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껴서 7박 8일 동안 제주도 "중산간"지역의 면 단위 마을에 머물렀다. 뭐 슬픈 일도 있고 그랬지만... 그런 이야기를 여기서 하긴 그렇고 8일 간의 제주 생활에 대해.
1) 시골의 삶은 차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두 번 갈아타서 어딘가로 간다는 건 계획을 잡다가 지쳐버린다. 그래서 서귀포, 성산 쪽은 포기했다. 사실 거기는 가보기도 했고.
2) 7박 8일 중 서울-제주를 이동한 2일을 빼고 6일을 있는 동안 이틀 외출했다. 제주의 서, 북서를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한림-고산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6일 중 4일이 날씨가 좋지 않아서(동시에 습하고 더워서) 고산은 포기했다. 그래서 한림읍...에서는 할 게 별로 없으므로 그냥 비양도를 다녀왔다.
3) 한림이 좀 재밌는데... 기본적으로 제주 북서쪽 방면 고기잡이 배가 출항하는 본진이다. 애매한 분위기의 마을이다.
4) 비양도는 그림처럼 멋진데 제주가 다 그렇듯 그 조막만한 섬도 동과 서의 날씨 - 공기와 바람, 파도 -가 다르다 북쪽 해안에는 쓰레기가 잔뜩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5) 꼭대기에 등대가 있는데... 짐승의 냄새가 났다. 뭐가 살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고라니나 맷돼지는 아닐 거 같고 토끼 정도 아닐까.
6) 한라산을 올라가 볼 절호의 기회여서 매일 아침 한라산 쪽 기상을 살폈는데 8일 내내 산 위에 시커먼 먹구름이 껴 있었다.
7) 시골집에서의 생활은... 조용한 점은 좋았다. 이 "조용"이라는 게 일반적인 상상과는 조금 다른 게 애월읍 하늘로는 비행기가 쉼 없이 날아간다. 하지만 이틀 쯤 지나니까 그려려니 하면서 화이트 노이즈처럼 사라졌다.
8) 재밌는 경험이었지만 만약 섬에서 10일 정도 적막과 고독의 생활을 할 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작은 섬이 내 취향에는 맞는 거 같다. 예컨대 비양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