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공기, 노출, 폭설

1. 화요일 저녁에 수영을 하고 와서 배가 너무 고파서 핫도그를 하나 먹고 잠을 잤는데 다음날 아침 오한이 시작되었다. 체온을 재봤더니 37.5도인가 그쯤 되었음. 나가는 건 포기하고 약 먹고 쿨쿨 잤다가 깨니 체온이 떨어졌길래 좀 괜찮나 싶어서 잠깐 움직였다가 뭔가 좀 이상한데 싶어서 다시 체크하니 역시 37.5도. 아무튼 그렇게 수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정도까지 계속 자다가 잠깐 깨서 일 좀 하고 뭐 그렇게 보냈다. 다른 건 다 괜찮아졌지만 두통이 계속되었는데 이틀간 두통을 없애려고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항히스타민제를 차례로 먹었고 혹시나 해서 모카 골드로 카페인도 집어 넣었지만 나아지지 않았음. 문득 신선한 공기와 활동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 마침 머리 손질도 해야할 때가 되서 다녀오면서 영하의 찬 공기를 쐤더니 좀 개선되었음. 다 나은 거 같길래 저녁에는 수영도 갔다.

2. 보통 1년에 1회 정도 바이러스 감염으로 앓아 누웠다가 2일 길면 3일 정도 지나면 깨어나는 일이 수십 년 째 지속되고 있는데 올해는 3번인가 그렇다. 왜 그런걸까 생각해 보는데 요 몇 년 간 바뀐 패턴은 수영 강습 밖에 없다. 바이러스 노출 기회가 많아진 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싶다. 염소 소독으로는 바이러스 퇴치가 완벽하게는 안되는 건가. 

3. 아무튼 누워있다가 수영을 갔더니 페이스 조절에 완전히 실패했다. 후반 쯤에는 팔을 올릴 수가 없어서 접영을 못했다. 엉망진창이었음.

4. 그러고 나서 집에 오는데 2025년 겨울의 첫눈, 대폭설이 내렸다. 갈 때부터 펑펑 쏟아지는 게 심상치 않아서 강습에도 5명 밖에 안 오긴 했음. 9시에 끝나서 집에 가면 보통 10시 쯤 도착하는 데 어제는 11시 넘어서 들어왔다. 중랑구가 완전 마비였다. 버스 앱으로 보니까 내가 탄 버스가 한 정거장 사이에 7대인가 있었다. 막혀서 다들 갇혀 버린 거다. 집에 와서 보니 그나마 좀 나은 사정이었던 게 퇴근에 5시간, 6시간 걸린 사람들도 많았다고. 

5. 어제 페이스 조절 실패도 있지만 수영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상급자의 속도와 자세를 목표로 삼게 되는데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 때문에 양쪽 다 달성이 어렵다. 둘 중에 하나라면 역시 속도가 아닐까 싶었고 또 한 시간 운동하고 탈탈 털리고 집에 오면 열심히 했으니 활력이 생겼겠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런 방향을 추구했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 전완근, 이두, 등, 허벅지 등등이 심각하진 않더라도 가만히 있으면 욱신거리고 매일 파스를 붙인다. 자세도 안 좋으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니 부상 위험이 상존하고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한계도 명확하다. 느려도 부드럽고 자세 좋은 쪽으로 추구미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근데 수영장 가면 정신 없어서 막 또 휘둘러 댄다. 습관을 잡는 게 중요하다.

6. 계속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더 나은 걸 할 수 있을까 싶은, 뭔가 벽에 부딪친 느낌이 꽤 오래 지속되고 있다. 이것저것 보러다니고, 읽고 하는 걸 늘리고는 있는데 이런 걸로는 부족한 거 같기도 하다. 뭔가 사고 체계를 변화시킬 자극적인 문화 충격이 필요한 거 같기는 한데 언제까지나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외부 동력에 의존할 수는 없다. 결국 개선점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과연.

공기, 노출, 폭설

1. 화요일 저녁에 수영을 하고 와서 배가 너무 고파서 핫도그를 하나 먹고 잠을 잤는데 다음날 아침 오한이 시작되었다. 체온을 재봤더니 37.5도인가 그쯤 되었음. 나가는 건 포기하고 약 먹고 쿨쿨 잤다가 깨니 체온이 떨어졌길래 좀 괜찮나 싶어서 잠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