라고 생각했다.
사실 땀이 많이 나는 편은 아니었는데 군을 거치면서 약간 체질이 달라져서 여름엔 유난히 심신이 너덜너덜해진다. 물론 그 원인의 큰 부분은 바로 땀이다. 그리고 체력 등에 문제가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어제 오늘은 종일 빈둥대리라 결심을 하고 콜라 1.5리터를 다 마시고 소세지 빵 - 비빔면 - 라면을 순서대로 먹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서 - 커피를 안 마셨기 때문에 생긴 플라시보가 아닐까 -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이왕 이렇게 된거 차라리 일찍 나가자 하고 새벽같이 나왔는데 종일 제 정신이 아니다. 무엇보다 땀이 제어가 전혀 안 된다. 이게 의지가 개입되어 있는 종류인가 의심스럽긴 한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그게 맞는 거 같다. 리듬이 깨지는 건 이래서 싫다.
20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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