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0

급변, 구워, 위기

1. 날씨가 엉망진창이다. 어제 새벽엔 천둥 번개에 폭우가 내리더니 아침에는 18도(11월이라고! 게다가 습했다), 오후에는 9도로 떨어졌고(아침이 더 추운거라고!) 오늘 아침은 3도 남짓으로 떨어지고 최고 기온은 6도라나 어쩐다나.


2. 돈을 주세요.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3. 나는 살아있다는 유디티 유행에 편승하면서 여성판으로 나온 거 같은데 좀 아쉽다. 예컨대 이러이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살 수 있다가 핵심이다. 하여간 왜 하는 건지도 모르는 채 일단 하라고 윽박지르는 것보다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 주는 게 동기 부여에도 좋다. 

요즘처럼 재난과 위기가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에 중요한 정보가 많고, 여성 교관에 여성 출연자 중심이라 흔히 보던 위기 탈출의 주체가 남성이고 여성은 뒤를 따른다는 관념을 전복시키기도 하고, 아주 어렵진 않으니 따라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하고 등등 시의적절한 부분도 많다.

그래서 보는 데 도시 생존이나 물에 빠진 자동차에서 탈출(헤드레스트로 창을 깨면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데 그게 그렇게 안 깨지는 건지는 몰랐다), 완강기 사용법 같은 건 잘 익숙해지지 않고 어디서 들어도 금세 까먹는 것들을 자세히 알려주는 건 좋았다. 올가미 매듭법도 보고 연습을 했는데 아무튼 시간이 흘러도 올가미 매듭을 할 때면 생각나는 방송이 될 거 같다.




물론 해보는 게 제일 좋은데 따로 안전 캠프 같은 데 신청해서 가는 것도 좀 그렇고.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예능의 힘을 비는 건 괜찮은 일이다. 

뭐 이런 식이긴 한데 방송은 교관이 괜히 소리 지름 - 사실 소리 지를 이유가 별로 없음 - 출연자들의 동기 부여도 그렇게 크지 않음(너무 열심히 사는 분들이라 도시 생존보다 멘탈 휴식이 더 중요할 거 같다) - 예능임 - 연예인의 고통을 보면서 즐긴다는 전통적 예능 양식 - 각자의 분량 확보 등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 결과 뭔가 상당히 애매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쪽에 방점이 커지면 정글의 법칙이나 위기탈출 넘버원이 되버리면 안 되긴 할텐데... 


4.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다가 다치든 바쁘든 해서 좀 쉬면 다시 할 의욕이 좀 나지 않는다. 그새 실력도 줄고 지리한 과정을 다시 쌓아야 한다는 게 멋도 모르고 시작할 때에 비해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시 회복할 때 루틴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사실 일도 마찬가지다. 뭔가를 열심히 하다가 멈칫 해서 다른 데를 돌아본 후 다시 돌아왔을 때 복잡하게 얽혀 있던 사태를 파악하는 게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그럴 때 회복할 수 있는 루틴을 잘 다듬어 놓는 게 필요하다.

최근 운동과 일 이 양쪽 모두에 위와 같은 위기가 닥쳐있다. 차곡차곡 하는 수 밖에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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