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친했던 형하고 한 3년 전쯤 연락이 끊겼는데 문득 전화가 왔다. 뭐 별일 있어서 다시는 안본다 이런거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안보게 된 이후 꽤나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한 일주일 전쯤 봤던거랑 비슷하게 떠들다 왔다. 사실 벌써 한 3주 쯤 전 일이다.
학교 다닐때야 매일 같이 봤지만 졸업하고 나서도 한 3, 4개월에 한 번씩은 보고 시덥잖은 이야기도 하고는 했는데 나름 양측의 심각한 꼴도 좀 보고 여행도 가고 했는데, 그러니까 3년 전에 전화를 한 번 해보고, 안 받길래 일주일 있다가 해보고 그 이후로 연락을 안했다. 이 험난한 세상, 새로 맘 통하는 편한 사람 한 명 만나기도 사실 어려우므로, 영 나쁜 놈 아니면 사실 나도 노력도 좀 하고 그래야 되는데 이런 면에서는 매우 소심하다. 전화 두 번, 혹은 세 번 까지가 맥시멈인거 같다. 그게 넘어가면 그때까지 연락이 없다면 무슨 생각이 있는거 같은데 좀 폐끼치는 기분이 든다. 적어도 나는 안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건데 바쁘면 또 그렇지 못하는거 아는데도 잘 안된다 그게.
어쨋든 혹시 얇은 관계의 실이나마 이제 끊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치근덕대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 엠씨 몽 말대로 보고 싶겠지, 그리울 때도 있겠지, 그래도 못살지는 않을테니까. 그래도 이 사람, 저 사람 자주 생각나기는 한데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하다. 물론 이렇게 내 맘대로 하다가 나중에 서운했다는 소리 듣기도 하고, 아마 그러지 않았어야 할 사람과 다시는 연락을 못하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뉘앙스의 묘한 차이를 아직 잘 모르겠다. 인식론을 열심히 공부했음에도(이거랑 별로 관계없기는 하지만) 사람 마음 인식에는 영 잼병이다. 또 뉘앙스와 톤에 매우 민감한 내 테이스트의 영향도 있다.
어쨋든 이런 식으로 연락 안하는 사람이 꽤 되는거 같다. 그러다 이렇게 문득 전화오면 또 반갑고 그렇다. 세상 만사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습관도 버리고, 관계에서도 좀 용감해져야 한다는게 맞는 듯 싶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들인데 이게 그렇게 맘대로 안되니까 문제지. 용기가 필요해 ㅠㅠ
200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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