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햇빛, 앤틱, 광인

1. 아침 저녁은 꽤 쌀쌀해 졌지만 낮에는 햇빛이 상당히 뜨겁다. 이것도 내일 되면 뚝 떨어질 거라고 한다.


2. 1년에 두 번 한다는 이태원 앤틱 & 빈티지 축제가 있다. 슬쩍 둘러봤는데 약간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거 같다. 근처에 패션 브랜드 매장도 많은데 잘 키워보면 패션 측면에서도 좋지 않을까. 


3. 며칠 전에 명동을 가로질렀는데 완전 외국인 대상 관광지다. 그리고 사람이 정말 너무 많음.


4. 예전에는 등산로나 한강 자전거 길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고 지나가는 중년들은 말하자면 광인의 표식 같은 거였다. 요새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지하철, 버스, 길거리 아무대서나 소리를 키워 놓는다. 세상이 다 광인이 된 건지, 광인의 기준이 낮아져서 저 정도는 광인 취급도 안 받게 된 건지. 


5. 따릉이 자전거들이 엉망인게 많다. 좀 갈아주고 고쳐주고 해야하는 거 같은데 내버려두고 있는 듯.


6. 4번과 관련해 술 마시는 방송도 광인의 그것과 어딘가 결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 


7. 요새 쉬는 날이 징검다리처럼 있다. 공휴일과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세상의 시설을 이용하는 한 아무래도 영향을 받는다. 


8. 현대 사회는 노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어떤 노동을 하느냐에 따른 수익의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자본주의 초기 사회에 그랬고 러시아 혁명 후 그걸 막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금융 시대와 IT 시대가 찾아온 후 이걸 제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오류가 만들어 내는 균열이 결국 이 체제를 완전히 망가트리지 않을까 싶음. 그렇다면 방법이 뭐가 있으려나.

20240924

쌀쌀, 무쇠, 자극

1. 날이 쌀쌀하다. 낮에 햇빛이 뜨겁긴 하지만 이제 짧은 소매 입고는 못 다니겠다.


2. 요즘 재미있게 보는 건 무쇠소녀단. 유이, 김동현 외에 진서연, 박주현, 설인아는 얼굴은 낯이 익지만 이름과 매칭은 안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설인아가 은근 운동 천재임.


3. 2를 본다고 당장 뛰쳐 나가서 달리기를 하는 건 아니다. 디비져 누워서 운동 해야지... 하면서 봄.


4. 2 말고는 기다렸다가 보는 건 없다. 흑백 요리사가 화제라는데 넷플릭스 구독을 안 하고 있다. 유튜브로 자주 보는 건 이미래 선수 당구 경기.


5. 4와 관련해 백종원 유튜브에 안성재 나오는 건 봤다. 접시 위에 쓸데없는 걸 올리는 걸 싫어하는 건 나도 패션에 대해서 그 비슷하게 생각한다. 뭐 나랑 비교하겠다는 건 전혀 아니고 듣고 나니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인지가 되었으면 앞으로 기준이 되어야겠지. 그런데 저런 원칙은 파인 다이닝 뿐만 아니라 어디에도 적용이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6. 최쉐프의 스토리는 좀 좋아하는 데 은근히 차별 받는 이의 극복 스토리는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7. 예민함 측정 이런 걸 해봤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거라 정확성은 없을 지 몰라도 거의 만점이 나왔다. 최근 스트레스가 좀 큰 거 같다. 측정 이후 쓸데 없는 일에 무던해져야 한다고 자주 생각하고 있다.


20240923

고장, 보드, 저울

1. 지난 한 해 동안 TV, 랩톱, 전자렌지, 밥솥, 세탁기, 이동식 에어컨(쿨프레소), 현관 센서등 등등이 고장났다. 이중 쿨프레소는 AS를 한 번 받았었는데 다시 고장이 났고, 밥솥은 새로 구입한 게 또 고장이 났다. 아무리 그래도 빈도가 너무 잦은 거 아닌가. 근처에 보드를 파괴하는 마법의 기운이 흐르나. 랩톱은 몰라도 나머지는 한 번 사면 10년 정도는 고장이니 뭐니 이야기도 들을 일 없는 것들이 아닌가. 아무튼 쿠쿠 밥솥, 6.3kg을 들고 AS 센터에 다녀왔다.


2. 그건 그렇고 보드 불량은 아무도 꼼짝 못하고 어디에서나 통하는 마법의 문구다. 뭐든 그냥 보드 불량이라고 하면 이유도 모르겠고, 할 말도 없고, 교체 말고는 답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써야 고장이 안 날까요 해도 마땅한 답도 없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도, 도서관 정수기도 보드 불량이라고 사용이 정지되고 심지어 지금 아파트 현관도 보드 불량으로 문이 안 닫히는 데 부품 수급 문제로 대기를 하고 있다. 밥솥은 보드 교체로 수리 완료.


3. 오래 된 식당 영상에 나오는 이런 오래된 밥솥들은 왜 아무렇지도 않아. 매일 수십 년을 밥을 했을텐데 보드 왜 멀쩡해. 사용법 간단하고 밥 잘되면 LCD 화면이니 취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음성 안내니 다 필요없다고. 초록 빨강 발광 다이오드에서 불만 들어오면 되니까 그런 거나 좀 내놔.




4. 일본의 오래된 식당 준비 - 서빙 하는 영상이 있길래 몇 편 봤는데 인상적인 장면은 할머니 주인장들이 수십 년 매일 아침 밥을 만들었을텐데 다들 여전히 눈금을 보면서 물을 맞춘다는 점. 유부에 들어가는 밥의 양도 저울로 잰다. 역시 세상에 대충 되는 건 하나도 없다.


5. 밥솥 들고 돌아다녔더니 피곤하다.


6. 라면은 먹기 직전에 제일 맛있는 거 같고, 넷플릭스는 구독 시작 직전이 제일 재미있는 거 같다. 먹기 전에 생각만 해도 맛있지만 먹으면 더 맛있는 건 소고기, 돼지고기, 각종 회, 진미채, 떡볶이... 떡볶이는 약간 업체 가림.

 

20240918

여운, 환기, 상품

1. 정선, 태백 쪽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는 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의 여운을 남겨놓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1-1. 자연 그 자체를 느끼는 건 좋은데 건설과 토목의 결과인 인공 구조물에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물론 인공 구조물이 없으면 자연에 접근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는 한데 그러므로 조망이 좋은 곳이 적절한 선택지다.

1-2. 여행은 혼자 가는 게 좋기는 하다. 타인의 여행에 동반을 하면 편함을 얻지만 어느정도 불편함이 있는 데 그걸 점점 견디기가 어려워진다. 

1-3. 하지만 여행이라는 건 비용 대비 효용이 너무 낮다. 그 비용이면 성수동 빈티지 매장이나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게 훨씬 즐겁고 도움이 될 거 같다. 또한 효용이 간접적이고 추상적이다. 그렇지만 여행이라는 비일상적 행위가 분명 필요한 거 같기는 하다. 이성과 감성을 때때로 환기시키지 않으면 사고가 지나치게 패턴화된다. 그러므로 지방 백화점 구경, 지방 매장 구경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행 주기와 거리, 기간, 비용과 효용 사이의 균형점을 좀 찾을 필요가 있다.

1-4. 또한 지방의 대중 교통 사정도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뜻대로 되는 게 없음. 하지만 등산, 트레일 워킹은 지금은 하기 어렵다. 예전 양평 둘레길의 경험은 좋았지만 발이 계속 아프게 된 건 분명 그 책임이 있다.

1-5. 낚시를 하면 어디 계곡에 처박힐 수 있고 좋지 않을까 하고 좀 찾아봤는데 역시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배우고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하지만 엘엘빈이나 파타고니아의 웨이딩 시리즈가 탐나기는 한다.


2.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이번 추석은 정말 너무 덥고 습하다. 손에 닿는 모든 물체에 습기가 서려있다. 


3. 추석 당일 빼고는 도서관에 나왔는데 기숙사에 남아있는 모든 외국인들이 편의점에 모여있는 거 같았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추석, 설날 연휴 관광 상품 같은 걸 내놓을 만 하지 않을까.


4. 자신의 조잡함을 느낄 때 부끄럽고 반성을 하게 된다. 그런 반성이 나아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야 하는 데 그쪽은 더 어려운 거 같다.


20240912

실감, 건강, 두통

1. 처서는 커녕 백로도 지났고 9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폭염 경보가 올라오고 있다. 뭔가 망했다는 분위기가 굉장히 실감이 난다. 언젠가 이야기했듯 어렸을 적에는 외계인 침공, 핵 전쟁 같은 걸로 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작 나를 죽이는 건 미세 먼지와 기후 온난화였다. 차라리 앞 쪽이 더 낫잖아.


2. 오늘은 그래도 비가 내리고 있다. 새벽에 빗소리가 꽤 커서 잠에서 깼다. 그렇다고 시원해지는 건 아닌데... 뭐랄까 으슬으슬.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버티기 어려운 기후다. 방금 전 서울 서남권의 호우주의보가 해제되고 동남권에 호우주의보가 발표되었다.


3.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아직 못봤다. 할 게 좀 많다. 그런 이유로 안 본 게 많다. 


4. 랩톱의 모니터는 작은 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미니 이러면 한 눈에 들어오는 게 너무 없고 맥북의 13인치, 윈도우나 크롬북의 12인치 대 정도가 적당한 거 같다. 기억에 맥북 13인치와 크롬북 11.6인치가 가로 사이즈가 같다. 옆으로만 긴 모니터 싫어해서 맥북 쪽이 나은데 씽크패드가 맥북과 비슷한 가로세로비율인 듯 하다. 이 정도 사이즈를 선호하는 건 들고 다닐 때 부담을 느낄 맥시멈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까지는 어떻게 들고 다니겠는데 이 이상은 무리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생겼는데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는다. 어렸을 때 노안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냥 저렇게 되나부다 생각만 했는데 이거 정말 짜증나고 불편함. 최근에 노트북 열람실에 아이맥을 꺼내놓고 있는 사람을 봤는데 정말 들고 온 걸까.


5. 민희진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결정적으로 방시혁은, 하이브는, 멋지지가 않다. 특히 지금 하는 거 보면 정말 너무 멋 없고 폼도 안 나. 몇몇 엔터 회사 대표들을 떠올려 보면 이게 멋지지 않아야 대표를 할 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 사람이 없으니까 아직 모르는 건가 싶기도 하고. 


6. 어제 모기향을 틀어놓고 자서 그런가 두통이 멈추질 않네.

20240905

엔딩, 애매, 경로

1. 요즘 여기가 뜸한 이유는 일이 좀 많기 때문이다. 사실은 마음 만이지만 바쁨...


2. 듄2의 OST 중 Only I will Remain을 일할 때 종종 듣고 있다. 이 음악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한스 짐머를 비롯한 이런 웅장 류 곡이 다들 좀 그렇긴 한데 조용할 때와 시끄러울 때 간의 갭이 너무 커서 잘 안 들리다가 귀 아프다가가 반복된다는 것. 아무튼 일단 영화 엔딩 크레딧 나올 때 가만히 앉아서 끝까지 보는 타입은 아니다. 그런데 듄2를 보고 나서 화장실을 갔는데 뭔가 화장실까지 전해지는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곡이 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중에 찾아보니까 그 곡이 이 곡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을 들으면 사막의 풍경과 함께 영화관 화장실 벽 타일이 생각남...


3.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보려고 하는데 시간이 좀 애매하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폭군이 올라오면서 마녀 2가 올라왔다길래 그걸 잠깐 볼까 싶기도 하다. 이런 프랜차이즈는 일단 보기 시작하면 괜시리 챙겨보게 된다. 한때 디즈니, 애플, 넷플릭스, 티빙, 쿠팡, 네이버멤버십 플러스로 스포티비까지 구독되어 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티빙 뿐이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있긴 하구나. 음악 앱은 정말 경로의존성이 높은 듯. 바꾸기가 귀찮아.

교체, 기계, 타파

1. 10월 2일에 잠깐 이야기를 했던 세탁기가 3주 만에 배송이 왔다. 설치는 잘 끝났음. 대기업이라 그때부터 연락이 계속 왔다. 배송이 잘 왔냐, 친절했냐, 문제없냐... 오기 전에는 일언반구도 없더니. 아무튼 보일러 교체일과 세탁기 교체일이 겹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