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생각해 볼 수록 미묘한 점들이 있다. 예컨대
- 전파력이 아주 높다, 근데 전파를 하면서 자신이 모를 수가 있다
- 치사율을 높은 편이지만 사스, 메르스 등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치명적이진 않은데 대신 노인, 합병증, 병상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매우 치명적이다
이런 부분이 이 질병에 대한 태도, 대처의 미묘함을 만들어 낸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 때문에 남이 죽을 수도 있다. 다들 가만히 있는 게 세상을 살린다는 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마블의 히어로처럼 요란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노인과 병자들이 죽어갈 거다.
병원 구조의 효율성 고려에 치명타를 날린다. 유럽에서 잘 볼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5년 후일지 10년 후일지 모른다. 즉 앞으로 잉여의 시스템을 보존해야 한다. 예컨대 코로나가 잘 마무리되고 대비 시스템이 만들어 져도 이후 10여년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면 하릴 없이 돈을 잡아 먹는 시스템을 과비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대비된 시스템 덕분에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 있다. 즉 궁극의 방역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다. 세금을 들였다면 도로나 댐이 눈 앞에 생겨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에 많이 있다. 그럴 때 또 등장해 치명타를 날리겠지. 결국 때가 오면 증편이 이뤄지면서 새 부대가 만들어지는 예비군 시스템 비슷하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런 구조적 측면 외에 개인의 측면을 보자면 매우 복잡 미묘하다. "나는 괜찮아"라는 말이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전혀 괜찮지 않아"가 된다. 이게 이토록 벌어지는 케이스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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