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매우 뜨겁지만 아직 덜 습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5월 정도는 아니어서 약간만 몸을 움직이면 - 운동을 한다든가 등등 - 축축한 상태가 된다. 애매한 시기다.
수첩을 잊어버렸는데 다행히 아는 곳에 두고 온 거였다.
일요일에 60킬로미터 쯤 자전거를 타면서 깨달은 게 몇가지 있다.
1) 전반 30킬로는 아직 낮의 기운이 남아있었고 후반 30킬로는 어둠이 짙어진 후였는데 난 햇빛에는 쥐약이다. 올 때가 훨씬 편했다.
2) 역풍에도 쥐약이다. 뭘 어째야 될 지 모르겠다.
3) 자전거의 좋은 점은 세상 모든 시름을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이왕이면 타다가 언제 죽는지도 모르고 죽었으면 좋겠다.
4) 후반 30킬로미터를 봤을 때 체력은 낙차 이전으로 회복이 되었다. 하지만 낙차 때 다친 왼쪽 무릎에 문제가 있다. 50킬로를 넘어서면서부터 꽤 아파와서 당황했다.
5) 오른쪽 손은(자전거에서 떨어질 때 오른손 + 왼쪽 무릎으로 떨어졌다) 아무래도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선에서 살짝 금이라도 간 듯 싶다.
6) 트라우마가 좀 생겼다. 바닥이 잘 안보이는 도로에서는(성동구 일부와 광진구에서 중랑구로 넘어선 이후 매우 어둡다) 요철이 있을까봐 조마조마하다.
어린이 대공원이나 한강 편의점 같은 데에 가면 즉석 끓인 라면이라는 기계가 있다.
보통 이렇게 생겼는데(노란색으로 생긴 약간 더 큰 기계가 있는 곳도 있다) 은박지 그릇에 라면을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물이 떨어지고 4분인가 타이머가 돌면서 라면이 끓는다. 완전 간단하고 컵라면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 그러므로 네스프레소나 돌체 구스토 캡슐 커피 메이커처럼 적당한 크기에 예쁘장하게 만들어놓은 즉석 끓인 라면 기계가 있으면 참 좋을텐데... 10만원 안팎으로 나오면 내가 산다.
근데 오늘은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동작대교 북단에서 저걸 먹는 바람에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