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와 지리산이 가능한 후보군에 올랐지만 이만원 차이에 가볍게 바다를 포기했다. 일요일 아침 서울은 온화하고 상냥한 공기가 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소백 산맥에 들어서자 조금씩 비가 날리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고, 휴게소에 들러 우동을 먹었다. 이제 꽤 길어진 역사가 생긴 군대에서 만난 후배와의 여행,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배의 여행에 들러 붙어 말동무나 되어준 여행의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지리산 섹터 안은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가, 구름은 아래에도 있다가, 위에도 있다가 멋대로다. 백무동 계곡의 물은 꽤 불어나 있었지만 우리는 예약해둔 안락한 장소 안에서 밥을 먹으며 천막과 선거, 김기덕과 문재인, 그리고 이 계곡에 빠지면 낙동강에서 떠오르겠지, 바다에 빠져 죽을 거면 마라도에 가야지 반도의 해안에 떠오르지 않을거다 같은 시덥지않은, 하지만 지금 유행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지
리산을 언제 와봤더라... 기억이 맞다면 96년 겨울이었다. 얼굴에 따끔하니 열이 난다. 계곡의 물소리가 여전히 크게 들리고, 티브이에서는 이제 사라져버린 영등포 대림 시장 상인이 재미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함양에서 보낸 일요일이 끝나간다.
201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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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문명, 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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