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30

2차, 추이, 습기

1. 화이자 2차를 맞았다. 어제 오후에 혹시나 하고 봤는데 화이자 잔여가 여기저기 떠 있길래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이 동네를 며칠 관찰해 보니 오전에는 모더나만 넘치는 데 화이자는 오후에 수시로 뜬다. 3일 전에도 봤었는데 맞을까 고민하다가 저녁에 할 일도 있고 해서 지나쳤었다. 

1차 때는 내과였고 2차는 소아과였는데 1차 때와는 다르게 뭐 알 건 다 알 테니까...의 분위기로 딱히 설명해 주는 건 없었다. 아무튼 2차 맞고 고생했다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신체 이상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데 24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별 문제는 없다. 

백신 맞고 6시간 까지는 정말 팔도 아프지 않아서 이거 뭐냐 그러다가 9시간 쯤부터 팔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1차 때 정도는 아니다. 1차 때는 2일 차에 왼쪽 팔 전체가 아팠고 그게 3일 차 정도까지 갔다가 며칠에 걸쳐 가라앉았는데 지금은 주사 맞은 부위만 몇 대 얻어 맞은 정도. 

그리고 18시간이 지난 후 쯤 미약한 두통이 생기기 시작했다. 두통에 대해서는 나름 많은 경험이 있고 여러 대책을 가지고 있는데 뭔가 이상하고 생경하고 기분 나쁜 타입의 두통. 멀미와 좀 비슷했는데 오늘 오전 - 오후에 걸쳐서 여기저기 이동하느라 시내 버스를 3시간 넘게 탔기 때문에 정말 멀미일 가능성이 있다. 혹은 그래도 24시간 정도는 별 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어야 하는 데 여기저기 이동할 일이 생긴 바람에 무리를 했고 그 피곤함이 백신 후유증과 겹친 걸 수도 있다. 주변인 1명이 1차 맞고 엄청 고생을 했는데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수면 부족과 피곤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의심하고 있다. 여하튼 무슨 증상이 있든 그것은 백신 탓일 거라는 생각에 타이레놀 500짜리를 2회 먹었다. 집에 들어와 가만히 앉아있고 1시간 쯤 지난 이후인 지금 두통은 거의 사라졌음.

특이 사항을 생각해 보면 어제 주사 맞은 후부터 와퍼 주니어 2, 감자 튀김 2, 미니 너겟 8개 짜리, 뽀모도르 냉동 스파게티, 미국식 코울슬로(이름이 그렇다), 누가바 1, 콜라 1리터, 캬라멜콘 1, 떡볶이 2인분을 먹었다. 3끼 정도 먹을 식사 타임이 지났으니 코로나 백신 폭식 정도로 많이 먹은 건 아닌 듯 하다. 근데 이렇게 보니까 모두 너무 단 음식들이네. 그리고 오른쪽 코에서 코피가 살짝 났는데 이건 백신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거 같다. 


2. 날씨의 추이가 좀 이상한데 일단 너무 습하다. 그게 며칠 간 계속된 비구름 때문일 수도 있는데 9월 넘어가는데 이제 슬슬 건조해져야 될텐데.


20210929

순간, 전달, 무시

1. 평화로운 일상이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수많은 우연과 불운 등등이 겹치며 난데 없이 여러가지 일이 일어난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 그때 이랬으면, 그때 저랬으면 하는 건 아무 소용없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거 자체가 에너지 이중 소모다.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해나가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바라고 언제나 목표로 삼는 건 기본적으로 큰 변화 없이 단조롭고 기분과 의욕이 약간 플러스인 상태가 계속 지속되는 상황이다. 그게 생산성 유지에 가장 좋다. 이런 상황을 방해하는 모든 일을 가능한 치워버리려고 하지만 물론 바란다고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비두면 방해물은 계속 늘어난다.


2. 사람들이 굳이 부정적인 마음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지나? 부정적인 상황이 개선되나? 뭐 하나 나아지는 게 있기는 한가? 오히려 그저 다른 이가 애써 유지하고들 있는 긍정적인 마음에 영향을 주며 세상에 부정적인 생각만 늘어날 뿐이다. 

악플을 달거나 타인의 흉을 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그런 부정의 발화에 뭔가 이득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그런 걸로 에너지를 얻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아무튼 네거티브의 전파는 그저 멀리하든가 그럴 수 없다면 무시하는 거 말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

사람들이 제 몸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닐까. 세상 천지에 혼자 있으면 아프든, 다치든, 피곤하든 어쩌든 대체 무슨 상관이겠어. 사회라는 인간의 커넥션 속에서 자신의 불운, 피곤함, 실수, 아픔 등등은 언제든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주변을 힘들게 할 뇌관, 부스터가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어차피 혼자 가만히 있어도 네거티브한 요소들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평화로운 일상은 위협을 받는다. 굳이 찾아가며 들춰가며 가속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


3. 아무튼 심신이 매우 피곤하다.

20210922

포즈, 설정, 방법

1.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연휴와 크게 상관없는 인생을 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포즈가 눌려져 있던 게 다시 플레이 되는 느낌이 있기는 하다. 아무튼 내일부터 모두들 다시 화이팅. 올해는 대체 휴일 때문에 10월에도 휴일이 조금 있다는 듯 하다.


2. 오징어 게임을 봤다. 예전에 학교 앞 미장원에 놓여 있던 카이지를 나름 열심히 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인지 그것과 비슷하긴 한데 결은 좀 다르다. 카이지라고 딱히 재미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오징어 게임은 설정이 부분 부분 어딘가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이 꽤 있다. 어차피 저런 게임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영화 속 세계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르다라는 기본 전제로 깔려 있는 데 아 저런 세계인가 보다 하면 되는 걸 뭐하러 상황 설명을 신파 풍으로 장황하게 늘어놓는지 잘 모르겠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다가 정말 총 맞아 죽는다...에서 이 모든 작업이 시작한 거 같다. 그 비슷한 레벨의 아이디어가 3개 쯤 떠올랐을 때 시작하면 더 좋았을텐데 세상은 그런 걸 기다려주지 않을테니 그런 거야 뭐 별 수 없겠지. 어설프게라도 일단 내놓는 게 낫다 vs 어설픈 건 내놓지 않는 게 낫다는 누군가 숙식을 보장해 주지 않는 한 언제나 누구에게나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프로듀스 101이 떠오른다.


3. 이걸 보고 났더니 넷플릭스 추천으로 아리스 인 보더랜드가 떠서 2회까지를 봤다. 아리스는 그냥 앨리스다... 뭔가 애매한 영화다. 이거보단 오징어 게임이 나은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엉망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의 각성 이야기라는 측면이 같기는 하다.


4. 엄한 유튜버들이 너무 많고 그들이 너무 큰 권력을 쥐고 있다. 츄 공격 같은 말도 안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진다. 그렇다고 법적 제한은 검열 부활이라는 측면에서 어려운 일이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5. 911 다큐멘터리도 봤구나. 추석을 기점으로 본 게 많네. 관타나모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현대 사회에서 선진국, 이성, 도덕성 같은 게 제어하고 있는 범위와 강도가 얼마나 어설픈 지 알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벌이는 일을 보고 황당해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다. 역시 무슨 방법이 있을까.


6. 4번과 관련해 중국도 그렇고 거대 규모의 소비자들이 쥐게 되는 권력에 대해 조금 더 깊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인 듯 하다. 그렇지만 방법이 있긴 한 건지 잘 모르겠다. 얼마 전 무슨 드라마를 지나가다 잠깐 봤는데 실시간 투표로 판결이 내려지는 법정의 모습이 나왔다. 이것과 요새 자주 이야기가 나오는 AI의 판결을 비교해 봤을 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전자는 극단적으로 감정적인 방식이고 후자는 극단적으로 이성(논리)에 기대보려는 방식이다. 결정에 대한 책임감 회피로는 둘 다 적당하다.


7. 2와 관련해 당시 미장원에서 열심히 봤던 만화는 카이지 외에 간츠가 있었다. 볼 때는 그렇게 유명한 건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영화로도 나오고 그랬더만. 아무튼 잠깐 대기하며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고객용 치고는 무척 세기말 적인 만화 구비다. 이나중 탁구부와 닥터 슬럼프를 가져다 놓을 수도 있는 거잖아. 이 미장원은 학교 동문 회관에 있던 거였는데 몇 년 전 나갔고 여전히 빈 자리로 남아있다.


8. 쿨프레소를 조금 일찍 치운 거 같다. 덥지는 않은 데 습기를 빼고 싶은 날들이 아직 있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