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6

화제, 감경, 시도

1. 계엄 사태와 관련해 재빠르게 퇴직금을 신청한 몇 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양심도 없냐 뭐 그런 이야기도 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역시 돈 앞에서는 머리가 침착하게 돌아가는 건가 감탄이 좀 나오긴 한다. 사실 어느 정도 나이, 직위에 오른 사람이 회개를 한다든가, 생각을 바꾼다든가 하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계엄을 일으켜 직장에서 짤리고 내란 혐의로 재판 혹은 피의자가 될 지도 모르는 와중에 퇴직금을 신청하는 건 일종의 세계관이다. 세간의 양심 같은 건 애초에 기준 안에 없고 앞에서 놀라거나, 욕을 하거나, 핀잔을 준다고 갑자기 기준이 들어서지 않는다. 그냥 그런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아마도 자연스러운 행동일 거다. 하지만 그런 만큼 죄에 대한 댓가를 정확하게 치루는 것 역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사과문, 반성의 기미 같은 걸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원래 그런 걸 쓰는 세계관인 사람만 쓰고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 의미도 없다. 사과문을 쓰다가 세상의 진리, 선, 양심 같은 걸 깨닫는 경우가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강요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그게 양형을 감경하는 사유가 되는 것 역시 반대한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문제는 위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아주 짜증나고 귀찮은 존재들이다. 특히 그런 사람이 상관이면 골치가 아파진다. 게다가 이런 이들은 윤리적 기준 따위는 없고 이익에 따라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고위직이 보기엔 이용하기 아주 좋다. 그러므로 직장 생활과 승진에 유리하다. 블라인드에서 이상한 소리 하는 이들 중 가짜 계정도 있겠지만 진짜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하는 데 이런 이들이 자리를 잡기 유리한 사회 구조라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건 사실 방법이 없고 위에서 이야기 했듯 교화나 개종도 거의 불가능하다. 어쩌다 정신을 차리는 사람이 있다면 환영 정도 가능하다. 그나마 희망을 찾자면 교육 과정에서 걸러내야 하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어릴 적에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강제적이고 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영 이상한 인간들에 대한 가차없는 낙제 제도에 찬성하는 마음이 있기는 하다. 이상한 놈들을 일찍 교화하고 걸러내야 한다. 그저 마음 편하고, 힘들고 어렵지 않는 교육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섣부르게 시도하기는 어렵다. 


2. 수영은 자꾸 이상한 동작을 유지하게 만든다. 온 몸이 아프다.


20250114

열정, 취약, 기억

1. 수영을 배우고 있다. 월수금과 화목이 있는데 3일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거 같아서 화목을 선택했다. 사실 가을부터 시도를 했는데 구청에서 운영하는 레포츠 센터 등록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계속 실패하다가 2025년 1월부터 다니게 되었다. 화목이 부담이 적긴 한데 화-목 사이의 텀에 비해 목-화 사이의 텀이 좀 너무 길다. 화토였으면 딱 좋았겠지만 그건 안되니 일요일 정도에 뭐라도 좀 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밤 8시 수업이다. 아침에 하면 좋다고 하고 그러면 시간 절약의 측면에서도 괜찮을 거 같지만 당장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더러 지나치게 건전하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하루를 산다는 건 그냥 아이디얼하게 남겨 놓는 게 좋을 거 같다. 밤 8시는 일 끝나고 저녁 먹고 가기에 딱 좋기는 하다. 다만 끝난 다음에 집에 들어오면 밤 10시고 이게 은근히 정리할 것들이 좀 있기는 하다.

등록의 어려움에 비해 사람들의 배움의 열정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닌 거 같은데 빠진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25미터 레인을 왔다갔다하는 타임이 많아진다. 너무 힘들다. 수영을 제대로 배우는 건 처음이라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사람 손들라고 해서 2명이 왕초보 과정부터 시작했는데 1명이 사라져 버리는 바람에 초보자 1, 2레인 중 더 초보자 1레인에서 혼자 킥판을 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초 동작을 익히는 단계라 체력이 문제지 배우는 거에 난도가 높지 않아서 아직 큰 어려움은 없는데 숨쉬기의 느낌이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종종 내가 숨을 쉬고 있었나? 폐 안에 산소가 모자라지 않나? 하는 등의 의문이 생기고 그러면 갑자기 숨이 막혀온다. 

그리고 귀에 물이 계속 들어오는 문제가 있다. 귀마개를 샀는데 그래도 들어온다. 어떻게 된겨... 구조적으로 잘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는 데 그런건가. 예전에 귀에 물 들어와서 염증 생겨서 며칠 아픈 적도 있고 또 몇 년 전에는 갑자기 고막에 물이 들어가서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적도 있는데 연관이 있는 거 같다. 사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귀에 물이 밀려오는 느낌이 약간 트라우마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운동도 완전 걸음마 단계를 지나고 나면 코어, 고관절, 엉덩이에 힘 쓰는 게 등장한다. 뭐든 그렇다. 여기에 햄스트링의 유연성을 더하면 내가 가장 취약한 부분들이다. 이 단계를 잘 넘어서야겠지.


2. 동작이 나쁘진 않다는 데 어깨가 아프다. 그 이유는 어깨를 이런 식으로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겠지...


3. 아무튼 뭔가를 배우는 건 재미있다. 특히 여태 모르던 몸을 쓰는 방식을 하나씩 배우고 익히는 게 흥미진진하다. 실로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다. 아무튼 귀에 물만 안들어오면 좋겠다.


4. 코스트코에서 웨더스 사탕 1kg짜리를 샀는데 하루 두 개씩은 꼭 먹는 거 같다. 음. 맛이 기억에서 사라질 정도에 먹는 게 딱 좋은 거 같은데 쉽지 않다.


5. 오랫동안 말해왔지만 언론의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 아무 이야기나 따옴표 안에 넣고 전달만 하면 그게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결국 지금의 사태 같은 걸 만들어 낸 원인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을 하고 세간의 생각과 다르게 정말 믿고 있다면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이래놓고 언론의 자유 같은 말을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방통위나 언론중재위원회 같은 게 있기는 하지만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는 너무 많다. 독자의 비판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어그로와 광고비, 후원금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소용이 별로 없다. 아무튼 언론은 판단을 하고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언론의 자유란 그걸 하라는 이야기다.


판단, 여부, 버릇

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심판이 개시되었다. 5가지 쟁점이 있는데

△‘채해병·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점 
△12·3 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한 점 
△계엄 직후 당정 공동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점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를 방기한 점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점 등 5가지 탄핵소추

이렇게 5가지에다가 탄핵 정족수 (한덕수 주장 200명, 국회 주장 150명) 부분도 문제를 삼았다. 또 윤 대통령 탄핵 심판보다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냥 생각해 보자면 일단 추가적 사항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과 대통령 승계는 다른 이야기다. 즉 권한을 대행할 뿐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투표에 의해 선출된 사람도 아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생기면 대통령 권한을 수행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그렇지만 정족수에 대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건 헌재가 판단할 문제인 거 같은데 뭐가 나와도 이상할 건 없다. 다만 왜 그렇게 나오는지에 대한 설명이 궁금하다.

윤 대통령보다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건 딱히 근거가 있나 싶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기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걸 우선시해야 하고 그러므로 대통령 쪽이 가장 중요하므로 먼저 처리되어야 한다고 할 거 같다. 이건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1명 부재를 우선시해 채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가지 쟁점을 보면 역시 대통령의 권한을 가진다고 하면 거부권 가능하고, 국정운영 구상도 가능하고, 후보 추천 의뢰 방기 역시 정치적인 사항일 거 같긴 하다. 하지만 역시 승계가 아니라 권한대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체로 현상 유지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역시 헌재가 결정할 부분이다.

계엄에 적극 가담한 점은 "비상계엄 관련 형사기록에 대한 ‘문서 송부촉탁’ 신청을 한다"를 두고 한덕수 측과 국회 측이 맞섰는데 헌재 쪽에서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면 내란 관련 수사기록을 보고 사실관계 파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이건 헌재 쪽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한 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갈릴 거 같다.

마지막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인데 이건 대통령에게도 없는 권한이다. 그러므로 헌정 질서 유지에 반하는 행동이라 생각된다.

법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이런 식으로 생각이 된다. 결과 나오면 비교해 봐야지...


2. 1의 결과는 대통령 권한 대행이라는 자리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정의를 만들어 줄 판례가 될 거다. 예를 들어 권한 대행의 탄핵 의결 정족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등등. 현실적인 측면에서 봐도 지금 권한 대행 최상목의 탄핵 의결 정족수, 거부권 행사 가능 여부, 헌재 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는 행위의 정당성 여부 등의 판단 기준이 된다. 


3. 대결을 할 때는 질질 끌면 안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단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지금 윤 지지자 쪽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무 이야기나 막 하면서 어그로를 끈다. 어그로에 대응하다가 아깝고 중요한 시간을 날려버리는 건 우리나라 진보 계열의 오래된 나쁜 버릇이다.

화제, 감경, 시도

1. 계엄 사태와 관련해 재빠르게 퇴직금을 신청한 몇 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양심도 없냐 뭐 그런 이야기도 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역시 돈 앞에서는 머리가 침착하게 돌아가는 건가 감탄이 좀 나오긴 한다. 사실 어느 정도 나이, 직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