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7

새벽, 찜찜, 지출

1. 요새 계속 자다가 새벽에 깬다. 어제는 4시, 7시. 깰 때마다 시간을 착각하는데 처음엔 8시, 9시로 알았다가 늦었네... 하면서 다시 확인하니까 위 시간이었다. 이게 통으로 꿈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는데 그건 아닌 거 같다. 아무튼 8시에 강아지가 마구 짖어서 깨어 났다.

2. 또다시 요새, 강아지가 원하는 게 있으면 창 밖, 베란다 밖 어딘가를 보면서 짖는다. 한참의 관찰 결과 일단 짖으면 내가 나와서 대책을 강구한다는 걸 깨달은 거다. 그러면 물그릇을 보거나 밥그릇을 보거나 한다. 이 역시 1을 가속화한다.

3. neighborhood, decade처럼 눈에 잡히지 않는 말들을 번역하는데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떻게든 쓰고 별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는 걸 감출 수 없다.

4. 2019년에는 2018년에 비해 지출이 아주 많았다. 이게 궁금했던 옷을 자잘하게 구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계산을 해보니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생각해 보면 일단 먹은 게 조금 많아졌다. 많아지기 보다 예컨대 싼 A를 먹을 걸 좀 더 비싼 B를 먹은 게 1년간 쌓인 거다. 그런데 그래봐야 1천원 정도 차이고 하루 2천원, 365일 매일 먹었다고 해봐야 70만원이 조금 넘는다. 아직도 빈 구멍들이 있다. 아무튼 엥겔 지수와 의류 소비 지수를 낮추는 게 내년의 중점 사항이다. 버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추세로는 아주 곤란해진다.

20191211

추위, 식사, 전환

1. 날씨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아니 그것보다는 뭐가 어떻든 춥다. 너무 춥다. 아무리 껴입고 있어도, 난데없이 온도가 올라가 얼추 따뜻한 바람이 불어도, 춥다. 손가락 발가락 관절이 쑤시고 몸이 떨린다.

2. 어제는 집에 있었다. 집에 있으면 밥이 문제다.

3. 갑자기 소노 시온의 바람 불면 사람 잘리는 영화가 생각나서 뒤적거리다가 러브 익스포저를 다시 봤다. 예전에 여기에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이 감독의 좋은 점은 생각나는데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기술, 그 덕분에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해 아무 것도 예상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물론 이것도 규칙화되기 때문에 엉뚱하게 전개되겠구나... 정도는 알 수 있다. 이 감독의 결정적으로 나쁜 점은 중학교 변태 수준의 인간관, 특히 여성관. 이건 자신이 풀어가는 내러티브의 핵심이기 때문에 아마도 극복을 할 수 없을 듯 하고 그렇기 때문에 미래로 나아갈 수 없을 거다. 그렇지만 이 덕분에 여자 주인공의 연극적 대사 외침 비슷한 걸 자주 보게 되는데 그게 꽤 멋지다. 그런 게 그 배우의 전환점이 되기도 할까 궁금하다.

4. 세상이 상당히 위기인 거 같다. 날씨도, 정치도 그렇다. 이 둘 만큼 현대 인류의 생존에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싶은데 둘 다 위태롭다.

20191201

12월, 고장, 문득

1. 12월이 시작되었다. 12/12, 또 한해가 끝나는구나. 딱히 의식하고 산 건 아니지만 2000년부터 2009년과 2010년부터 2019년은 상당히 달랐다. 3번째 자리 숫자가 바뀌는 2020년부터 뭔가 또 달라질까? 이제와서 뭔가 달라진다면 그걸 강담할 수 있을까?

2. 올해는 좀 이상한 해였다. 생각했던 것들이 그대로 된 건 거의 없는데 어찌저찌 지나왔다. 수익은 여전히 쥐꼬리 같았으므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복구 불능이 되진 않았으니 운이 아주 나빴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목적을 이루지 못했으니 잘 풀린 건 역시 아니다. 또한 지출이 너무 늘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대부분은 절망적이었다. 그 절망의 에너지와 반성으로 극복을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앞으로 중요한 문제다.

내년에는 아무 것도 새로 들이지 않고 수선과 보수만 할 예정이고 여행을 한 번은 가려고 한다. 그리고 고장난 몸 여기저기를 본격적으로 수리해야 할 거 같다.

3. 이상하게도 12월이 되었다고 한 해를 정리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꽤 중요한 일을 꽤 열심히 하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를 하고 싶고 2020년이 시작되면서 그것들을 손에 쥐고 있고 나아가고 싶다.

4. 갑자기 이런 이야기들이 생각났음.

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